[코스리(KOSRI) 김효진 객원 연구원]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인스버리(Sainsbury)라는 기업은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형 체인 슈퍼마켓이다. 1869년에 설립된 이래로 1000개 이상의 점포가 영국과 미국 내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총 15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국 굴지의 HBOS 은행과 합작해 만든 세인스버리 은행을 통해 금융업에도 진출햇다. 식료품과 잡화 그리고 금융업까지 운영하고 있는 세인스버리는 영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기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나아가 세인스버리는 책임있는 경영방침을 고수하고있다. 특히 세인스버리는 20개의 책임 활동에 대한 목표를 설정해 2020년까지 이루겠다는 내용의 20×20 책임전략을 발표했다. 영국의 대중매체와 시민사회는 세인스버리의 20×20 책임전략에 반색했다. 영국의 유명 신문사인 가디언지는 20×20 책임전략이 지역사회 뿐 아니라 지역 사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희망찬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20×20 책임 전략은 5가지의 가치를 세워두고 그 가치 아래 20개의 책임 활동을 구분해 놓았다. 첫 번째 가치는 ‘고객에게 최상의 식품을 제공하고 고객의 건강을 책임’지는데 두고있다. 이 첫 번째 가치 하에 세인스버리는 자사 제품에 나트륨과 포화지방산 및 설탕의 양을 최소화하고, 고객들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정확하고 분명한 식품영양을 표시하기로 했다. 또 고객의 건강을 좀 더 책임지기 위해 알코올의 평균 함유량을 낮추고, 알코올 도수가 낮은 주류 제품을 기존의 2배 이상 늘려 더 많이 판매하기로 했다.

세인스버리가 세운 두 번째 가치는 ‘정직한 원재료를 사용하는 책임’이다. 제품 생산에 있어 신선하고 깨끗한 원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세인스버리는 원재료에 대한 지속가능성에 더욱더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세인스버리는 해양관리협의회(Marine Stewardship Council, MSC)를 통해 ‘지속가능한 어업활동‘ 인증을 받은 수산업자에게 어류를 공급받기로 했으며 무분별한 산림 벌채를 예방하기위해 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C)의 인증을 받은 상품만을 취급하기로 했다. 특히 세인스버리는 자사가 다루는 휴지나 빵 봉지는 FSC의 인증을 받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세 번째 가치는 ‘환경에 대한 존중’이다. 기업의 생산활동은 환경오염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많은 기업들이 환경 부분에 책임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인스버리 또한 환경에 대한 중요성에 가치를 두고 탄소, 물, 쓰레기 배출과 같은 부분에 책임 활동 계획을 세웠다. 탄소의 경우, 자사 운영에 따른 탄소량뿐만 아니라 공급업자에 의해 야기되는 탄소량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특히 2005년 발생한 탄소량을 기준으로 2020년까지 30~65%까지 줄이기로 했다. 또 2020년까지 전 공급사슬에서 발생하는 물 소비량을 10%이상 줄이고 지속가능한 물 사용을 실현하기로 결정했으며, 쓰레기 배출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하여 포장지 사용을 2005년 대비 50%이상 감소시키기로 했다.

세인스버리가 세운 네 번째 가치는 ‘긍정적인 지역사회 만들기’다. 단지 지역사회를 돕는 것을 넘어 새로운 지역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여느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보다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치 하에 세인스버리는 2020년까지 지역 내 2000만 명의 아이들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건강한 아이들이 건강한 어른이 되어 지역사회와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세인스버리는 지역사회 내 장애인들에 관심을 갖고 장애인을 위한 체육시설을 설립해나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 단독 스폰서 기업으로서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가치는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이다.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직원들에게 다양한 기회와 최선의 혜택을 제공해야한다고 믿는 세인스버리는 다양한 책임 활동을 세워둠으로써 직원에 대한 책임을 보여주고 있다. 보상 혜택으로 2020년까지 직원들에게 25%의 자사 주식을 배분하여 제공하기로 했고 지역사회의 고용률 상승에 일조하기 위해 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그리고 전 직원 중에서 반 이상이 국가가 공인한 전문교육기관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했다. 뿐만 아니라 3만명 가량의 장애가 있는 직원을 고용함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고용의 책임을 갖기로 했다.

이처럼 세인스버리는 자사가 취할 수 있는 가치를 세분화함으로써 이에 따른 책임 활동을 체계화시켜 놓고있다. 특히 세인스버리의 CEO가 CSR 부서를 직접 총괄함으로써 그들의 20×20 책임 전략을 경영 활동에 우선시하고 있다. 나아가, 세인스버리는 기업 책임 활동에 있어 ‘책임’이라는 단어를 넘어 ‘헌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그들의 활동에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세인스버리의 20×20 책임전략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이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유통업계를 포함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 있어 보여주기 식의 윈도우 드레싱을 넘어 20×20 전략과 같은 좀 더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책임 활동을 펼쳐가길 기대해본다.

Sainsbury의 20×20 책임전략



  • 고객의 건강을 위해 최상의 식품을 제공
    1) 판매 식품의 나트륨, 포화지방, 설탕 양 줄이고 정확한 식품영양표시제 실시
    2) 알코올 도수가 낮은 주류를 기존 2배 이상 취급

  • 정직한 원재료 사용
    3) 지속가능한 원재료 및 식자재 사용
    4) 무분별한 산림벌목을 야기하지 않는 자사 브랜드 생산
    5) 해양관리협의회의 지속가능한 어업 인증을 받은 어류만 판매
    6) 공정무역을 통한 상품을 1억 파운드 이상 판매
    7) 영국에서 직접 생산한 상품의 수 2배로 증가
    8) 직원에게 높은 복리 수준을 제공하는 공급업자의 상품만 취급
    9) 오직 사회 및 환경 기준을 따르는 공급업자와 거래

  • 환경에 대한 존중
    10) 모든 폐기물의 재사용 유도
    11) 2005년 대비 포장지 사용의 50% 감소
    12) 2005년 대비 탄소량 30~65% 감소
    13) 모든 공급사슬의 물 사용량 감소 및 지속가능한 물 지원
    14) 자사 브랜드 공급업자가 방출하는 탄소량 50% 감소

  • 긍정적인 지역사회 만들기
    15) 2천만 명 아이들에게 체육 활동 지원
    16) 자선기관 설립을 위하여 4억 파운드 기부

  •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
    17) 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75000명 이상의 직원에게 다양한 교육제공
    18) 2만명 이상의 직원이 20년 연속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
    19) 자사 주식의 25%까지 직원에게 배당
    20) 3만명의 장애인들에게 일자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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