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수필가가 학생들에게 진로체험교육을 하고 있다. /김시아 기자

19일 고려대사대부속중에서 코스리 '진로 체험 교육'이 진행됐다. 다양한 분야 전문인이 와서 학생들과 소통한 가운데 2학년 4반 교실에는 조헌 수필가가 나왔다.

그는 "교단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36년 간 학생들을 가르쳤다"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의 꿈에 대해 말했다. "초등학교 때는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 중학교 때는 의사, 고교 때는 문필가였다. 그러다가 교사를 하게 되었다"라고 간략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자기 아들의 사례를 학생들에게 말했다. 그의 아들은 중학교 때 영화감독을 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자기 중학교 선배 중 정신과 의사의 강연을 들은 뒤로는 정신과 의사로 희망이 바뀌었다.

조 수필가는 "그 이야기를 듣고 무척 기뻤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때 말렸어야 했다"라고 다소 후회스러운 톤으로 말했다.

그는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어느덧 고교에 진학했다. 2학년 때 과를 정해야 하는데, 아들은 이과를 선택했다. 의사가 하고 싶었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그때 말렸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조 수필가의 아들은 결국 의대를 가지 못했다. 3수까지 했지만, 수학이 늘 발목을 잡았다. 국어와 영어는 성적이 좋지만, 수학만은 성적이 떨어졌다. 결국 성균관대 화학공학에 진학했다.

그는 이어 "너무 일찍 취미에 맞춰 진로를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당부했다.

조 수필가는 화면을 띄우며 "축구 선수 박지성, 발레리나 강수진, 야구 선수 염종석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이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모두 자신 분야를 밥 먹는 것보다 좋아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라고 알려줬다.

그는 이들처럼 취미를 직업으로 선택하기 전에 다섯 가지 질문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섯가지 질문은 이랬다.

"첫째, 취미에 마감 시간이 생겨도 여전히 즐길 수 있는가? 둘째, 이제 취미는 당신의 생계에 연결된다. 셋째, 취미가 직업이 됐다. 이제 다른 직업을 찾을 것인가? 넷째, 새로운 도전에 나설 준비가 되었는가? 취미가 직업이 되는 순간 전문성이 겸비되어야 한다. 다섯째, 당신은 기꺼이 자신을 판매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는 "취미가 직업이 되면 무척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릴 때 자기 사연을 털어놓았다.

조 수필가는 어릴 적에 책 읽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문인이 됐다. 하지만 작품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웠다. 두 권의 책을 냈지만 권당 받은 인세는 1,000만 원 정도였다. 책 하나 내는데 4년 정도가 걸렸으니 1년에 책으로 250만 원을 번 거다. 사실상 생계유지는 어렵다.

그는 "한국문인협회에 약 1만6,000명 정도가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 에서 작품만으로 생계유지가 되는 사람은 10명 남짓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혹시 작가 쪽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겸직은 필수이다. 또 안 되는 걸 될 거라고 붙잡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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