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프렌즈 칼럼] 다람쥐 내외
[앤젤프렌즈 칼럼] 다람쥐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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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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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기자.

[김윤희 기자] 지난달 (사)한국산림문학회가 주최하고 산림청이 후원하는 2017년 제6회 녹색문학상 시상식에 다녀왔다. 공모전을 주최하고 후원하는 곳이 일반 문학상을 공모하는 곳들과 조금 다르다 했더니, 역시나 그 작품의 내용에 ‘숲사랑‧생명존중‧녹색환경보전‧정서녹화’의 가치와 중요성을 표현한 그런 작품을 선정했다는 것이다.

시상식이 끝나고 참석한 하객들에게는 올해 수상 작품을 담은 봉투를 하나씩 선물로 주었는데 받는 이들에게는 기쁨이 두 배가 되었다. 이유는 공동 수상이라 두 권의 책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한 작품은 김호운 소설가의 '스웨덴 숲속에서 온 달라헤스트'라는 작품이고 다른 한 작품은 임보 시인의 '산상문답'이라는 시집이었다.

평소 산과 숲을 좋아하며 등산을 즐기는 필자로서 '산상문답'이라는 시집은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시집을 들고 단숨에 읽어 갔다. 한마디로 시의 형식보다는 내용에 집중하고, 생명의 소중함, 삶의 문제 등을 철학적, 잠언적 형식으로 엮은 사색의 결정체였다. 제목은 중국의 낭만주의 시인 이백(李白)의 한시 "산중문답"에서 인용했다고 한다.

시집을 넘기다 보니 ‘다람쥐 내외’라는 시가 나왔다. 추수하며 월동 준비를 하는 다람쥐 부부의 이야기이다. 숲속의 작은 동물에 지나지 않는 다람쥐조차 저렇게 마음 넉넉하게 겨울을 준비하는데 사람들의 마음 씀씀이는 이 작은 동물보다 과연 나을까 싶어 시를 옮겨 본다.

"깊은 산골에 가을이 드니/다람쥐 부부가 바쁩니다/산들바람이 일 때마다/밤나무 밑이 우두두둑/참나무 밑이 으드드득/알밤은 주워 어머니 굴에/상수리는 물어다 자식들 굴에/벌레 먹고 못 생긴 놈들은/자기들 곳간에 쌓아 둡니다/다람쥐 내외 나갈 때마다/바람이 생글생글 일어납니다/우두두둑/으드드득/또 누굴 주지?/아내 다람쥐가 중얼거리자/독거노인들도 있잖아!/남편 다람쥐가 대답합니다/"

연말이 되니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빨간 자선냄비도 여기저기 등장하고, 기업체, 관공서들도 올해 안에 실행하기로 한 사회 공헌 활동들의 마무리에 정성을 쏟는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김장과 생필품을 주고, 전방의 군부대 장병들에게 위문품도 전달하며, 주변의 소년 소녀 가장들을 찾아가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이처럼 대기업이나 기관,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호기롭게 사회에 기부하고 자선을 베푸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그보다 더 감사한 것은 먹고 마시며 놀자 일색이던 젊은이들의 송년회가 소년 소녀 가장들을 초대하여 의미 있는 문화생활을 함께하고, 뜻깊은 나눔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들이다. 앞의 시에 등장하는 다람쥐 부부처럼 큰 것을 가지지 않아도, 소소한 나눔이 이어져감으로 사회의 온기가 유지되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갑자기 영하 10도 이하로 기온이 뚝 떨어지고,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니 주변에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지, 내가 해야 할 몫은 다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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