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은 연구원] 학교는 인간이 사회화 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소다. 가정이라는 집단을 넘어 다양한 구성원과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공간. 그곳에서 우리는 서로간의 다름을 배우고 소통하는 법을 익힌다. ‘학교’라는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무심히 머릿속을 스치는 교과서적인 답이다. 실제 학교의 모습은 어떨까. 배려와 다양성이라는 덕목이 인정되고 있을까? 입시교육의 문제를 꼬집는 화두들과 함께 다문화사회의 2세대들,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 다문화 청소년의 수를 4만6,954명으로 집계했다. 행정안전부와 교육청에 따르면 다문화 청소년의 평균 재학율은 67.5%로 국가 전체 비율보다 현저히 낮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문화 청소년의 탈학교 비율은 더 높아진다. 학교 밖 다문화 청소년들은 언어 및 학습능력 부족 등으로 학교생활 부적응을 겪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민은행만의 노하우 발휘

이런 문제의식에 충분히 공감해 적극적인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는 기업이 있다. KB국민은행은 다문화 가정 자녀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체계적인 학습 및 정서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 대학생들과 함께 언어 및 학습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부터 지역 복지기관과 연계해 소외지역 다문화가정의 취학 전 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KB국민은행 한글배움터'는 국민은행의 다문화 관련 사업 중 가장 먼저 시행된 사업으로 일상생활 속 보육을 통한 언어발달 지원과 보육 서비스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KB국민은행과 함께하는 다문화어린이 미술 아카데미(예술의 전당과 협력)’, ‘KB국민은행 서정원 글로벌 축구교실(한국YMCA전국연맹), KB국민은행과 함께하는 ’희망농구교실‘(한국농구발전연구소)등을 통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꾸준히 펼쳐가고 있다.

2007년부터 시행해 온 저소득층 가정 자녀를 위한 ‘KB국민은행 희망공부방’의 운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원대상을 다문화가정 청소년까지 확대했다. KB국민은행 담당자는 “희망공부방 사업 추진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대학생 멘토링을 다문화 관련 분야에 적용해 선도적인 사회공헌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KB국민은행 희망공부방으로 대학생 멘토링 분야에서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아이들과 미래’를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1 밀착형 학습지원

‘아이들과 미래’에서 KB국민은행 多정多감 사업을 담당하는 경지영 매니저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한글 및 학습지원을 통해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고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주요 목표”라고 말했다. 멘토링 사업은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청소년 50명과 지역 대학생 50명이 1:1로 연결돼 청소년이 속한 학교 또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주 2회, 총 4시간가량 학습하는 것이 원칙이다. 과목 및 교재 선정은 멘토와 멘티의 의견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정한다.

지난 해 1기로 참여한 성신여대 교육학과 신연주 멘토는 “멘티가 학교에서 수시평가 보고 온 날이 기억에 남는다“며 “워낙 차분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라 크게 걱정은 안했는데 시험 잘 봤다며 내게 시험지를 들고 뛰어오던 모습이 너무 예쁘고 고마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에게 우수한 대학생을 통한 1:1 밀착형 학습지원은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정기적인 문화활동으로 정서지원 효과 극대화

녹번초등학교 6학년 김모양은 멘토링을 하고나서 달라진 점에 대해 “영어단어를 많이 알게돼 영어 공부할 때 더 이해가 잘 간다”고 말했다. 덧붙여 “다른 멘토-멘티들과 함께 JUMP 뮤지컬을 보러 갔을 때도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에서는 학습지원 뿐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문화활동을 하는 것이 커리큘럼으로 포함된다. 방문 장소 선정 및 계획은 멘토와 멘티에게 일임하며 KB국민은행에서는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6개월에 한 번씩은 해당기관의 모든 멘토와 멘티가 함께하는 단체 문화활동도 진행된다.

각 기관에서 단체 문화활동을 실시한 멘토와 멘티들이 서로의 활동내용을 홈페이지에서교류하고 있다. 출처:http://kbdajeong.or.kr

대학생 등록금 문제 해결에 일조

多정多감 멘토링의 지원은 멘티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멘토로 나선 지역 대학생들에게도 학자금 지원이 있다. KB국민은행은 이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을 ‘KB국민은행 장학생’으로 임명하고 멘토링 활동을 착실히 수행한 대학생들에게 6개월 단위로 장학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시급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대학생 등록금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신연주 멘토는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으로 “활동비, 교재비가 지원돼 돈 걱정 없이 교재와 간식구입, 문화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장학금 외에도 매달 주어지는 활동비를 교통비, 간식비, 문화활동비, 교재비 등으로 지출할 수 있다.

다른 대학생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6개월에 한번 씩 하는 단체 문화활동은 물론이고 활동 시작 전 모든 멘토들 간의 1박2일 오리엔테이션과 활동종료 전 평가회를 통해 멘토 간의 교류를 다졌다. 다양한 강연행사와 이벤트도 마련돼 있어 대학생들은 봉사활동, 학자금 지원,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1석 3조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런 장점들 때문인지 지난해 1기 대학생 멘토에는 약 400명 정도가 신청했고 최근 2기 선발에는 약 970여명의 대학생들이 몰렸다.

2012년 1월 KB국민은행 희망공부방 대학생 멘토와 多정多감 멘토가 함께한 오리엔테이션 현장.100명의 멘토들이 출연한 립덥 영상은 아래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z2hTDRdthNo&feature=player_embedded

다문화 가족 모국방문 지원 행사 개최

2012년 6월 KB국민은행과 ‘아이들과 미래’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다문화가족 모국방문기금 모금을 위한 ‘KB국민은행 多정多감 나눔 걷기 대회’를 개최했다.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멘토와 멘티들을 포함해 KB국민은행 임직원, 일반인까지 약 500여명이 참여했다. 1Km당 1만원씩 총 6000만원이 적립됐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다문화한글 공모전에 당선된 청소년 15명에게 전달됐다. ‘나’ 또는 ‘가족’을 주제로 한 공모전 수상자 15명 중 KB多정多감 참여 청소년이 8명이나 됐다.


다문화 청소년들에게 각자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습지도가 장기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만으로도 이 사업은 충분히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KB국민은행은 다문화 아동들에게 다양한 문화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다문화 청소년 가족들에게는 모국방문을 지원했다. 대학생들에게도 학자금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지원혜택을 주었다. 하나의 사업모델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범적인 사회공헌 모델의 면모가 보인다.

경지영 매니저는 “장기간 활동을 통해 대학생과 청소년 사이의 교감형성이 매우 잘 이루어지고 사업에 참여했던 대학생 대부분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며 사업의 성과를 얘기했다. 최근 선발된 대학생 멘토 2기는 활동기간이 1년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앞으로 6개월간 활동한다. 월 1회의 단순한 문화체험이 ‘역사’라는 테마로 진행되고 KB국민은행 임직원 150명을 포함한 전통문화 체험행사도 기획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도 어김없이 우수 멘티들에게 모국방문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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