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국제 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SK 제공

SK그룹이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국내 첫 ‘민간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자로 참여한다.

SK는 사회적기업에 투자할 ‘사회적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1호’에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40억 원과 10억 원을 출자했다고 5일 밝혔다.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가 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국내 및 외국계 금융사가 투자를 검토 중이며 연말까지 130억 원 규모의 펀드로 확대할 계획이다. 펀드 운용은 중기 특화 증권사인 IBK투자증권이 담당한다. IBK투자증권은 사회적기업 발굴과 성장, 발전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번 펀드 조성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자본주의적 방식을 시도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사모펀드와는 달리 민간 기업과 비정부기구(NGO),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이익’과 사회적기업의 ‘성장 재원 마련’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는 지금까지 정부 예산이나 기업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중장기 성장 재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사회적기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펀드 조성으로 투자자가 사회적기업을 평가할 기준과 재무정보를 더욱 수월하게 받아보고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사회적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1호’는 투자 대상이 될 사회적기업 후보군의 재무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측정,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해 그동안 투자를 망설였던 투자자들의 투자 위험(리스크)을 줄였다.

평가 시스템 또한 SK가 제공했다. SK는 지난 2016년 ‘사회 성과 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제도를 도입했다.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에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사회적기업의 재무적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시스템을 이 펀드에 적용한다.

‘투자신탁 1호’는 계약 기간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가치 ▲재무적으로 성장한 수준 ▲투자 수익률 등 종합적인 투자 정보를 시장에 공개, 투자자를 지속해서 유치해 나갈 계획이다.

이항수 SK(전무) 홍보팀장은 “사회적기업 전용 펀드는 향후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가치와 재무 수준, 투자 수익률 등 종합적인 투자 정보를 시장에 공개할 방침”이라며 “사회성과 인센티브에 이어 이번에 조성한 펀드가 사회적기업을 위한 자본 시장 형성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SK은 이 외에도 사회적기업 생태계 완성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며 카이스트 사회적기업 MBA(경영학석사) 과정 등 교육 시스템을 통한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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