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을 넘어 (청년, 지역, 공공기관, 기업이 만나는) 플랫폼이 된
문화예술종합상사 '노리단‘
- 문화예술분야 첫 번째 사회적 기업 '노리단‘을 아시나요?


[최지형 연구원] 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 자신의 삶과 상품들을 쉴 새 없이 소비하며 사는 현대인들에게 ‘버려진 것들을 되살리자! 하고 싶은 일로 세상을 바꾸자!’고 당당하게 외쳐온 사람들이 있다. 산업 자재-재활용품을 활용한 악기로 혁신적인 공연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사람의 재능을 되살려 지역커뮤니티와 함께 교육에 참여하게하며, 청년들과 사회적 기업을 양성하는 사람들, 바로 ‘노리단’이다. 톡톡 튀는 재기발랄함으로 똘똘 뭉친 이들을 알아보기 위해 노리단의 양기민(시스) 경영전략실장을 만났다.

노리단
문화예술분야 첫 번째 사회적기업이자 대표적 청년 사회적기업인 ‘노리단’은 내 몸, 자연, 문명의 재활용을 바탕으로 사회적 활력과 지속 가능한 즐거움을 디자인하는 공공적 문화예술기업이다. 신개념의 극장 공연 작품과 거리 공연을 제작·공급하는 공연사업, 문화예술교육과 창의력 교육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제작 공급하는 교육사업, 공공 공간 리노베이션, 사회서비스 디자인과 커뮤니티 디자인을 하는 디자인사업, 악기/조형물 개발 제작과 각종 문화예술 콘텐츠 기술 포맷을 개발제작하는 제작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혁신적 공연, 창의력 교육, 커뮤니티 디자인을 종합하는 통합문화예술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리단은 현재 매해 200여회의 국내외 초청공연, 1000여회의 워크숍, 20여 곳의 커뮤니티 디자인 사업과 소리놀이터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서울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교육과 디자인 분야에 미디어 테크놀러지를 접목한 'dalog’이라는 교육과 디자인 통합브랜드를 탄생시켰다. 2012년에 부천으로 이전하고, 부산노리단, 다문화다국적노래단 몽땅, OO은 대학 연구소로 분화되며 조직개발하였다.


Q. 노리단은 신나고 의미 있는 일을 원했던 예술가, 청소년, 기획가 등 11명으로 이루어진 팀으로부터 시작됐다. 처음에 11명은 어떤 계기로 함께 하게 되었는지, 노리단의 처음은 어땠나.
모두 10대와 20대 대안학교 청년, 30대들로 구성됐다. 노리단 1세대 대표진은 김종휘 단장, 안석휘대표, 김희연 대표 등 세 분이 당시 팀 멤버 중 30대였다. 김 단장(현 성북문화재단대표)은 문화비평을 하던 하자센터 부소장이었다. 안 대표(현 부산노리단 대표)는 ‘바위처럼’이란 작곡가로 알려져 있고 김 대표(현 몽땅 대표)는 극단 사다리에서 연극을 하시던 분으로 이 세분이 20대 청년, 청소년 등과 함께 시작한 프로젝트 그룹이 노리단이다. 2004년 6월 ‘하자센터’(서울시와 연세대가 함께 운영하는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의 별명이자 약칭)에서 ‘허법-하자센터(Hubbub)’라는 문화예술 프로젝트팀이 꾸려졌고 이 팀에서 재활용악기 제작 및 연주를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기술을 배우고 음악을 만든 것이 2004년에 만든 것이 ‘재활용상상놀이단‘이고, 2007년에는 이것으로 먹고 살 수 있겠다 싶어서 기업(노리단)을 만들고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게 되었다. 이후 2007~2010년에는 공연사업 중심이었으나, 2010년 이후에는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사업을 실현하고 있다.

Q. 양기민 실장도 1세대이신가?
아니다.(웃음) 2011년부터 현 류효봉 대표로 교체되며 2세대가 새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1세대는 앞서 세분의 창립멤버 영향력이 큰 반면, 지금은 특정 사람 몇몇이 아니라 우리가 ‘노리단 연합체’라고 부르는 단원들 전체가 2세대라 말할 수 있다.

Q. ‘연합체’ 란 무엇인가?
‘부천노리단’, ‘몽땅’(인천국제공항공사, 사단법인 씨즈, 노리단 3자간 추진하는 다문화 노래단 예비사회적기업), ‘부산노리단’, ‘OO은 대학 연구소’의 개별 단체 모두를 말하며, 약 60여명의 단원이 있다. 부천 노리단의 상근 직원은 20명이고 몽땅은 18명, 부산 노리단에는 13명이 있다. 노리단은 기획단원과 공연단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기획단원의 경우 프로젝트 매니저 사업에 전문화돼 개별 프로젝트 매니저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고 공연단원은 10명 정도 된다.

Q. ‘OO은 대학 연구소’는 무엇인가?
‘ㅇㅇ는 대학’이라는 청년에게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는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들을 모집하고 이렇게 모인 청년들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생각하며 지역의 자원을 찾으며 지역의 문제를 풀고 해결하고자 하는 활동을 펼친다. 이 활동을 통해 20대 청년이 사회적 데뷔를 준비하도록 해보는 것이 목적이다. 한마디로 지역, 청년, 문화예술이 만나는 프로젝트이다. 청년들이 지역에 있는 자원을 찾는 것이다. ‘마포는 대학’, ‘구로는 예술대학’, ‘부천은 창조대학’, ‘역곡북부시장’등등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1년까지는 노리단에서 직접 운영했으나, ‘00은 대학 연구소’라는 비영리단체로 독립하게 되었다. 노리단에서 직접 투자해서 프로그램과 조직을 인큐베이팅 한 후에, 분화된 형식이다.

Q. 조직도에 사회적 책임회의가 별도로 있다.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구성원은 누구인지?
자문단으로 보면 된다. 1세대 분들 뿐만 아니라, 유병선(경향신문 논설위원), 라준영(카톨릭대 경영학과교수), 조한혜정, 이남희, 김혜준(부천문화재단 대표) 등등 노리단을 지지하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이 많고 사업 성격에 따라 필요한 분들을 초대하고 도움을 받고 있다.

Q. 노리단은 소재지가 영등포구 하자센터 103호였으나 2012년 4월 부천으로 이사했다. 부천으로 이사한 이유가 있는지?
부천시는 문화예술에 대해 관심이 가장 많은 지자체여서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하자센터에 있으면 네트워크나 운영 면에서 좋았는데 서울 이외에 다른 지역과 밀착해서 운영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부천으로 옮겼고 부산에도 부산 노리단이 만들어지게 됐다.

Q. 주요사업은 무엇이고 수익을 내는 사업은 무엇인가?
작년의 경우, 경남 고성에서 열린 2012 경남고성세계공룡엑스포에서 메인 퍼레이드와 주제공연을 노리단이 담당했고 하이서울 페스티벌에도 참여했다. 이런 식으로 지자체와 협력하고 있고 참여하며 사업의 규모도 커지게 되었다. 비중이 높은 사업은 교육사업과 디자인 사업이고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은 기획행사를 운영하는 사업이다. 최근 게임 과몰입 문제가 심각한데 노리단은 교육사업으로, 게임을 부정적인 시선이 아니라 놀이로 이해할 수 있도록 게임사(넥슨, 네오위즈 등)들과 많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노리단의 ‘플레이, 플레이, 플레이’(아동센터 아동들에게 게임문화예술교육을 하는 사업)은 70명의 사회초년생 강사를 파견해 매주 6개월간 아동센터 아이들과 게임문화예술을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다양한 사업영역을 통해서 골고루 수익을 내고 있다.

Q. 단순한 넌퍼포먼스 단체라기엔 교육 콘텐츠가 합쳐진 사회적 기업이기도 하고, 미디어아트 전시물 제작, 공간 디자인도 함께 하고있다. OO은 대학, 다문화 노래단 몽땅 사업등... 여러가지다. 노리단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나?
사람들이 흔히 아는 것과 달리 노리단은 단순히 공연사업만 하는 곳이 아니라 문화예술종합상사를 지향한다. 사회적 가치와 기업적 가치를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공공부문과 기업이 함께하는 중간지대를 생성하는 것이 노리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문화, 예술, 사회의 연결고리는 단순 기부 문화로 단순화되어 있다. 특히 사회는 지역, 커뮤니티의 자생성을 가져야 하고, 이 부분에서 노리단은 어떻게 문화, 예술, 청년, 지역을 다양하게 연결하며 자립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최근에는 ‘몽땅‘이 생기면서 다문화를 넘어선 다양성까지 함께 어떻게 내용적으로 포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문화, 예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2004년부터 발전됐고, 이런 고민들에 따라 조직의 형식이 바뀌고 있다. 노리단은 개별 기업으로 발전하는 한편, 연합체란 관점으로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노리단은 사회적기업을 키우는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파트너를 인큐베이팅하여 사회혁신의 지속가능성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Q. 단원에게 3가지 약속을 요구하는 조직문화를 보았다. 배우, 교사, 장인 모두를 한다는 것은 어떠한 건가?
모든 단원에게 3가지를 역할을 무조건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단원 입장에서도 지속가능한 일을 하기 위해선 3가지 역할을 하는 것을 지향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연하는 사람이 앞으로 사업이나 경영을 모르면 사회적 기업을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는가.

Q. ‘오가니제이션 요리’(오요리)라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한 걸로 알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어떻게 육성하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오요리는 하자센터에서 같이 있던 기업으로 노리단이 먼저 했던 경험을 나눠주었던 것이다. 네트워크를 같이 만들어 갔으며, 오요리 자체적으로 잘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오요리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적기업들과 연계하고 네트워크 해왔다. 현재는 ‘조율’이라는 청년 창업팀을 양성중이다. ‘조율’팀은 현대 자동차 H-온드림 오디션에서 펠로우로 선정 된 팀으로, 비보이로 출발한 조율이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는 대규모 컨퍼런스를 운영할 계획이고, 더 많은 공연, 기획 사업을 하고 싶다. 현재, 사회적기업의 가능성이 일부분으로 제한되어 있고 또한, 기존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도 부족하다. 그래서, 노리단을 통해 ‘사회적 기업이 이런 일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Q. 해외 사업 계획은?
먼저, 일본에서는 일본의 NPO(비영리단체)인 K2인터내셔널(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니트<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고 일하지 않으며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를 위한 대안적 교육을 시도하고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는 통합솔루션 센터. 공동생활을 하며 사회적 관계를 학습하고, 교육을 통해 취업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창업 프로젝트를 하고 있음)과 청년의 활성화를 매개로 한 사업을 할 예정이다. 현재 K2인터내셔널은 호주, 뉴질랜드에도 있는데, 이미 한국에도 법인이 생겼고 레지던스도 만들었다. 또한 동경 노리단도 진행형인데 동경노리단 창단을 위해 일본 스탭 한 명이 현재 부천노리단에서 일하고 있는 중이다.

이밖에 문화예술도시인 프랑스 낭트에서는 ‘한국의 봄’이라는 행사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이 행사에서 공연이나 워크샵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 중앙 왼쪽에는 부천노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제와 중앙 오른쪽에는 K2 인터네셔널을 준비하는 미노루.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노리단은 단순히 공연을 하는 착한 기업이라기보다는 여러 영역들과 중간지대를 만들어내는 사회혁신 플랫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노리단은 이제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의 확산, 사회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복합사업 모델 개발, 국내외 창의적 사회적 기업 모델 공유라는 비전을 갖고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분야 첫 번째 사회적 기업, 노리단의 선구자적 행보를 응원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