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이 연구원] '여행'. 듣기만 해도 설레지 않는가? 새로운 나라, 새로운 지역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낯선 곳에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삶에 특별한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그렇다. 여행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때, 여행에 대한 달콤한 상상을 깨뜨리는 게 있다. 강제 쇼핑, 옵션 관광, 가이드의 무리한 팁 요구, 현지 사정을 모르고 겪는 다양한 어려움 등. 이는 패키지 여행이든 자유 여행이든 모두 여행의 즐거움을 방해할 것이다.

여기, 당신의 친구가 되어 함께 여행하고, 깨알 같은 현지 문화이야기, 골목 맛집 등 소소한 팁까지 알려주는 가이드가 있다. '진짜?'라고 물으신다면, '마이리얼트립(myrealtrip)'을 찾아보라. '진짜!'라는 답을 찾을 것이다.

"나는 '진짜'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랴.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여행을 단순히 사업아이템으로 보고 선택한 걸까? 아니면 여행을 진짜 좋아해서 사업을 하는 걸까? 고려대학교 경영학과(05학번)을 나온 이 대표는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이 있고, 국내 여행도 틈나는 대로 가고 있다. 백민서 부대표도 교환학생은 물론 영국에서 석사를 밟았다. 모두 외국 체류 기간이 길다 보니 진짜 여행을 좋아한다.두 사람은 경영학과 05학번 동기고, 사업에 대한 관심으로 아이템을 찾아보다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여행을 상품을 찾게됐다. 여행을 하다 발견한 기존 여행 상품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고객들이 여행의 본질인 즐거움을 가질 수 있도록 방법을 고안했다. 이것이 마이리얼트립의 시작이었다.

"기존 여행 상품의 문제점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어요. 패키지 여행은 편안하지만 단체 여행이라서 취향을 반영할 수 없어요. 게다가 가격이 싸긴 하지만 강제 쇼핑을 시키죠. 고객들은 원치 않는 여행을 하게 되요. 자유여행의 경우 취향대로 여행할 수 있지만, 여행 준비를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해야 한다는 불편한 점도 있고요. 이 모두를 보완한 것이 마이리얼트립이에요." 이 대표는 2011년12월에 벤처 투자 회사 프라이머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여행 사업을 시작했다.

이제는 공유의 시대
사람들의 욕심으로 소유만 해왔던 세상. 넘쳐 나는 잉여 자본과 제품은 낭비되고 희소화한 자원의 가격은 치솟는다. 세계 경제위기로 사람들의 소비욕구는 더욱 위축돼간다. 공유 경제(sharing economy)는 자원, 재화뿐 아니라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비를 늘리지 않아도 지역사회를 강화할 수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인의 생생한 지역 정보와 경험, 지식을 공유하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뮤지컬 배우와 함께 하는 뉴욕 브로드웨이 탐방’, ‘ 와이너리 직원과 함께 하는 독일 리슬링 와인 투어'. 마이리얼트립은 식상한 관광지가 아닌 색다르고 깊이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가이드는 현지에 대한 지식과 테마를 바탕으로 각기 개성 있는 여행 루트를 만든다. 현지에 대한 지식과 경험 유무, 자신만의 테마가 있는지 여부 등을 주제로 스카이프를 통한 화상통화나 전화인터뷰로 가이드를 선발한다. 가이드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고, 취미로 하는 사람도 있다.

"그 나라의 대표적인 장소에 가서 특별한 테마를 소개해줘요. 예를 들어, 건축을 전공한 가이드가 에펠탑을 설명해줄 수 있어요. 이게 마이리얼트립의 여행 전문성이에요"

실제로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사가 기획한 패키지상품이 아니라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잘 아는 장소, 맛집, 볼거리등을 바탕으로 스스로 만든 여행을 판매한다. 파리, 베를린, 뉴욕, 도쿄 등 세계 30여개 도시에서 100여명의 현지인들이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당신의 친구
마이리얼트립의 가치는 무엇일까? 여행은 즐거워야 한다는 본질을 지키기 위해 현지 가이드는 마이리얼트립 고객의 친구가 돼준다. 특히 혼자 여행을 갈 때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다. 전문 가이드도 가이드만의 가치가 담긴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가이드는 산업가치에서 거의 아래 단계에 있어요. 고용 불안은 물론 일을 해도 돈을 못 받는 경우가 많죠. 관광객들을 쇼핑센터로 데리고 갔을 때, 리베이트(rebate)로 돈을 받죠. 가이드도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많이 꺼려해요. 마이리얼트립은 중간 채널을 다 없애 가이드가 원하는 가격을 책정해 받을 수 있으니 당당하게 가이드를 할 수 있죠."

마이리얼트립. 5점 만점에 4.5점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마이리얼트립이 관심을 얻기까지 이 대표 역시 창업의 실패와 어려움을 겪었다. 마이리얼트립 이전에 이 대표가 시작한 사업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이었다. 여러 아이템 중 '콘크리트(CoNCreate)'라는 사업은 10개월 동안 인디밴드의 예술 창작을 대중들의 후원금으로 지원해주고, 리워드(reward)를 주는 방식으로 초기 창작자들의 자금 창구 역할을 해왔다. 이 대표의 첫 도전장이자 사회 생활 경험 없이 진행한 사업으로 인기는 있었지만, 지속되지는 못했다. 함께 창업했던 동기들도 학교로 돌아가고, 혼자 남은 이 대표는 결국 서비스를 정리했다. 그 후, 미국에 가 창업가도 만나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고 다시 한번 사업을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이리얼트립을 시작했다. 물론, 자신감 있게 시작한 재도전도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런칭 후, 3개월동안 거의 상품이 팔리지 않았어요. 친구나 가족들만 이용했을 뿐,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지 않았어요. 뒤돌아보니 저희가 매력적인 여행 상품을 제공하지 못했던 거였어요. 여행의 컨텐츠에 치중하지 못한 저희의 실수죠. 컨텐츠를 보강하여 유럽 상품을 많이 늘렸더니 반응이 오더라구요. 비즈니스의 본질이 뭔지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여러분에게 마이리얼트립이 있습니다.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는 못했지만, 매출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창업 초기 프라이머 엔젤투자금과 예비기술창업자로 선발돼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올해 마이리얼트립의 재무적 목표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동차를 수배한다'는 여행 전문 용어도 몰랐어요. 작년 4~5월에 한 여행사 사장님이 고객들이 여행을 가는데 가이드를 붙여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허둥지둥하다 결국 일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었죠. 그래서 유통구조 등 여행 관련 기본 지식을 시간 날 때마다 공부하고 있어요."

최근 고객들의 요구로 기존 서비스에 숙소와 비행기 예약 서비스도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대행비가 무료라는 것도 알아두자. "항공 및 호텔을 추가해도 저희의 핵심 역량인 현지 투어 서비스에 계속 집중할 거에요."

앞으로 마이리얼트립의 여행 서비스는 얼마나 더 특별해질까? 이 대표가 가이드할 수 있는 여행 루트 상품은 무엇일까 물었다. "우선 서울에 있는 벤처를 투어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시지온(Cizion)과 마이크임팩트(Mic-impact)를 방문한 뒤 대표와 식사하면서 소셜 벤처에 대해 토론을 하는 거죠. 그리고 제가 강원도 출신이니까 치악산 투어도 하고 싶네요. 등반한 뒤에 막걸리도 마시고." 우리가 생각하는 투어의 일반 개념을 더해 국내의 특별한 테마에 맞춰 상품을 개발 중이다.

SR 와이어 독자에게는 추운 겨울에 동남아시아 여행을 추천했다. 특히 방콕 같은 경우는 자유분방하고 치안도 좋아 패키지 보다는 자유 여행을 권했다. 바쁜 직장인, 현대인들을 위한 효율적인 여행 방법을 물었더니, "마이리얼트립을 쓰시면 됩니다"라는 친절한 답변이 돌아왔다. "황금 같은 휴가인데 미리 제일 잘 준비하는 게 좋아요. 혼자 준비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을 거니 다양한 자유 여행 사이트도 참고해야 하고요. 무엇보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좋아요. 그래서 현지 가이드가 있는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하는 게 제일 효율적이에요. (웃음)"

가이드를 위한, 고객들을 위한 여행 서비스와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마이리얼트립. 앞으로 국내 외의 빈곤 혹은 소외 계층 아이들에게 투어 가이드로 활동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는 게 그들의 또 다른 목표다. 여러분들의 경험과 지식을 마이리얼트립에서 함께 나눠보자.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