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무자격 심사 여파로 가동 중지된 '규슈 공장'의 모습. / 닛산자동차 제공

닛산자동차 일본 공장들의 ‘ISO 규격’ 인증마저 취소되었다. 차량 출고 전 완성검사를 무자격자들이 하다가 적발된 여파다.

지난 9월 18일, 닛산 쇼난공장에 대한 국토교통성의 현장조사로, 무자격자에 의한 검사가 최초로 발각되었다. 닛산자동차는 무자격 종업원에게 출고 전 신차 검사를 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닛산은 이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에 지적받은 뒤에도 무자격자 검사를 지속하는 등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닛산은 10월 2일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의 기자회견에서 신차의 완성검사를 무자격자가 담당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같은 달 19일에는 일본 내 6개 공장의 출하를 정지했다. 지금까지 모두 120만대의 리콜을 신고했고, 10월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으로 급감했을 정도로 브랜드 타격이 컸다.

그런데 ISO 인증마저 취소됐다. 출하 재개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1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ISO 규격 위탁 인증기관인 일본가스기기검사협회는 닛산자동차의 차량조립 6개 공장의 현장실사 후 기존에 내줬던 인증을 10월 31일부로 취소했다.

이번 닛산자동차가 잃은 ISO 인증은 ‘ISO 9001’이다. ISO 9001은 품질경영시스템의 요구사항을 규정한 국제표준이다. 이번 일본가스기기검사협회는 ISO 9001에 따라 '품질의 유지향상이 적절하게 될 수 있는 체제가 되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닛산의 사내조사팀은 일본 국토교통성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무자격 검사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제조현장에서의 비용 삭감 압력”을 거론했다.

부정을 방치해 온 카를로스 곤 회장 등 경영진의 감독책임 등이 보고서에 담길 가능성도 크다. 무자격 검사가 곤 회장이 사장을 맡은 2000년에서 2017년 봄 사이에도 계속되었기 때문에, 국토교통성은 사내조사팀에 곤 회장의 조사 또한 명했다. 곤 회장은 조사에서 십여 년이 넘게 지속한 무자격자 완성검사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하였다.

일본경제신문은 “1999년 프랑스 르노에서 최고집행자(COO)로 파견된 곤 회장은 절체절명의 닛산에서 공장폐쇄나 계열해체 등을 단행하는 대담한 구조조정으로 V자 회복을 시켰다”며, “높은 수치 목표를 내걸어 성장과 이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커미트먼트(commitment-공약) 경영’이 제조현장의 부정을 유발하는 압력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내 공장 간 생산성 경쟁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생산 차종을 해외공장에 빼앗길 수도 있다는 압박에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공장들은 인건비를 줄일 방책으로 검사원 시험부정 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한편 닛산 측은 “취소는 대단히 유감이다. 판매나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증 재취득을 위해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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