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쇄신 압력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결국 LG상사를 지주 체제로 바꿨다. 이에 따라 다른 그룹도 LG처럼 압박을 수용할지 궁금하다.
공정거래위가 일감 몰아주기 개선, 브랜드 수수료 규제 강화 등 재벌 개혁에 착수한 가운데 집중포화 대상인 대형 그룹 중 하나인 LG가 LG상사를 지주 체제에 집어넣었다. LG는 지난 9일 오너 일가 소유인 LG상사 주식을 모두 사들여 지주사 체제로 편입하기로 했다. 일감 몰아주기를 저지르면서도 지주 체제 밖에 있어 공정위의 조사나 제재를 피해왔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공정위의 화살은 문재인정부 초기부터 재벌들로 향해왔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줄곧 현대차그룹의 순환 출자,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왔다. 특히 “어떤 결정도 안 하면서 시간만 보낸다”라는 비판을 여러 번 했다. 공정위도 현대차에 대해 하도급 업체 기술 탈취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삼성그룹, SK그룹, 현대글로비스그룹도 일감 몰아 주기가 게속되는 가운데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많은 세금을 물리고 일감 몰아주기 덕에 오른 주식 가치에 증여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들이 공정위의 개혁 채근을 계속 버티기가 어려워 모두 뭔가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하지만 개혁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들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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