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초, 모노드라마 배우이자 작가인 Mike Daisey는 중국 Foxconn 공장을 탐방하면서 애플의 혹독한 생산 관행(practice)을 고발한 리포트 ‘Mr. Daisey and the Apple Factory’를 발표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NPR)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 '디스 아메리칸 라이프‘(TAL)를 통해 방송된 이 리포트로 애플에 대한 비판이 최고조에 이렀다. (Daisey의 리포트는 방영 2개월여뒤에 상당부분 허구였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 해 말, 애플이 미국에서 뉴 맥북 조립 공장을 짓기로 하며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자 애플에 대한 감정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애플의 CEO인 Tim cook은 좀 더 높은 투명성을 실천할 것이라고 맹세했고, “우리는 제품에 혁신적인 만큼 공급 책임에 대해서도 혁신이길 원한다”라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말했다.

2012년에 애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한 해의 시작과 끝에 일어난 이런 차이는 애플이 지속가능성을 더 많이 이해하게됐음을 의미하나? 어떻게 생각하든지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2012년은 애플에게 바쁜 해였다. 애플은 회사 영향력의 한계를 배웠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힘 있는 회사라도 책임의 한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었다.

애플이 올해 배운 첫 번째 교훈은 Foxconn에서다. American Life에 따르면 애플은 처음으로 공급업체들의 리스트를 발표했고 공정노동협회(Fair Labor Association)에 가입했다고 알렸다. 기술팀장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뉴욕타임즈는 수많은 기사에서 애플 아이패드 제작을 위해 투입되는 인건비를 공개했고, 애플에 훨씬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고 요구하는 온라인 탄원들은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결국 애플은 공급 사슬(Supply Chain)을 감시하겠다는 FLA의 요구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9월에 뉴욕 타임즈는 Foxconn이 아이폰 제조에 학생들을 노동자로 강제고용했다고 보도했다. 한달 뒤, Foxconn은 국가법을 위반하여 14세의 10대 노동자들을 고용했다고 인정했다.

두 번째 교훈은 애플이 EPEAT(Electronic Product Environmental Assessment, 전자제품 환경성 평가시스템)의 인증을 거부한 시도로부터 나왔다. 애플은 놀라운 속도로 EPEAT를 탈퇴했다. 애플은 EPEAT의 친환경인증을 위한 제품 제출을 중단했고 노트북, 데스크탑, 모니터 등 39개 제품의 인증 등록도 취소했다. 애플이 이렇게 한 이유는 새로운 맥북 프로에 이용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EPEAT의 분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즉, ‘유리 디스플레이는 케이스 위쪽에 용접돼있고, 배터리는 바닥에 접착돼있는’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재활용 가능성을 기준으로 하는 EPEAT의 분해표준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중의 비판이 날로 커지자 애플은 탈퇴를 취소했고, 실수를 인정했다. 애플이 실수를 인정한 건 아주 드문 경우다. “최근에 많은 충성 고객들이 우리가 EPEAT에 제품 등록을 취소했다는 것에 실망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의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가능한 모든 애플 제품에는 EPEAT 인증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애플의 하드웨어 수석 부사장인 Bob Mansfield가 말했다. 하지만 애플의 번복이 매끄럽게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명확한 것은 애플에게 CSR 전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Gregory Unruh 교수는 애플이 “대응적(reactive)"이라고 했고, ”어린 네덜란드 소년(little dutch boy)"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문제가 생겼을 때만 행동을 취했고 어린 네덜란드 소년처럼 물이 흐르는 둑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물 흐름과 재앙을 막은 채, 뒤에서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길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2013년을 앞둔 시점에서 애플은 낙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2012년의 애플은 여전히 스티브 잡스 체제로 여겨졌다. 애플은 *모든 신상품의 탄소검증자료를 만들었음에도 CDP(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 Carbon Disclosure Project)에 보고하지않았고 *신상품을 더 환경친화적으로 만들었음에도 업데이트 주기를 오히려 단축했고 *공급업체들을 위해 인상적인 생산코드를 배포했음에도 투자자들과 대화에서 참을성이 모자랐다. 그들의 기업 문화에 맞는 정도로만 지속가능성을 적용했던 것이다. 선(善)을 추구했으나 불행히도 악(惡)에 가까웠던 스티브 잡스 버전의 CSR이었다.

새로운 CEO인 Tim Cook은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잡스와 달리 훨씬 더 어려운 환경 속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조건들은 애플이 2013년에 지속가능성의 리더가 될 것이란 의미라기 보다는 2012년에 실제로 겪은 일들로부터 한두 가지의 교훈을 얻었다면 앞으로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란 의미로 보인다.

애플에게 2013년은 어떤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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