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사옥. /국민연금 제공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SRI)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31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기금을 관리∙운용하는 최고의결기구 기금운용위원회에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회책임투자위가 설치되면 앞으로 국민연금이 전범 회사, 가습기 살균제 등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더 많이 창출하는 기업에의 투자를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는 이러한 방안을 금융운용위원회에 보고 후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사회책임투자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운영 규정과 SRI 가이드라인도 만들 계획이다.

SRI란 단순히 실적을 많이 내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 등의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선별, 투자하는 투자 방식을 의미한다.

또, 국민연금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기금운용위를 상설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기금운용위는 실무평가위원회와 3개의 전문위원회(의결권행사·성과평가보상·투자정책)로 구성됐다. 기금운용위에 사회책임투자위를 신설하면, 실무평가위와 4개의 전문위 체제로 바뀐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SRI 펀드 투자 규모는 6조3,706억 원으로 지난 2015년보다 5,137억 원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국회 국정감사 때마다 SRI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금운용위의 사회책임투자위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사회책임투자위를 단순히 면책을 피하기 위한 용도로 만든 것이면 곤란하다. 사회책임투자위가 권고한 내용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국장은 사회책임투자위가 제대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이사회의 적절한 인적 구성, 전문성, 독립성이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사회책임투자위는 대표성과 전문성을 가진 적합한 인사로 구성되어야 한다. SRI 분야에 오랫동안 활동해 왔고, 진척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던 외부 위원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들이 SRI 분야에서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철학을 잃지 않도록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또한 사회책임투자위는 정권, 기업, 이해 관계자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SRI의 정신에 따라 옳고 그름을 결정할 수 있는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독립성의 확보로 사회책임투자위의 의견이 단순한 권장 사항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 운영에 반영하도록 한다"라며 위원회의 독립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이 국장은 이러한 변화가 금융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복지부와 국민연금의 이러한 행보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직접 투자받는 기업에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화하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또한 국민연금으로부터 자산을 위탁받은 위탁 운용사에게는 SRI 방식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지침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