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공업 품질 인증 기관에 고베(神戶)제강의 인증 재심사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2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経済)신문에 따르면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성 장관은 국무회의 후 기자 회견에서 일본의 공업 품질 인증 기관인 일본공업규격(JIS)에 고베제강 제품의 재심사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히로시게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재심사 결과를 주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경제산업성은 고베제강이 최소 20개의 사업장에서 JIS 인증을 받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고베제강이 실제 상품 규격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조사하도록 요청했다.

현재 JIS 산하 인증 기관 일본품질보증기구(JQA)가 재심사하고 있다. 사업장이 최소 규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JIS는 시정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기준을 심각하게 준수하지 않았으면 출하를 중지하고 인증을 철회한다.

경제산업성이 인증 기관에 재심사 검토를 지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정부는 인증 기관에 재심사를 지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치는 고베제강 사태로 일본 제조업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일본 정부가 인증 기관에 대해 이례적인 조처를 한 것은 고베제강 사태로 느끼는 초조함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고베제강은 수십 년간 알루미늄, 구리, 철 제품의 품질 데이터를 조작해 납품한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품질 데이터 조작 외에도 필수 검사 과정을 생략하는 등 불법 행위를 자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베제강의 제품을 공급받은 기업은 도요타(豊田), 현대자동차, GE, 보잉 등 전 세계 500곳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급 대상 기업들은 자동차, 항공기, 방산 등 안전과 직결되는 산업군에 속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고베제강의 품질 데이터 조작이 밝혀지자 미국 법무부는 미국 내 고베제강 판매 제품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유럽연합(EU)은 고베제강 제품 사용 중지를 권고했다.

일본의 산케이(産經)신문은 “재발 방지 방안을 발표했으나 끊임없이 새로운 비리가 드러나고 있다. 이는 일본 제조업 전반에 대한 신뢰를 저하할 수 있는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