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제강 회장 겸 사장이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문제를 인식하면서 공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숨기고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출처 : 아사히 유튜브

 

고베제강, 10년 이상 알루미늄, 구리, 철 제품 품질 데이터 조작
지난 8일 닛케이신문에이어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요미우리 등 일본 주요 언론이 고베제강이 자사가 제조한 알루미늄과 구리제품의 품질 데이터를 수십 년 간 조작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품질 데이터 조작 외에도 필수검사 과정을 생략하고 제품 데이터 수치가 맞지 않은 채로 제품을 출하했으며 비철 제품뿐만 아니라 철 제품의 품질 데이터도 조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베제강은 품질조작을 40~50년 전부터 해왔다. 규격 외 제품을 출하하는 것을 ‘도쿠사이’(特採·특별채용)로 불렀으며, 조작방법을 매뉴얼화 하여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전승할 정도였다고 한다.

품질조작 제품 공급받은 기업 도요타
현대, GE 등 전 세계 500곳 이상
이러한 품질조작 제품을 공급받은 곳이 전 세계적으로 500여 곳이 넘고, 품질조작 제품을 공급받은 업계가 자동차, 방산, 항공기 등 안전과 직결되는 산업군이라 더 큰 논란을 낳고 있다.

도요타, 스바루 등의 자동차 업체들과 히타치제작소에서 제작 중인 영국의 고속철 부품 등에도 고베제강의 품질조작 제품이 사용되었다. 또한, 미국의 제너럴일레트릭와 제너럴모터스, 테슬라, 유럽의 롤스로이스 등 글로벌 기업 30여 곳이 고베제강의 품질조작 제품을 사용했다고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밝혔다.

국내 기업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아이오닉과 니로에 고베제강의 알루미늄 제품이 사용되었다. 또한, 대한항공의 항공기용 부품을 제작하는 항공우주산업부에서 고베제강의 제품을 받았다.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스바루, IHI 등 일본의 방산 관련 업체도 사용했다.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은 미국 보잉사 등의 항공기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인데, 보잉사에서도 고베제강의 제품이 사용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각 국가와 기업들 대응 나서
고베제강의 품질 데이터 조작이 밝혀지자, 주요 고객들이 리콜을 요청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고베제강의 제품을 공급받은 기업들은 제품 사용 여부, 안전성 등의 조사에 착수했다. 스바루는 리콜이 발생하면 구상권 청구 의지를 밝혔고, 히타치제작소는 부품교환 사태 시 관련 비용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항공기 부품 업체에 사용상황과 안전성 등을 확인하라 요청했다. 또한 미국 법무부는 고베제강에 미국 내 판매제품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고베제강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했다. 유럽연합(EU)도 고베제강 제품 사용 중지를 권고했고, 유럽항공안전기구(EASA)는 고베제강 제품 사용실태 조사를 시작하며, 항공 관련 업체에 고베제강 제품 사용을 중단해 달라 요청했다.

고베제강 신뢰도 바닥, 주가 폭락, 미 국무부 조사 시작
제2의 폭스바겐 사태 되나?
고베제강은 이번 사태로 주가가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소송전에 들어갔다. 데이터 날조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신용평가회사 JCR은 고베제강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회사채 가격은 폭락했다. 미 법무부가 고베제강 조사에 착수했으며 미국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케이스로 미국 의회도 공청회 등을 열어 독자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베제강 데이터 조작 사건이 제2의 폭스바겐 사태로 번져나갈 소지가 다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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