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3일 사임을 표명한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작년 'IoT 정책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는 모습이다. / 삼성전자
이번 13일 사임을 표명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작년 'IoT 정책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는 모습이다. / 삼성전자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를 실질적으로 이끌던 권오현 부회장이 지난 13일 전격 사의했다. 권 부회장은 내년 3월까지만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이에 후속 인사, 조직개편은 물론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 사회는 어떤 지배구조를 좋은 지배구조로 평가하고 또,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을까?

DJSI 평가기관 로베코샘이 바라보는 좋은 기업지배구조는?
다우존스지수 평가기관 로베코샘은 ‘기업의 지배구조 시스템은 소액투자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사회의 책임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경영 수익과 주주수익이 평행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로베코샘은 이사회의 구조, 구성, 유효성 등을 살펴보며 이사회와 경영진의 분리 수준도 눈여겨본다. 그렇다면 다른 기업들은 어떨까?

구글, 지주사 체제로 순환출자는 막고 경영효율은 높인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지난 2015년 알파벳(Alphabet)이라는 모회사를 설립, 그룹 내 계열사와 구글을 컨트롤 타워인 알파벳 중심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알파벳은 구글의 모기업 역할을 굳건히 하면서도 전체 조직 규모는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은 투자(지주)와 사업의 분리를 통해 경영효율을 증대할 수 있고, 자회사의 경영 악화로 인한 모회사의 동반 부실을 방지할 수 있다. 사업간 분할, 매각, 인수 시 지분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사업구조 변화로 인한 영향이 지주회사 혹은 특정 자회사에 국한되어 의사결정이 용이해진다. 또, 전문가들은 주주중심의 경영문화에 유리하고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끊어지면서 지배구조가 단순화되어 경영투명성이 제고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애플, 경영진과 이사회를 분리한 투명경영

애플의 창업가 스티브 잡스는 주주들에 의해 경영권을 빼앗기고 돌려받기도 했다. / copyrights:flickr

지난해 3월, 삼성은 정관 개정을 통해  ‘주주친화’를 천명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끌어올리고, 주주가치 보호를 위하여 제3자에 대한 과도한 신주 발행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정관은 2002년 이후 14년 만에 개정됐다.

삼성의 최대 라이벌 애플은 이미 ‘투트랙’ 노선을 택하고있다. 애플은 2011년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가 사임한 이후 이사회 의장으로 부임했다. 2011년 잡스의 사임까지 2인자였던 팀 쿡은 이사회에 속해 있지 않았다. 쿡뿐 아니라 집행임원 중 CEO를 제외하고 아무도 이사회 멤버가 아니었는데 이사회가 경영을 충실히 감시하려면 경영진과 분리되어야 한다는 정신에 따른 것이다. 현재 애플은 CEO 팀 쿡과 아더 레빈슨 이사회 의장의 역할을 뚜렷하게 구분해 경영진과 주주대표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8일 하비 웨인스타인 컴퍼니는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미국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을 해고했다. 자신이 설립한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한 것이다. 해고가 가능했던 이유도 이사회와 경영진의 독립성 덕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소식에 귀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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