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출범 이후 재무적 이익과 함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고려하는 사회적 금융이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네덜란드 트리오도스 은행이 새 시대 은행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KDB 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 ‘해외 사회적 은행 사례 분석: 트리오도스 은행’에 따르면 트리오도스 은행은 순수 상업은행의 형태로 예금/대출부터 자산운용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 1968년, 경제학자 등 4명의 네덜란드인의 지속가능금융 스터디그룹으로 시작


Triodos Foundation 설립자들. 좌측부터 렉스 보스(Lex Boss), 디에터 브룰(Eieter Brull), 루돌프 미스(Rudolf Mees), 아드리안 듀라(Adriaan Decking Dura)이다. / Tridos Foundation

트리오도스 은행은 1968년, 경제학자 등 4명의 네덜란드인이 모여 지속가능금융을 연구하기 위한 스터디그룹을 결성했다. 이후 1971년 트리오도스 재단(Triodos Foundation)을 설립해 지속가능한 대출과 보증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재단은 1980년 트리오도스 은행(Triodos Bank)을 자본금 54만 유로로 설립했다. 현재 트리오도스 은행 가치는 95억 유로(약 13조원)로 중견급 은행으로 성장했다. 사회적 금융기관 중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벨기에와 영국, 스페인 독일로 진출했다.



  • 대출과 자산운용은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에만


트리오도스 은행은 일반 상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예금 및 대출, 자산운용, PB 업무를 수행한다. 다만, 주주가치가 아닌 지속가능성 극대화라는 은행의 이념에 따라 저리의 예금을 조달하고 사회 및 환경친화적 기업에 자금을 지원한다.

트리오도스 은행의 자금운용방식이다. 대출제한 영역에 도박, 담배, 포르노 등이 포함되어있다. / 출처  :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가장 큰 특징은 자금 운용 방식이 아주 엄격하다는 것이다. 5단계의 프로젝트 선별 과정을 거쳐 지속가능성이 보장된 프로젝트에 한하여 운용하고, 자금의 용도가 명확한 실물 중심의 자산 운용 원칙을 고수한다.



  •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양호,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순풍

    각각 트리오도스 은행의 대출규모와 예수금규모 추이이다. / 출처 :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세계적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견고한 대출 증가세(최근 10개년 연평균 성장률 20.9%)를 기록하고 있고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도 양호하다. 특히, 2008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적자를 보지 않고 수익을 실현하는 등 설립 이후 단 한 번의 적자 없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CEO 피터 블롬은 “지속적인 불확실성이 초래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가능한 경제에 대한 갈증이 늘어났다”며, “트리오도스 은행이 2008 금융 위기 이후 두 배 이상 성장했다”고 2012년 밝혔다. 실제로 2009년 트리오도스 은행의 소액대출 총자산은 전년도 대비 1.6억 유로에서 2.3억 유로로 46%가량 증가했다. '16년 말 전체 대출 중 부실자산(Impairments for the loan portfolio)의 비중이 0.1%에 불과하는 등 리스크 측면에서도 양호한 수준이다.

영국 스톤힐에 위치한 태양광 기업 감마 솔루션(Gamma Solutions)의 태양광 패널 / Gamma Solutions

트리오도스 은행은 지난 6일 1천 700만 유로를 태양광 에너지 업체 감마솔루션즈(Gamma Solutions SL)에 투자하였다. 금융 프로젝트(Project Finance)팀장 스털링 해비츠는 “트리오도스 은행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종류의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며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함께 이끌어나갈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히며 신재생에너지 투자로의 강한 믿음을 보였다.

박희원 KDB 산업은행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원은 “트리오도스 은행은 순수 상업은행의 형태로도 사회적 금융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실물 중심의 자산운용, 경영 투명성, 전문성 등 나름의 강점은 은행 산업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벤치마크를 제공”한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 정부 주도 아닌 민간 주도 사회적금융, 지금 한국은?


지난 7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주축으로 이루어진 ‘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저신용 취약계층에 금융 기회를 주는 동시에 경제·사회·환경 문제를 혁신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융통해 주는 것이 목표”라며 ’임팩트 금융’을 앞세운 사회적 금융기업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2007년의 사회적기업육성법, 2012년의 협동조합기본법,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도입 등 국내에서는 임팩트 금융이 정부 주도로 추진되어왔다. 정부 주도 임팩트금융의 경우 관료주의, 유연성 부족, 정치 연동성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의 연말 목표는 ‘출연과 기부로 700억, 일반 투자자로부터 2천억 원 재원 유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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