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프렌즈 칼럼] 작은 음악회
[앤젤프렌즈 칼럼] 작은 음악회
  • 미디어SR
  • 승인 2017.10.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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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미월 기자.

[류미월 기자] 악기가 연주되고 노래가 울려 퍼지는 곳은 음악 홀이 아닌 동네 아파트 단지에 있는 중앙공원이었다. 필자가 현재 사는 아파트에 입주한 지 17년 만에 처음 시도된 음악회였다. 한동네에 사는 재주 많은 주민이 평소에 갈고닦은 실력을 무대에 올려 하모니를 선보이고 성악가들의 무료 재능 기부가 주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이름은 작은음악회였지만 주민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즐길 수 있는 화기애애하고 근사한 음악회가 되었다.

입주민들은 2000년 초에 아파트 입주를 코앞에 두고 건설사가 부도 나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 당시에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주민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주민 중에 각 분야의 전문인들이 발 벗고 나섰다. 그 덕택에 소유권 등기를 할 수 있었고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었다.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한동네에 오래 살다 보니 이름은 몰라도 길에서 만나면 인사를 건네는 이들이 많다.

한 번은 우리 동 화단에 좋은 소나무를 사다 심기로 반상회에서 다수결로 의결했다. 동 대표와 나무를 잘 아는 사람 몇 명이 수목원에 가서 멋진 반송 한 그루를 사 와서 심었다. 여름 땡볕에 앞장서서 일하는 사람들의 수고에 고마움을 표하며 같은 동 주민들이 과일을 내오고 시원한 음료수를 가져왔다. 그런데 얄미운 이웃, 한 사람이 화단 앞을 가다 말고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한테 삿대질하면서 화를 벌컥 냈다. “이런 소나무는 큰 저택이나 골프장에나 어울리는 소나무다. 왜 돈을 주고 사 와서 일을 사서 하느냐”라며 어이없는 돌출 행동을 했다. 그 이후로 그 주민은 매일 얼굴을 마주치는 주민들 사이에서 인심을 잃고 산다. 같은 주민인데도 좋은 이웃과 나쁜 이웃으로 나뉜다.

'참 좋은 이웃'은 단지 자기 집과 정원 관리에 충실하여 이웃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 이웃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이웃이 필요로 할 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닐까?

매일 당신과 동행하는 이웃의 길 위에 한 송이 꽃을 뿌려 놓을 줄 아는 마음으로 산다면 지상의 길은 기쁨으로 가득 찰 것이다.

살다 보면 이웃끼리 층간 소음 등으로 다툼이 나곤 한다. 어쩌다 생일로 사람들이 모이거나 손주들이 와서 뛰어놀 때 쿵쿵 울린다고 바로 인터폰으로 항의하기보다는 나도 그럴 경우가 있을 텐데 생각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면 어떨까.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것은 친척보다는 이웃사람이다. 기동력이 빠르고 실제로 도움될 때가 많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니고 보면 살면서 큰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배려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음악회는 큰 울림을 주었다. 주민들 가슴속에 파고드는 멋진 축제의 장이 되었고 위안이 되는 큰 음악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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