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임팩트(impact)’는 사회·환경적 영향을 의미한다.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s 혹은 Impact Investing)는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고려한 투자이다. 한동안 사회목적투자로 번역되었다.

"사회적·환경적 선을 발생시키기 위해 이윤을 추구하는 투자". 2007년 미국 록펠러 재단이 개최한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회담에서 첫 등장했다. 록펠러 재단, 제이피모건 그리고 이들이 지원·설립한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가 2011년 정의한 바도 "자본 회수를 넘어 긍정적인 영향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이다.

물라고 재단은 임팩트 투자의 수익이 '시장수익률 이하'(less than a market rate of return)라고 규정한다. 시장수익률 이상을 내는 투자 대상에는 굳이 임팩트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회적 금융으로서 임팩트 투자의 기회와 가능성", 김정태, IMPACT BUSINESS REVIEW, 2013.11.07.)

임팩트 투자는 투자이다. 재무 이익을 기대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초기 정의에 따르면 일차 목적은 사회에 선한 공헌을 하는 데 있다. 요컨대, 돈을 벌면서 선한 일도 하는 것보다는 선한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것에 가깝다. 투자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자선의 성격이 강해 그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는 분석도 있다.

사회책임투자(SRI)는 넓은 범주에서 임팩트 투자를 포함한다. 하지만 임팩트 투자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개념이다.

사회책임투자는 기존 운영방식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주로 활용하는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를 기준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업을 배제한다. 상장된 규모 있는 기업이 그 대상이다.

임팩트 투자는 소극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을 넘어선다. 긍정적 영향을 창출하는 기업, 기관과 펀드에 주목한다. 조직의 상장 여부와도 관계가 없다.

미소금융도 임팩트 투자와 비슷한 듯 다른 개념이다. 제도권 금융회사와 거래할 수 없는 저소득·저신용 계층에게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를 마이크로파이낸스라고 한다. 미소금융은 이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일종이다. 소액의 창업자금을 대출해줌으로써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다. 미소금융은 원금 상환과 이자 수익으로 운영되는 융자이지만 임팩트 투자는 보통 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투자자로부터 조성된 자본이 중개기관을 통해 금융상품으로 투자처에 전달된다. 정부, 재단법인, 사회투자도매은행, 지역기금, 기관투자자 및 은행 등이 투자자이고 우리나라에선 보통 초기 단계의 사회적 기업이 투자를 받는다. 이들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제공하면서 사회에 임팩트를 창출한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으로 임팩트 투자는 순환하고 지속한다.

임팩트 투자는 국제사회에서 공적개발원조(ODA)를 보조하고 대체할 방안으로도 주목 받는다. 이를 특정지어 개발 투자라 한다. 실제로 개발도상국이나 최빈국에서 가장 활발히 이루어진다. 공공서비스를 위한 정부 예산에 한계가 있고 전통적 시장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곳이다. 개발 수요가 크고 복잡해서 ODA가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

일회성 지원을 하는 대신 지속가능한 사업체에 투자해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고용창출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임팩트 투자가 활용된다. 원조만 이루어졌을 때 의존성을 심화시키고 현지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완한다.

개발협력 현지의 특정 부문에 투자를 하고 사전 동의된 임팩트가 달성된 경우 현지 정부나 미국국제개발처 등 원조기관 등으로부터 투자수익을 실현하는 개발성과연계채권도 있다. 국내 사업인 사회성과연계채권과 같은 방식이다.

임팩트 투자의 불확실한 수익성을 대놓고 드러낸 임팩트 기부도 있다. 사업 자선이라고도 한다. 만에 하나 임팩트가 달성되지 못했더라도 임팩트 기부는 투자 손실이 아닌 기부금으로 전환 처리할 수 있기에 기부성 투자가 된다.

자선 활동과 공공 예산만으로는 사회적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자본주의적 방법을 동원해 효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세계적으로 일고 있다. 임팩트 투자는 문제의식이 모아진 결과이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동력도 될 수 있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경제 생태계에서는 기존의 영리 기업 외에도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이 활동한다.

일반적인 신생 기업들은 채권 발행이나 주식 투자를 활용해 성장한다. 초기 단계의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이러한 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임팩트 투자가 그 디딤돌이 되어준다면 새로운 경제 주체들이 규모 있게 성장하여 기존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다.

산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임팩트 투자 시장 규모는 2015년 말 기준 약 540억원 수준이다. 이중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을 운용하는 한국사회투자의 비중이 3분의 2에 달했다. 한국사회투자를 제외한 민간 영역은 약 180억원 수준으로 국내 상황은 아직 태동기이다.

사회적 효과는 일반 투자 성과만큼 구체적으로 측정할 방법이 없다. 일반 시장 수익률보다 큰 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임팩트 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이 중요하다. 민간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투자 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펀드를 구성해야 한다. 이 역할을 나누어 해낼 투자 기관이 충분히 생겨나 자리 잡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임팩트 투자 기관으로는 SK행복나눔재단, Sopoong, D3 쥬빌리, MYSC, 크레비스 파트너즈, HGI, 옐로우독, 한국사회투자 등이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포스코기술투자 같은 모태펀드 운영기관이 포함되기도 한다.

마중물 역할을 해줄 정부 자금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시가 사회투자기금을 도입한 것은 이렇게 정부가 거버넌스 구축을 주도한 사례이다.

정부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 투자자가 임팩트 투자에 매력을 느끼고 활발히 참여하도록 돕는 것이다. 기존의 일반적인 투자보다 임팩트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경제적, 법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세제 혜택 등으로 민간 자금이 지속적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게 만든다면 지속가능한 임팩트 거버넌스라 할 수 있다.

임팩트 투자의 본질은 ‘임팩트’이다. 수익성을 따지기 이전에 어떤 문제를 어떻게 장기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인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느냐가 우선이다.

투자 구성원 모두가 사회에 미칠 임팩트, 임팩트가 필요한 사회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임팩트란 일방적이고 단편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조각난 단위로 사회 문제를 볼 것이 아니라 여러 문제를 포괄하는 주제 의식을 먼저 설정해야 한다. 작게는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고 보여도 크게는 또 다른 면에서 부정적인 효과를 냈을 수도 있다. 전체 사회를 고려하는 큰 시각을 가지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난 5월 23일에는 '임팩트 금융추진위원회'가, 지난 8 28일에는 민병두, 유승민, 최운열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동참한 '국회와 함께 하는 사회적금융(임팩트 금융) 포럼’이 발족해 자금 마련과 입법을 위한 사전 준비가 본격화된 요즘이다.

민간 참여를 북돋는 실제적인 작업에 더불어 임팩트 투자의 목적과 개념, 그리고 필요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함께 이루어질 때 “사회적·환경적 선을 발생시키기 위해”, “자본 회수를 넘어 긍정적인 영향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금융1] 임팩트 투자 열풍, 어떤 임팩트를?
[따뜻한 금융2] 임팩트 금융 활성화를 위한 국내 사회의 움직임
[따뜻한 금융3] 금융권, 소외계층 지원 본격 나서
[따뜻한 금융4] 우리은행, 서민금융지원 강화로 `더 큰 금융` 실천
[따뜻한 금융5] 산은, 사회적가치 확산 기업에 특별 금리로 5000억 원 대출
[따뜻한 금융6]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네덜란드 라보뱅크
[따뜻한 금융7] 은행은 태생적으로 사회적일 수 있다 ' 트리오도스 은행'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