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기자

[김윤희 기자] 하루에 수도 없이 올라오는 페이스북의 스폰서 광고는 지방자치단체나 기업들이 지면 광고를 대신하여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친구들이 올린 글들 사이사이로 광고가 섞여 나와 어떤 때는 휴대폰 속도 광고로 얼룩져간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런데도 가끔 감동을 주는 광고를 접하면 그것을 퍼다 주변에 알리며 나 또한 광고 추종자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 접한 광고 영상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충북 청주시에서 충주성심학교까지 72km를 2시간여 동안 달려 등교하는 특수학교 아이들을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제작한 ‘재잘재잘 스쿨버스’에 대한 광고다.

매일 아침 2시간여 걸리는 등굣길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 아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답답하고 지루한 시간이었다. 이런 아이들에게 즐거운 등굣길을 선사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은 뒤 그것을 기술로 실현한 차를 만들어 학교에 기증한 내용이었다.

연구원들은 한겨울 자동차 유리에 뽀얀 김을 서리게 하여 글씨나 그림을 그리던 기억을 되살려 자동차 창문을 활용한 ‘스케치북 윈도우’ 기술을 만들었다. 유리를 통해 외부 풍경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서로 대화하게 하고, 메시지나 사진을 찍어 외부로 보내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이는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가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연구·개발(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기술을 활용했다. 광고 촬영 후 성심학교에 교보재로 기증함으로써 기술 개발과 사회 공헌을 동시에 이룬 결과를 낳았다.

영상에서 보듯이 한참 조잘거리며 떠들어 댈 나이의 아이들 등굣길은 긴 시간 대화도 없이 무덤덤하기만 하더니 기술이 적용된 버스를 타고 유리 창문을 통해 등장한 캐릭터와 대화하면서부터는 버스 안은 웃음과 활기가 넘쳐났다.

지난 5일 인터넷을 달군 ‘무릎 영상’은 참으로 씁쓸한 마음이 컸다.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 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 토론회’에서 어느 학부형이 지역 주민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학교를 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이었다.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이 겪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학부형들은 설사 그들이 원하는 부지에 학교가 세워진다고 해도 아이들이 지역 주민들의 눈총을 받고 미움을 사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이런 지역 이기심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미처 싹도 트기 전에 짓밟혀 버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다.

이런 와중에 기업이 나서서 장애를 가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기술을 개발해 실제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만들어 제공함으로써 보편적인 기본 권리마저 누리지 못하는 소외된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소통이 가능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 주었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연말쯤 전국의 특수학교 모두가 이 버스를 가졌다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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