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호 코스리 편집위원.

[이은호 코스리 편집위원]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직원을 폭행했다가 돈을 주고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폭행 후 돈을 주고 무마하려 했다는 점에서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과 사건과 유사하다.

권 회장은 1990년대 한국종합기술금융과 케이티비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여러 인수·합병(M&A)에 투자해 ‘벤처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을 얻었다.

YTN은 25일 권 회장이 ‘업무 보고가 늦었다’라며 한 직원을 발로 찼다고 보도하고 이 내용이 찍힌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공개했다.

비윤리 이슈로 화제가 된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KTB투자증권 제공

사건이 일어났던 시기와 장소는 지난해 9월 경기 가평군 수상 레포츠 시설(권 회장이 투자 시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YTN은 피해자와 목격자 인터뷰 내용도 공개했는데 목격자는 "퍽 소리가 날 정도였고 굉장히 험악한 분위기였으며, 갑작스러운 폭행과 폭언에 주변 직원들도 얼어버렸다’라고 말했다.

YTN은 권 회장의 이후 태도도 문제 삼았다. YTN에 따르면 사건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퇴직한 이 직원이 폭행 의혹을 외부에 폭로하려 하자 권 회장이 수천만 원을 주고 확약서를 요구했는데 그 내용이 비상식적이었다.

확약서에는 '폭행 사실을 언론사를 비롯해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회사 직원과는 접촉도 하지 않겠다' 'CCTV 영상을 폐기한다', '제삼자가 유출해도 피해 직원이 책임진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특히 확약서엔 '이를 어기면 합의금의 두 배를 물고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YTN은 직원과의 합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KTB투자증권 임원과 변호사가 함께 있었던 것도 문제를 제기했다. 권 회장 개인 업무에 회사 임직원이 동석하게 한 것은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를 보면서 뇌리를 강타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권 회장이 왜 직원을 폭행했나'라는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뻔하다. 그가 직원을 한 사람의 인격적 개인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원은 원래 로버트 비슷한 물건이어서 매일 갈아치울 수 있고 나아서 어디를 한군데 우지끈 분질러버려도 아무 문제 없다.' 그의 뇌엔 아마 이런 생각이 그득했을 것이다.

그런데 근로자에 대해 이런 황당무계한 생각을 하는 회장들이 예상외로 많다. 그러니까 운전사에게 모진 말 고문을 가하고 아무 생각 없이 때리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런 '회장의 상식'은 21세기 한국 사회에선 받아들이기 어렵다. 더구나 한국은 지금 재벌에 긍정적이지 않은 정권이 들어서 있다. '회장의 상식'을 합리적으로, 합법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당장 쇠고랑 차고 말 것이다. 그리고 회사도 주가가 곤두박질해 망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해 KTB투자증권 측은 복수의 언론에 “권 회장이 이미 피해 직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상호 합의로 원만하게 마무리됐다"라며 "당사자도 이슈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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