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호 코스리 편집위원.

[이은호 코스리 편집위원] 지난 22일 데일리한국에 따르면 A씨는 두 살 배기 딸과 지난 6월 18일 오후 8시 11분 광명발 동대구행 KTX213호 열차를 타고 동대구로 출발했다. 동대구로 가던 중 A씨는 딸의 기저귀 갈 시간이 돼 기저귀 교환대에 들어갔다. 그가 기저귀를 갈고 기저귀 교환대를 나오려는 순간, 갑자기 위에 붙어 있던 철판이 '툭' 하고 떨어졌다. 이에 A씨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손을 쭉 뻗었으나 그사이 기저귀 교환대의 출입문마저 닫혔다.




기저귀 교환대 출입문이 닫히면서 그는 팔이 문 사이에 끼였다. 그는 이런 상태로 10여 분 간 고함치며 인근 사람들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그러는 사이 딸은 A씨와 분리된 채 기저귀 교환대 위에 혼자 방치된 채 울고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A씨의 구조 요청을 듣고 남성 승객과 승무원이 기저귀 교환대로 달려왔고 문을 열어 그와 딸을 구조했다.

A씨 딸은 놀랐는지 계속 울어댔고 그래서 그는 열차가 도착하자 마자 우는 딸을 안고 급하게 열차에서 내렸다.

그러나 딸은 밤까지 진정하지 못하고 자꾸 깨서 우는 야경증에 시달렸다. 더우나 다음 날 아침 보니 그는 팔에 큰 멍(전치 2주)이 생겨 있었다. 열차 한 번 탔다가 지나치게 엄청난 피해를 본 그는 코레일 측에 전화했지만 보험 접수를 해주겠다는 답변만 해왔다.

이에 그는 "사고 때 남자 승무원이 '썰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명은 했지만 코레일의 사과는 없었다"라며 공식 사과와 사고 원인, 대책 등에 대한 견해를 듣기를 요구했다.

아울러 그는 “보험 접수하겠다 말한 것이 6월인데, 2개월이 넘은 8월 초에야 보험회사로부터 전화가 왔다”라며 그래서 보험 접수를 거부했다.

더 심각한 한 이 사건에 대한 코레일의 안이한 태도다. 데일리한국이 이에 관해 물어보자 코레일 “현재 담당 부서와 확인 중”이라는 애매한 답변만 했다.

이 사고는 기저귀 교환대 위로 철 구조물이 떨어지고 출입문이 잠겨버린, 있어선 안되는 황당한 사고인 만큼 코레일은 초기 사과부터 화끈하게 해야 했다. 사과는 신속히 피해자가 원하는 것보다 더 조기에 화끈하게 해야 했다는 것은 언론학개론도 나오는 생 기초 중 생 기초인데 이걸 어긴 것이다.

A씨는 사고 원인이나 대책 마련 등도 요구하는데 이 역시 조기에 마련해 설명해줬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KTX이니 누구라고 이런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고를 보면서 생각나는 격언이 하나 있다. 바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이다. 사고 초기에 사과도 하고 대책도 내놨다면 이런 심각한 상황으로 확산하진 않았을 것이다.

코레일은 이같이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실패를 실패대로 눈감고 넘어가야 할까. 그건 정말 한심한 짓이다. 일종의 '실패의 방치'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답은 명확하다. 당장 사과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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