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는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로 유명하다. 공유가치창출은 기업의 핵심 역량을 사회와 공유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이윤도 발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꽤 유행중이지만 구체적인 사례는 드물다. 네슬레의 영양 부문 공유가치창출 활동을 알아보자.

영양 결핍은 판매 상품으로 해결한다

네슬레는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영양 부족 문제 개선을 위해 미네랄과 같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결핍된 영양소를 강화한 제품을 만든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의 30% 가까운 미취학 아동이 비타민 A가 부족하고 70% 이상의 임산부와 아동이 철분이 부족해 빈혈은 물론 발육부진 상태에 빠져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슬레는 2009년 시리얼 'Golden Morn'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비타민 A와 철분 성분을 강화한 제품이다. 또, 2015년에는 유아 전용 시리얼 'Cerelac'을 출시했다. 유당, 비타민 A와 C 철분과 아연 등이 함유된 시리얼로 유아의 소화 흡수가 용이한 제품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매년 210만 개의 'Golden Morn'이 섭취되고 있다. 또, 영양 결핍을 해결하기 위한 제품 제조에서 그치는 것이아니라 엄마가 아기에게 천일 간의 모유 수유를 해 주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는 ‘first 1,000 days of life’ 사회공헌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영양 결핍 문제에 다양한 접근법을 활용하고 있다.

곡물 품질 개선으로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다

사진 : 네슬레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영양소를 강화한 시리얼 판매와 사회공헌 캠페인은 영양소 결핍에 시달리게 만든 근본적인 경제적 빈곤은 해결할 수 없는 한계를 지녔다. 시리얼의 영양소를 강화하고, 가격을 인하하여 시리얼에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활동은 지역 주민의 균형 있는 영양소 섭취에 기여하였으나 경제적 자립을 실현하지는 못한다.

또한, 2000년대 초반 세계적으로 식품 가격이 증가해 전 세계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만성적인 영양부족 상태에 내몰렸다. 서아프리카의 주요 식품 공정 회사들은 상당량의 콩, 씨앗, 그리고 곡물을 해외 시장으로부터 수입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해외의존적 곡물 수입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상당량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도 시리얼 생산에 필요한 현지의 주요 곡물들이 진균독으로 인해 오염되어 네슬레 본사의 시리얼 생산이나 지역 사회 농가의 소득에 악영향을 주고 있었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완두콩 등의 대두와 곡물은 네슬레에 필수적으로 이용되는 농산물이며 특히 아침 대용 식사 시리얼 브랜드 'Golden Morn', 'Cerelac' 그리고 'Nutrend'에 특히 핵심 농산물로 이용되고 있었다. 또한, 서아프리카 농부들이 생산한 곡물 중 최대 30%는 진균독으로 인해 폐기되어 농민들에게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켰다.

동시에 진균독은 잉여 농산물을 감염시키는 문제 이외에도 서아프리카 아동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국제 열대작물 협회(IIT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반수의 서아프리카 아동이 혈중 농도에서 정상 범위 이상의 진균독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장 부진 면역 시스템 이상 그리고 간 질환에 노출될 높은 위험성 등의 심각한 건강 이상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네슬레는 곡물품질향상프로그램(GQIP, Grains Quailty Improvement)을 시작으로 CSV 전략을 추진했다. 네슬레는 2008년 GQIP를 통해 5만 명 이상의 농부들에게 교육을 제공했고 그들은 현재 네슬레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의 곡물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또, 진균독 예방을 위해 네슬레는 “learn by doing”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파견된 네슬레의 농업학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은 상당량의 작물들은 습윤한 환경과 불량한 저장 습관으로 인해 진균독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연구 조사를 통해 밝혀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전략들을 수립했다. 덕분에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약 3천여 명의 농부들은 네슬레 후원의 교육을 통해 진균독 감염 농산물을 검열하고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농민들은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곡물 재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동시에 농산물을 네슬레나 타 식품 가공회사에 판매할 수 있었다. 네슬레로 납품 현황을 분석해보면, 서아프리카 농작물 거부 비율이 2008~2009년 30%에서 2015년에는 3%대로 감소하였다 토착적으로 생산된 작물은 농촌 지역사회에 농민들의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서아프리카에서 네슬레는 해당 지역 농민들이 높은 품질의 식량 작물 수확을 향상시키기 위해 베닌, 코트디부아르, 가나 그리고 나이지리아에서 온 농촌 발전 전문가와 협업을 진행했다. 특히 나이지리아에서는 지속가능농업이니셔티브(Sustainable Agriculture Initiative)와 아베오쿠타(Abeokuta) 농업 대학과의 협업해 해당 국가들의 대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높은 생산성을 지닌 품종끼리의 결합을 연구하여 만든 대두는 농민들의 생산성을 향상시켰고 이는 다시 농민들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데 기여하였다.

취약 계층 농민들이 수익을 더 낼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제품 생산에 필요한 곡물을 안정적으로 조달받는다. 이와 함께 지역 사회에 부족한 영양소가 담긴 식품을 만들어 저렴하게 판매한다. 네슬레의 공유가치창출이 무엇인지, 지속가능한 농업이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해주는 사례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