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일본의 에어백 제조업체 다카타가 에어백 결함에 따른 리콜 사태로 파산했다. 이와 관련해 눈여겨볼 사례가 있다. 바로 80년 역사의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토요타다. 2015년 포브스 선정 글로벌 2000 기업 중 8위에 오르며 세계 자동차 시장의 강자로 이름을 알렸다. 2008년에는 자동차 판매 대수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9년 제품 결함으로 토요타의 미래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해졌다.

지난 2009년, 신형 렉서스 ES350의 가속페달 결함으로 차량의 속력이 약 120km로 치솟아 탑승자 4명이 전원 사망한 사건이 시발점이었다. 논란 당시 토요타는 "가속페달에 차량 바닥 카펫이 끼었거나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함 가능성을 부정했다. 이후 급발진 원인을 가속페달의 결함이라고 지목한 도요타에 페달 납품업체는 결함을 부인하기도 했다. 장판의 결함과 액셀러레이터 자체의 결함 2가지의 리콜 사태로 알려졌었나 2014년 전자제어장치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밝혀졌다.

토요타 아키오 사장 / 출처 : 토요타 공식 홈페이지

당시 미국 의회가 강력하게 추궁하는 등 문제가 확산되자 토요타는 리콜을 감행했다. 1천만 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하였고 미국 법무부는 급발진 은폐를 문제 삼아 12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이뤄진 청문회에서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리콜 사태는 토요타에게 안전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됐다.", "중요한 것은 안전기준을 통과하는지가 아니라 안전하다는 느낌을 고객에게 전하는 것", "리콜은 자동차 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는 데에도 필요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원점으로 돌아가자

토요타는 청문회 발언 이후 리콜 사태 해결을 넘어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원점으로 돌아가자'는 모토를 내세웠다. 토요타는 특히 내부적 개혁을 단행했다. 토요타는 이미 외부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공헌 활동 특히, 환경 부문에 있어서는 충분히 정성을 기울이고 있었다. 오히려 토요타는 리콜 사태 발생의 근본적인 이유를 협력 업체에 대한 관리 부실, 제한적 의사소통, 관료주의, 숫자 경영 등 경영 구조 자체로 보았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대책을 수립했다.

첫째, 도요타 자동차는 의사소통 과정을 점검하였다. 본사와 협력 업체 그리고 일본과 해외 조직 사이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자 협력업체와의 정보 공유와 기술 제휴를 늘렸다. 생산성 향상 분에 대해서는 이익을 공유하고자 하는 상부상조의 태도를 통해 의사소통을 이끌어 나가려 했다. 지난 5월, LG유플러스 임직원들이 도요타 자동차의 위기 극복 비결을 벤치마킹하고자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온 바 있는데, 도요타 자동차와 협력 업체가 실시간으로 함께 부품 재고 현황을 파악해 부품 관련 업무를 보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둘째, 토요타는 결재 라인을 단순화시켰다. 과도한 결재 라인 때문에 위기 발생 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본사 홍보 조직을 사장 직속으로 바꿨다. 또, 7개의 조직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덕분에 의사 결정은 신속해졌고, 각각의 목표에 직원들이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토요타는 최근 재택근무를 도입하거나 임금체제를 개편함으로써 사내 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토요타는 리콜 사태라는 위기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의심받을 때 그 해답을 내부에서 찾았다. 결함 있는 조직이 결함 있는 자동차를 만든다는 생각 덕분이었다. 과거의 근시안적 경영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던 토요타는 미국의 컨설팅 회사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6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5위를, 자동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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