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호 코스리 편집위원

[이은호 편집위원] 문재인정부가 가히 ‘혁명적’이라고 불릴 만한 정책을 하나 내놓았다. 공공 기관 경영 평가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 정책은 파급력이 엄청나다. 사회적 가치를 경영 평가에 반영하면 공공 기관들은 발생할 윤리적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야 해 기업 경영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또 공공 기관에서 이 정책이 시행되면 민간 기업도 제도 도입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주요 그룹이 제도 도입에 대한 무언의 압박을 실감하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SK그룹이 경영 평가에 부의 양극화와 고령화 등 사회 문제 해결에 대한 기여도를 반영키로 했다. SK가 제도 도입에 선도적으로 나선 것은 사회적 가치에 입각한 경영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성과로 이어진다는 경험과 믿음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코스피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 덕분에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SK가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시총 2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그룹에 이어 부동의 2위를 지켜온 현대차는 시총 3위로 내려앉았다. 물론 국제적인 경기 변동 사이클에서 반도체가 정점에 있는 것도 있지만 SK의 사회적 책임 경영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지난달 25일 펀드 평가 전문 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가운데 운용 자산 10억 원을 초과하는 11개 펀드는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이 17.97%에 달했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 상반기 평균 수익률(지난달 20일 기준)은 16.0%(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로 이보다 낮다.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투자하는 게 유리하고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이제 SK 이외의 다른 기업도 경영 평가에 사회적 책임을 반영하는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 이 제도를 도입해 얻는 이익은 실로 엄청나지만 시행하지 않으면 얻을 손실은 대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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