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RD 피에르 하일브롱(왼쪽) 부총재와 EBRD 카밀라 오토(오른쪽) 디렉터가 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한지희 기자

임팩트파트너 코스리는 지난 19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피에르 하일브롱 부총재와 국내 기업 사회공헌담당자를 초대해 '국내기업의 글로벌 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EBRD는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동유럽,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 있는 코카서스, 중앙아시아, 남동 지중해 연안에 있는 36개 저개발 국가의 시장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개발금융기관이다. 구소련 붕괴 후 대형, 국영기업 위주였던 동유럽 지역에 개방적 시장경제를 촉진하고자 주로 민간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EBRD는 총 65개 회원국과 유럽연합(EU), 유럽투자은행(EIB)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은 1991년 설립 당시 창립멤버로 참여했으며 총 자본액 37조 원 중 출자지분 1.00%를 갖는다. EBRD는 91년부터 약 4,700여 개의 개발 협력 프로젝트를 지원해왔으며 한국 기업들의 참여도 증가하고 있다.

EBRD는 가맹국의 경제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존 지역개발금융기구들과는 달리 정치와 경제 전환을 전제로 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큰 차별성을 갖는다. 첫째로, EBRD 헌정에 따르면 EBRD는 복수정당제 민주주의, 다원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바탕으로 중·동부 EU 국가의 시장경제를 촉진하고자 한다. 특히 이 세 가지 원리를 존중하는 국가와만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둘째로, EBRD는 투자, 차관지원과 지급 담보의 대상을 주로 민간기업, 국영기업 중 시장경제 원리에 의해 운영되거나 민영화를 추진하는 기업으로 한정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 정부와 공공기관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약 80% 정도는 민간기업 투자원칙을 지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EBRD 금융 서비스 대상은 민간기업이지만, 민간기업이 개시하고 참여하는 프로젝트의 확장과 성공을 위해 각 프로젝트의 규모와 취지에 맞춰 프로젝트파이낸싱, 공동자금지원, 지분투자, 담보와 증권인수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EBRD는 경쟁력이 있고(Competitive), 포용적이고(Inclusive), 회복력이 있고(Resilient),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well-governed), 통합적이며(Integrated) 지속가능한(Green) 시장경제를 지향한다. 이 여섯 가지 필수 요소를 갖춘 시장경제구축을 위해 EBRD는 특별히 포용경제전략(EIS·Economic Inclusion Strategy)과 '지속가능한 녹색경제'(Green Economy)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EIS는 민간 금융 활성화를 통해 직업교육, 일자리 제공, 창업지원 등 포용경제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EBRD는 제조업, 소매업, 공공기반시설 부문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직업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청년과 여성의 경제활동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경영 자문을 지원한다.

국내기업으로는 신한은행 카자흐스탄(SBK)이 금융 프로젝트에 참여해 카자흐스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500만 달러(약 170억5,500만 원) 규모의 온렌딩 대출 서비스를, 여성리더가 이끄는 중소기업에 약 500만 달러의 온렌딩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비즈니스 노하우, 사업개발지원, 네트워킹 기회 제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해 포용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자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14년 터키 키리칼레 복합화력발전플랜트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해 설계·구매·시공(EPC)을 수행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살리니, 터키 카이그룹과 컨소시엄을 이뤄 터키 가지안텝 공영병원 건립에 나선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수민 EBRD 이사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따라 많은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사회공헌 역시 국내기업들에게 무척 중요한 요소다. EBRD는 한국기업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글로벌 사회공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한국인 직원 파견을 통해 다양한 협력안을 모색 중이다.”고 전했다.

지난해 금융서비스를 지원한 프로젝트는 약 378개로 약 11조8,00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2016년 기준으로 터키와 카자흐스탄이 가장 많은 금액의 투자지원을 받았으며, 폴란드와 이집트가 그 뒤를 잇는다. 한국기업은 주로 터키, 카자흐스탄, 루마니아, 헝가리 지역 기반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에너지, 산업, 상업, 농업, 사회기반시설, 금융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은 중앙아시아 국가를 주로 지원해왔으나, 점차 영역을 넓혀 남동 지중해 연안 국가, 우크라이나로 투자 범위를 확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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