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베스크파트너스의 도미닉 갓맨 파트너가 CSR의 변화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윤성민 학생기자

지난 29일 금용투자교육원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퀀트 전문 자산운용사 아라베스크파트너스의 도미닉 갓맨 파트너가 참여한 가운데 금융협회간담회가 열렸다. 코스리(KOSRI)가 주최한 이번 간담회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한화금융, 블룸버그 등 기업 인사들 10여 명이 함께했다.

간담회 현장 모습. /윤성민 학생기자

아라베스크파트너스는 금융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투자하는 투자회사다. 투자 과정에서 비재무적 요소인 ESG 정보를 활용하며, 투자자들이 투자 시 비재무적요소를 고려하여 책임 있는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간담회는 갓맨의 자기소개로 시작되었다. “영국 ‘바클레이스은행(Barclays Bank PLC)’에서 투자 관련 업무를 경험했다. 또한, 그곳에서 ESG 정보에 대한 투자자의 반응이 달라짐을 확인한 후 ESG에 대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아라베스크파트너스로 직장을 옮겼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개가 끝난 뒤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됐다.

도미닉은 ESG를 바탕으로 하는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5년 5,000개가 넘는 기업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했고, 이는 2005년 436개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투자 규모도 약 21조4,000억 달러(약 2경4,047조1,8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방어적·자선적이고 광고에 치중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에는 선진국의 핵심비즈니스와 기업전략으로 심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이에 따라 ESG 정보 공개와 활용방안이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ESG 통합에 대한 이슈가 증가함에 따라 금융업계에서도 CSR과 ESG의 통합과 활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고, ESG가 기업의 신뢰성 판단의 중요 요소가 되었다고 했다. 다만, 금융과 광산 분야에서 중요시해야 하는 ESG 요소가 다르므로 평가도 달라야 하며, ESG 평가와 점수화 때 사안에 따라 중대성 평가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도미닉은 아라베스크파트너스가 하는 일과 목표를 소개했다.

“아라베스크파트너스는 기업을 분석하는 데 ESG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궁극적 목표는 기업의 ESG 정보를 기업과 투자가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작은 투자자로부터였지만, 기업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ESG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또한, 영국의 바클레이은행, 하버드·옥스퍼드대 등 유수의 대학과 연구를 진행한 결과, ESG 고려 시 90%의 자본 절감, 88%의 더 나은 경영 성과, 85%의 높은 주가를 형성이 나타났다고 했다. 현재도 ESG 데이터를 연구하고 있고, 연구를 통해 투자자들이 ESG 관련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량은 많은데도 정보의 질은 좋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아라베스크파트너스가 만든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은 자가 학습을 통해 리서치에 대한 질이 점점 나아지고 있고, 이를 통해 'ESG 정보가 어느 부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영역에서 CSR과 ESG의 활용성을 설명하는 도미닉 갓맨. /윤성민 학생기자

이어 투자 시장이 점점 지속가능한 사업에 투자하는 패러다임으로 변하고 있고, 이러한 잠재적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ESG 정보가 단순히 좋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기능과 경영 측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또한, 아라베스크파트너스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최근 2년 내에 나온 것이며, 이는 미래세대가 보게 될 비재무적 정보의 10% 수준이라고 말했다. 추후 더 많은 데이터를 투자자가 볼 수 있도록 하여 올바른 결정을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도미닉은 자사 빅데이터 기반 AI 시스템인 에스-레이(S-Ray)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핵심은 S-Ray를 통해 더 명확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라베스크파트너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에스-래이의 실물이다. 47개 국가의 4,120개의 자료가 현재 업데이트되어 있다. 이 화면은 무료버전이라 3개월 전 결과물만 확인할 수 있다. 세로축엔 GC,가로축엔 ESG 스코어가 표시돼 있다. /아라베스크파트너스 제공

그에 따르면 S-Ray는 매순간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약 4,000개 기업의 기업지속가능성 여부를 공개하고 있다. 현재 15개의 언어로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언어를 사용할 예정이다.

S-Ray의 분석 틀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글로벌 콤팩트 점수'로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의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의 10대 원칙을 기업이 준수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이는 모든 기업을 평가하는 공동의 틀로 금융과 광산 등 산업 영역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평가한다.

두 번째인 ‘ESG 점수'는 기업의 산업 영역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금융기업은 지배구조를, 광산업은 환경과 안전 보건을 중요한 이슈로 선정하여 평가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선호도(Preferences)'로 투자자의 선호도에 따라 필터링을 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투자자가 도박, 흡연 등 사업에 투자를 꺼린다면 필터링을 통해 그러한 기업을 배재한 데이터를 제공해 준다. 투자자는 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또한, ESG를 통합해 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을 나누어 알 수도 있다. 이는 투자자 자신이 ESG 중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도미닉은 강연의 말미 “ESG에서 좋은 점수를 내는 기업들이 경제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기록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연이 끝나자 질의응답시간이 이어졌다.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ESG 정보로 기업의 미래 주가를 예측할 수 있나?

"유니레버는 ESG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데 주가도 지속해서 상승한다. 다만, ESG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에서 따져 봐야 한다. 어떤 기업은 지속가능성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만 그것이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는 아니다."

-지배구조 정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정보다. 이것을 매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ESG 중에서도 지배구조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지배구조 부분이 취약해서 아라베스크파트너스가 자체적으로 투자하지 않은 기업도 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이다. 아라베스크는 지배구조 부분에서 폭스바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폭스바겐 사태가 나기 전부터 투자하지 않았다. 또한, 도시바(東芝)와 선에디슨도 지배구조가 취약해 투자를 하지 않았다. 현재 아라베스파트너스는 지배구조 분석 결과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 기업은 대체로 기업정보 공개를 꺼려하는데?

"현재는 기업공개 업체가 적지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와 홍콩, 말레이시아가 ESG 정보 공개에 적극적이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세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S-Ray는 어떤 것인가?

"특정 데이터 포인트가 주식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아라베스크파트너스가 정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가령 코카콜라가 물 사용량을 줄이는 데 적극적이다. 10년 전부터 이런 작업을 해왔다. 이런 점을 캐치하여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이 금융시장에 바로 시사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이런 걸 조정하는 걸 아라베스크가 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은 몇 개가 속해 있나?

"한국 기업은 90개 정도가 속해 있다. 또한, 한국에서 CSR 관련해 긍정적 소식을 전하는 기업이 점수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은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기업이 많다. S-Ray를 활용하여 아시아에서 어떤 점을 잘못하는지를 분석해서 대응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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