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그 켈 아라베스크파트너 부회장. /아라베스크파트너스 제공

[게오르그 켈 아라베스크파트너 부회장]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정보의 속도로 인해, 우리 인류는 그 어느 세대보다 세계화, 네크워크화 되어 있는 하이퍼-투명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테크놀로지 혁신을 통한 빅데이터의 활용은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켰다. 기업 활동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보혁명, 인터넷과 빅데이터의 시대는 기업 활동의 전 분야에 변화를 가져왔는데, 특히 세계 자본 시장이 환경보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회적인 혜택을 더 많은 이해 당사자와 공유하며, 보편적이고 인류적인 관점에서 인권의 강화를 가져오는 등의 변화를 빠르게 확산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기업은 기후 변화, 자원 고갈과 같은 환경 문제 외에 인류가 직면한 많은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동반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류 보편 가치를 존중하고, 환경을 보호하고, 비윤리적인 편법 경영과 부정 부패를 지양하는 책임 있는 기업 시민보다, 안타깝게도 막강한 기술력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단기적인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오용하는 기업이 아직도 많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많은 기업들은 대기·해양 오염이 자신들의 수익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노동자는 단순히 줄여야 하는 비용으로 생각하고,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비윤리적인 행위가 정당화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필자는 시장 경제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 여 년간 새로운 기업 경영의 화두인 지속가능경영이 기업경영 패러다임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2000년 7월 약 50여 대기업을 바탕으로 출범한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는 2017년 현재 전 세계 140여개 국의 9,00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속가능경영 이니셔티브로 성장하였다. 이는 보다 많은 기업인들이 기업윤리와 지속가능경영을 바탕으로 기업의 이윤과 공공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성공적인 비지니스로 가는 길이다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2004년 국제금융공사, 'UN Global Compact' 등이 '후 캐어 윈'(Who Cares Win) 보고서를 통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하였을 때, 이 사안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UN을 중심으로 책임투자원칙(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2006년 창립하였을 때 비로서 선구적 투자자들이 ESG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0여년이 지난 2017년 PRI는 62조 달러(약 6경9,799조6,000억 원)의 자산을 소유 혹은 관리하는 전 세계 1,600여 투자자, 자산운영기관, 투자자문회사들이 회원으로서 참여하고 있다. 또한, 미국 사회챔임투자포럼은 ESG 정보를 투자 시에 활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이 2012년과 2014년 사이에 60% 이상 증가하였으며, 현재 22조 달러가 지속가능전략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또한, 2015년 미국 CFA연구소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중  75%가량의 CFA 애널리스트들이 투자 분석 시 ESG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지속가능성은 거부할 수 없는 세계 자본주의의 트렌드가 되었고, 이를 위해, 지난 20여 년간 기업과 금융기관만이 아니라, 정책 전문가, 국제기구, 학계, 시민사회, 소비자,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지속가능성의 확장을 위해 현실적이면서도 진보적인 기업정책을 요구하고, 지속가능소비를 통해 윤리적인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필자는 이 모두를 S-세대, 즉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세대)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점진적인 개혁, 조용한 혁명을 통해서 시장경제를 변혁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ESG 정보의 공개 패러다임 역시 중요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여 년 전 기업의 인권, 탄소배출량, 부정부패 등의 정보를 가늠할 수 있는 지수는 거의 전무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02년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가 ESG 관련 사안 평가 지수를 개발하였다. 물론 2011년까지도 S&P 500 기업 중 20%만이 투자자와 이해당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형식으로 ESG 정보를 공개하였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인 2016년에는 S&P 500 기업의 80%가량이 ESG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 들 중 1/3은 제삼자에 의해서 검증받고 있다. 전 세계 증권거래소와 금융위원회 등에서 ESG 정보 공개를 제도화함으로써 ESG 데이터량이 재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뉴욕 '글로벌 이니셔티브 포 서스테이너빌리티 래이팅'(Global Initiative for Sustainability Ratings)에 의하면 약 120여 개의 지속가능전문기관에서 500여 개의 기업의 ESG 정보를 투자자와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금융전문가와 투자자들이 ESG 정보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개선해야 할 것이 있다. ESG 데이터 질이 더욱 향상되어야 하고, 수치화해 손쉽게 비교, 분석할 수 있는 통일성 있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전 세계 수천여 개 대기업의 지속가능경영성과에 대해서 누구나 손쉽게 모니터할 수 있도록 한 에스-레이(S-Ray)는 기업의 지속성에 관한 수많은 데이터를 손쉽게 한곳에서 모니터할 수 있게 함으로서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지속가능성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20세기 초에 X-Ray가 의학계의 발전에 미친 영향에 영감을 받아 지속가능성의 X-Ray라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S-Ray는 금융 전문가와 투자자뿐 아니라 누구나 쉽게 기업의 수익률과 장기적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ESG 정보와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지속가능경영 플랫폼인 UN Global Compact 의 10대 원칙 준수에 관한 정보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이러한 지속가능경영 정보 접근성의 강화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지속가능경영 혹은 기업의 사회책임활동을 금융전문가와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ESG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투자가 금융권의 주류 투자 전략으로서 확산하고, 친환경적이며 투명하고 공정하고, 또한 모두를 배려하는 자본 시장으로의 전환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기술력은 인류 진화의 가장 근본적인 원천이다. 우리가 현재 보유한 기술 역량은 기업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마케팅 이면의 기업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기술력은 환경 보호, 사회적인 가치의 실현, 보편적인 인권 존중과 같은 사안을 기업이 어떻게 접하는 지에 대해서 집중 조명을 하면서 하이퍼 투명성의 시대로 전환을 돕고 있다. 기업의 지속성에 관한 움직임이 전 세계의 시장 경제를 움직이는 조용한 혁명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기술의 혁신을 통해서 금융 정보가 책임 있고 지속성 있는 기업의 활성화를 가져 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경영을 하는 기업에 투자가 활성화될 때 자본 시장의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을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에 기반한 원칙이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사회, 이것이 바로 필자가 살고 싶은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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