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비판 촛불집회 장면. /416세월호참사국민조사위원회 제공

3년만에 돌아온 세월호는 많이 낡아 있었다. 3년 동안 갇혀 있던 아이들은 아직 제대로 돌아오지 못했고, 지나간 세월이 무색하게 아이들은 여전히 18세 학생들로 남아 있다.

세월호 침몰 당시 배 안에는 '그대로 있으라'는 안내 방송이 울렸다. 배가 기우는 와중에도 방송을 믿고 그대로 있던 아이들은 배와 함께 바다에 침몰했다. 반면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구출했어야 할 선장은 가장 먼저 배를 탈출했다.

인양을 시작하고, 선체를 절단하고, 아이들을 찾는 지금. 모두는 아이들이 그 자리 그대로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학생들의 생존에 무관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 선장의 모습은 여러 기업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바로 소비자의 안전보다는 회사의 이익만 추구하는 모습이다.

대표적 사례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있다.

옥시 사태는 2011년 4월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사고가 접수되고부터 시작되었다. 그해 8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 추정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고. 11월에는 동물실험을 토대로 6개의 옥시 제품에서 유해성이 발견되어 제품이 회수 조치되었으며, 2012년에는 독성이 확인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더 충격적인 건 유해성 보고서가 조작되었었고, 이 회사가 보고서 조작을 위해 연구 교수에게 뒷돈을 지급했다는 것이었다.당시 옥시 보고서에 유해성이 없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던 교수는 2016년 9월 29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자사의 이익을 추구한 사례는 더 있다. 애슐리, 자연별곡 등 외식업체를 운영하던 이랜드파크는 올해 초 아르바이트생과 계약직 지원들의 임금체불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계약직 직원들은 계약 시 정했던 월 209시간을 초과하여 100시간 이상 더 근무했는데 이에 대한 추가 수당을 받지 못했다. 정규직 역시 20시간에 해당하는 연장근로 수당 밖에는 받지 못했다. 아르바이트생의 임금체불 금액은 83억7,200만 원에 달했다.

이랜드는 이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임금체불을 겪은 아르바이트생에게 해당 임금을 지불했다.

그런데 옥시와 이랜드는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매우 충실한 것처럼 알려졌는 기업이다.

옥시의 영국 본사 홈페이지를 보면 자사를 '모든 사람의 건강이 더 좋고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하자는 비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랜드도 경영이념으로 '바름, 나눔, 자람, 섬김'을 내세우고 있다. 그 세부 내용은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기 위해서 일한다', '돌아가더라도 바른 길을 가는 것이 지름길이다', '직장은 인생의 학교다', '만족한 고객이 최선의 광고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사건으로 두 기업은 모두 내세우는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CSR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기업 활동에 영향을 받거나 주는 직간접적 이해 관계자에 대한 법적, 경제적, 윤리적 책임을 감당하는 경영 기업’ 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사람들,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아르바이트생과 직원들. 이들은 기업이 한 번이라도 영향을 받을 사람들을 생각했다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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