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오 사무국장 / 촬영 : 윤성민 학생기자

[이승균 기자, 윤성민 학생기자] 사회책임투자 전문가를 찾을 때 이 사람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이종오 사무국장이다. 그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10년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각종 포럼과 세미나를 열어 사회책임투자의 필요성을 꾸준히 전파해왔다. 또, 국회의원들의 사회책임투자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촉진을 위한 입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법 개정안, 현재 국회 상임위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이 있다. 작년 5월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때에는 옥시에 투자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연기금에 대한 사회적 책무성을 공론화하기도 했다. 기자는 지난 19일 오후 5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삼성동 본사에서 이 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활발한 입법 지원 활동이 눈에 띕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지난 10년간, 포럼·세미나 개최를 통한 네트워킹 사업, 사회책임투자를 위한 정보제공 사업, 사회책임투자 입법 지원 사업 등을 해왔습니다. 여러 고유목적 사업이 있지만 입법 지원은 정관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합니다."

-사회책임투자 입법은 왜 지원하나?

"사회책임투자 입법 지원을 하는 것은 사회책임투자 관련 발의가 대중 이슈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사회책임투자는 관심 없는 주제입니다. 우리가 사회책임투자를 알리고 노력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법과 제도가 받혀야 합니다. 법과 제도, 인프라를 형성하여 공감대를 만들고 당연하다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은 그런 법과 제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의 주요 이슈를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도 펴고 있는데.

"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최초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옥시 투자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하여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국회를 자주 방문하시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의원들의 관심이 높은가요?

"사회책임투자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대중에게 이슈가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은 의원들의 관심이 적습니다. 국회에 출입한 지 3년 정도 되었는데 지속해서 상기시켜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성과는 어느 정도였나요?

"이목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이 ESG를 고려할 수 있고, 고려 정도, 고려 이유를 명시하라'는 입법 지원을 했는데 이게 여야와 보건복지부 측에서 반대했었습니다. 그래서 선언적 의미로 '공시할 수 있다'로 타협하여 통과했습니다. 이게 바탕이 되어서 현재 의무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법안이 조금 더 센 법안이 나올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거로 생각합니다

-법안은 변화하고 있지만 기업은 아직도 사회책임투자에 부정적인 시선인 것 같아요.

"부정적이라기 보다는 아직은 '메인 스트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성, ESG,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회사의 DNA로 되어있지 않으면 힘들죠. 아직은 재무적인 측면만 고려하기 때문에 인식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기업에 부담이라는 논리입니다. 의원들도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무조건 막고 보는 면이 있습니다."

-실제 비재무적 정보 공시가 비용이 든다는 의견이 많은데 그렇다면 정말 비재무적 정보를 수집하는데 큰 비용이 드는가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정보를 모으는 건데 이때 타 부서의 협조가 없어서 힘들어합니다. 거버넌스가 제대로 되어 있어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만들 때 협조해주라고 한다면 편하겠죠, 하지만 아직은 대기업 내에서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분들, CSR 부분들이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지 못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사부나 재정 담당 부서에서 요구하는 자료면 바로 갖다 줄 텐데 지속가능경영, CSR팀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이건 최고경영자(CEO) 차원에서 팀을 밀어줘야 가능한 부분인데 현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이 비재무 정보를 요구하면 기업도 사회책임투자를 신경 쓸 것 같은데요.

"요구가 느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전면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해외 진출한 대기업들은 그런 부분에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일반인 입장에서도 사회책임투자를 체감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할 것 같아요.

"한국예탁결제원에 증권포탈이 있는데 ESG 등급을 매겨놨습니다. 한국증권거래소의 경우는 직접 연동은 안 되어 있지만 클릭 몇 번이면 볼 수 있습니다. 차차 연동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같은 것도 연동해서 일반 시민들에게 볼 수 있게 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앞으로 5년 어떻게 전망하시고 무슨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외형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년 뒤에 이런 것이 자연스럽게 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회구성원들이 5년 후의 세계에 대한 목표 지점을 가지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미디어SR 독자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CSR 담당하는 언론인은 정치학자, 인문학자, 사회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회이슈를 포괄하고 있고, 이 부분에 굉장한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긍심을 갖고, 정치적 사회적 인문학적으로 하나하나 주제를 살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아우르는 통섭형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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