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에너지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출처:http://tvo.org

지난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기후변화정책이었던 청정에너지계획(Clean Power Plan)을 무효로 하는 '에너지 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연방정부의 탄소 배출 규제를 해제하는 행정조치로, 오바마정부와의 차별화 행보다.

청정에너지계획은 오바마정부의 핵심 기후변화 대책이었다. 핵심은 미국에 있는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애초 목표였던 32%에서 30%로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을 22%에서 28%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미국 각 주 정부는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실행 계획서를 작성하여 미 환경보호청(EPA)에 제출해야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에서 진행된 청정에너지계획 발표에서, "우리의 미래와 미래 세대에 기후변화만큼 중대한 위협이 되는 도전은 없다"고 강조했었다. 그는 이어 "전례 없는 이번 탄소 배출량 감축 대책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그동안 취한 조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미 너무나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지금 당장 바로잡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되돌리기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지난해 9월에는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파리기후협약 비준안을 유엔에 제출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기후변화 대책에 회의적이었다. 그는 "미국의 파리협정 가입을 파기할 것이며, 모든 기후변화 관련 유엔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분담금을 취소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관련 국제협력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었다. 또한, 당선 이후에도 환경정책을 주도하는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반환경주의자인 스콧 프루이트를 임명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이산화탄소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트럼프가 기후변화 정책에 회의적인 이유는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행정명령에서도 "석탄과의 전쟁을 그만둘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트럼프의 행보에 회의적이다. 제너럴 일렉트로닉(GE) CEO인 제프 이멜트는 사내 블로그에 "행정명령이 기후변화가 실제적이고, 전 세계적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GE의 믿음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하며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비판했다.

또한 미국 최대 석탄 채굴 회사인 머레이에너지(ME)의 회장 로버트 머레이는 2014년 진행된 '플래츠 석탄 마케팅 데이(Platts Coal Markteting Days) 컨퍼런스'에서 오바마정부의 환경 정책을 비판하는 석탄 산업 종사자들에게 "석탄산업이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면 당신은 비즈니스를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마약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석탄산업의 전망에 대해 비관했었다.

미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한 테슬라도 전기차 개발, 솔라루프(Solar Roof) 등 태양광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하고 있고, 애플 역시 작년 세계 최대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여 친환경 사옥과 데이터센터 건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주주 행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환경적 책임을 촉구하는 비영리 기관인 '애스유소우(As You Sow)'에 따르면, 책임투자 주주들도 '기후변화 적응 보고서를 작성하라'을 요구하면서 '기후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자원 카테고리별로 수량화하여 보고하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 책임투자자가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와중에 트럼프의 반환경 정책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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