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가득한 방만들기' 사업을 위한 업무 청약을 맺고 있는 모습. / 출처 : 강동구청

서울 강동구에서 반지하 가구 일조권 확보를 위한 '햇살 가득한 방만들기' 사업을 한다. 강동구,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건설기술업체 (주)엔엘에스가 업무 청약을 맺어 탄생한 이번 햇살 복지 사업은 반지하 거주 저소득가구에 200만 원 상당의 자연채광장치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반지하 거주자들의 주거 복지를 향상하기 위한 것이다.

자연채광장치는 위에서 내리쬐는 태양 빛을 거울로 받은 후, 그 위에 설치된 반사경을 통해 맞은편 건물의 반지하 방으로 반사하는 구조이다. 단순한 구조이지만, 햇빛의 움직임에 따라 거울이 움직여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햇빛을 전달해 효율적이다.

자연채광장치로 어두웠던 방에 빛이 비치고 있는 모습 / 출처 : 강동구청

강동구는 우선 시범적으로 강동구 둔촌2동에 거주 중인 홀몸어르신 댁에 첫 자연채광장치를 설치했다. 수혜자 심 모 할머니는 “그동안 햇볕이 전혀 없어 온종일 어둡고, 벽지에 곰팡이가 생길 정도로 집이 습해 우울했는데 환한 방을 보니 마음마저 밝아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면 햇빛이 비치니까 일단 좋고 형광등을 켜고 있지 않아도 모두 보여 좋다”며 채광장치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연채광장치는 단순히 반지하 방에 빛을 보낸다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거주자들을 햇빛에 노출해 건강을 증진하기 때문이다. 햇빛은 비타민 D의 합성에 관여한다. 따라서 충분한 햇빛을 쬐어주지 않으면 심근경색, 골다공증 등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거동이 어려운 노인의 경우, 집에 햇빛이 잘 들지 않으면 햇빛을 쐴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어 이런 질병에 걸리기가 쉽다. 햇빛은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 분비와도 관련이 있어 충분한 햇빛을 쬐는 것만으로도 우울감과 수면장애를 완화할 수 있다. 자연채광장치가 일조권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거주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도 증진하는 것이다.

강동구는 둔촌2동을 시작으로 '햇살 가득한 방만들기' 사업을 구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LH·SH공사와 함께 임대주택 내 반지하 거주 저소득가구를 발굴, 선정하고 ㈜엔엘에스에서 자연채광장치를 후원받아 무상 설치하고 유지할 계획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이번 사업으로 반지하에 거주하는 이웃들이 동등하게 햇볕을 누릴 권리를 갖게 될 것 같아 기쁘다”며 “무엇보다 민관협력으로 어려운 이웃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햇살사각지대를 발굴하고 해소하는 데 함께 힘쓰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