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르K / 출처: 루미르 공식 블로그

복잡한 문제에는 창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표준화에 중점을 뒀던 경영의 시대가 가져온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창조성을 증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CSR 목표를 세우는 방식은 혁신을 가져올 만한 도전적 목표를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의 창조성의 상당 부분은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보다는 더 많은 수익 창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창조성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는 광고산업이 소비중심의 라이프스타일로 내몰았다.

경영의 시대는 많은 측면에서 창조성의 악영향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지만, 마케팅의 시대는 창조성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역할을 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서 전기의 혜택을 받는 인구는 29%에 불과하다. 로리 스테어(Rory Stear)는 자급자족 전기의 잠재성을 깨달았고 프리플레이 에너지 그룹(Freeplay Energy Group)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자가발전 전등, 랜턴 등을 보급했다. 또 전기가 필요 없는 태아심장 감시기를 개발하여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유아 사망률을 낮추는 데 일조하였다. 이런 사회적 기업가들은 사회문제에 대처하고 변화를 가져오는 혁신적인 해법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창조성이 변화를 위한 원동력임을 입증하였다. 한국에도 변화를 위해 창조성을 발휘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루미르’는 LED 램프를 판매하는 2014년에 설립된 소셜 벤처이다. 루미르는 라틴어로 빛을 의미하는 ‘Lumi’와 세상을 의미하는 ‘Mir’를 합한 뜻으로 세상을 밝히자는 가치를 가진 기업이다. 박제환 루미르 대표는 인도 여행을 하던 도중 많은 가정이 밤에 집안일과 공부를 촛불에 의지하고 있는 등 개발도상국의 심각한 정적 문제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루미르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루미르의 제품은 작은 양초에 불을 붙이면 제품 상단의 LED가 켜지는 방식이다. 열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제벡 효과(Seebeck effect)를 응용해 촛불의 열로 LED를 작동시키는 원리이다. 시중의 태양광을 이용한 제품과는 달리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현재 루미르에는 ‘루미르C’와 ‘루미르K’ 두 제품이 있다. 루미르C는 선진국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다. 개발도상국에 보급하기에는 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어 저가형 모델인 루미르K를 개발했다. 루미르K는 빛 부족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활동하는 NGO들과의 파트너쉽을 통해 이윤 없이 판매할 예정이다. 루미르K는 현지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등유나 폐식용유를 열원으로 하며 기존 대비 최대 80%의 연료를 아낄 수 있다고 한다. 또 연료가 타면서 생기는 블랙카본 발생을 최대 88% 감소한다고 루미르 측은 밝혔다.

최근 루미르는 ‘하이서울 우수 상품브랜드’, ‘LG 소셜펀드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선정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프로그램의 최종 파트너로 선발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코이카 CTC 프로그램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스타트업 및 초보기업의 공적개발원조 참여를 유도하여 글로벌 창업을 지원하고자 2015년 출범한 프로그램이다. 루미르는 ‘열전발전 램프 개발 및 보급사업’에 선정되어 2017년부터 1년 동안 진행한다.  현재 루미르는 인도의 BeingGreen, 필리핀의 iiee등 4개국 7개 현지 NGO와 협업하고 있으며 필드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의 NGO 단체 와하나비시에서는 보르네오 섬, 빠뿌아 등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가정에 보급사업을 도와줄 예정이다. 박제환 대표는 “세상에 가치를 줄 때 더 훌륭한 인재와 더 많은 고객이 공감하고 이를 통해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코스리 출판 번역서 <책임의 시대>를 정리 &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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