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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보상신청을 마감했다. 옥시는 16년 5월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를 두 차례 실시했다. 그리고 8월부터 피해자 보상신청을 받았다. 지난달 31일 마감한 보상신청은 1, 2차 조사에서 1, 2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2011년 4월부터 알려진 사건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추정되는 잇단 사망사건이 발생했고, 그해 8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중간보고를 발표했다. 11월에는 동물실험결과를 토대로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6가지 제품의 위해성이 발견되어 회수 조치되었다. 다음 해인 2012년 2월에는 동물실험을 토대로 독성이 확인되었다는 발표가 났다.

하지만, 위해성 제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이 수 천만 원에 그쳤다. 또한, 2012년에는 위해성이 입증되었음에도 안전하다는 허위 표시를 했다는 이유로 옥시와 이하 판매처 4곳에 5,200만 원의 과징금 부여만 있었다는 논란이 있었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유사한 사건은 또 있다. 2013년에 있었던 데톨 3n1 주방 세제 사건이다. 데톨은 옥시의 항균 브랜드명이다. 당시, 한국소비자원은 데톨의 3n1 주방 세제 제품이 1종 세제 기준(6.0~10.5)에 미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옥시 측에 자발적 회수를 권고했다. 이후, 데톨은 소비자원의 권고를 수용하여 전량 회수 및 환불조치를 시행했다.

당시 문제가 된 제품은 대한의사협회(이하 협회)의 추천마크를 받아 소비자 신뢰를 했던 제품이었다. 하지만, 소비자원의 발표 이후 협회의 추천마크에 대한 양측 간의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데톨 측이 협회에 판매수익 일부를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추천마크를 받는 내용이었다. 옥시는 제품 판매 수익의 5%를 협회 측에 제공했고, 협회는 추천마크를 제공한 9년 동안 21억 상당의 금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문제가 커지자 협회는 데톨 측에 제공하던 협회의 추천마크를 사용을 철회한다는 발표를 했다. 또한, 사태에 대한 반박문도 발표했다. 반박문의 내용은 데톨 측으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손 씻기, 불우이웃 돕기 등 공익사업을 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인증 없이 마크를 제공했다는 비난과 돈을 주고 추천마크를 샀다는 비난으로 양측에게 가해진 이미지 타격은 어쩔 수 없었다.

두 사건이 문제가 되는 건, 가습기 살균제와 주방 세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원이 발표한 주방 세제 관련 발표문은 이렇다. “주방 세제뿐만 아니라 손에도 사용 가능하다고 표기하고 있으나, 제품 원액의 pH가 평균치보다 지나치게 낮다. 충분히 씻어내지 않으면 손·피부 민감도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에서도 피해사례 신청 건수는 1,500명을 넘었다.

CSR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기업 활동에 영향을 받거나 주는 직간접적 이해 관계자에 대한 법적, 경제적, 윤리적 책임을 감당하는 경영 기업’ 즉, 기업 경영에서 있어서 사회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줄이고,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글로벌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는 포장 지침을 발표했다. 불필요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지침은 세 가지 목표를 담고 있다. ‘지속 가능한 자원의 사용’, ‘포장 디자인 최적화’, ‘재활용 쉽게 만들기’가 그것이다.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줄이고, 최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다는 취지다. 경영에 있어서 환경을 생각하는 CSR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CSR을 악용하는 기법의 하나는 그린워싱이다. 이는 영어단어인 Green과 Whitewashing의 합성어이다. 친환경 기업이 아님에도, 친환경을 이미지를 선보이는 기업을 비판하는 단어이다. 데톨의 협회 인증마크는 그린워싱의 대표적 사례다. 검증된 인증 없이, 돈으로 이루어진 거래이기 때문이다. 협회의 추천마크를 통해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이 선뜻 제품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린워싱은 옥시 사태의 전조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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