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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령화 흐름에서 일본은 단연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비율은 2015년 기준 26.7%로 국민 4명당 1명이 노인인 셈이다. 고령화는 앞으로도 계속돼 2035년에는 3명당 1명이 2060년에는 2.5명당 1명이 노인이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일본 기업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첫 번째는 노인을 직원으로 고용하는 것, 또 하나는 노인 소비층을 공략하는 것이다. 퇴직 후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12년 “노인고용 안정화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노령자의 취업촉진을 위해서다. 그 결과 65세까지 피고용인을 고용하는 기업의 수가 증가했다.

기업도 나서고 있다. 주류 제조회사 산토리홀딩스는 지난 2013년 정년퇴직을 65세로 연장했다. 기존에 60세 기준으로 1년간 체결하는 재고용 계약에서 65세까지 나이를 연장하였고 임금은 개인의 업무 능력과 경험에 기반하여 60세 당시 임금의 60~70%를 차등 지급하는 형태로 전환했다. 일본의 자동차 및 부품, 모터사이클 제조회사 혼다는 2016년부터 직원들을 65세까지 재고용, 원래 임금의 80%를 지급할 것이라 밝혔다.

몇몇 기업들 사이에서 두 가지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첫째는 기업에서 정년을 폐지하여 개인이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 둘째는 직원을 가능한 오랫동안 고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본의 여행사 클럽 투어리즘 인터내셔널 역시 자국 내 패키지여행 상품에 여행 안내자로 노인을 적극 고용하고 있다. 여행사의 주 고객층은 비교적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퇴직자이다. 같은 노인으로서 노인의 요구 사항을 충분히 이해하며 세심하게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기 넘치는 노인을 고용함으로써 고객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정년을 채운 직원들을 다시 고용해서 그들이 쌓은 전문 지식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파나소닉 자회사 파나소닉 엑셀 스태프는 모회사인 파나소닉에서 근무하며 노하우를 쌓은 직원들이 정년이 되어 퇴직하면 자회사 측에 비정규직으로 재고용한다. 직원들은 경영 지원, 직원 관리 및 시스템, 공장 운영, ISO인증, 소프트웨어 개발 그리고 품질보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게 된다. 도요타 소유의 자회사 도요타 프로덕션 컨설팅은 비정규직 고용을 늘리고 채용사업을 확대했다. 과거 도요타 직원들은 업무 필요에 따라 비정규직으로 자회사에 재고용되었다. 자회사 도요타에서 근무하면서 쌓은 다양한 지식과 향상 수단을 기반으로 이들은 세미나, 교육, 컨설팅 업무를 맡는다.

일본의 시니어어카운팅&파이낸스는 해외 금융 및 회계 업무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노인을 고용하여 임시직으로 채용한다. 대개 핵심 인력의 경우 은퇴하기 전에 주로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금융 및 회계 업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는데 이를 충분히 활용했다. 노인은 정직원의 형태로 고용되는 것보다 일반적으로 주 3~4회, 하루 4~5시간씩 일하는 형태로 고용된다.

소비자의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시장 역시 변화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사와 아사히 신문사 등 일본의 신문사들은 2000년경부터 신문의 글자 크기를 확대했다. 노인 인구수가 증가했고 신문 글자의 크기를 확대해달라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가정용품 제조업체인 카오는 지난 2012년 액티브시니어센터를 설립하여 자사의 전 제품의 가독성을 높이거나 적은 악력으로도 제품을 쉽게 여닫을 수 있게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시간이 충분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여행 및 취미생활 사업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많은 여행사들이 부유한 노인 고객층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일본여객철도와 서일본여객철도등 철도 회사들은 “오토나노큐지쯔클럽”과 같은 노년층을 위한 여행 클럽을 창단해 노인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오리엔탈랜드가 운영하는 도쿄 디즈니랜드와 테마파크도 손자, 손녀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오는 조부모를 위한 혜택과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다.

음향기기 제조업체 야마하는 기존 타깃인 어린이들이 아닌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 수업을 열고 있다. 어렸을 적 악기를 배우다가 그만둔 중˙장년층 중 다시 악기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 그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해당 수업에 참가하는 중˙장년층의 수 역시 느는 추세다.

노년층이 증가한 덕분에 건강 관련 시장도 활성화되었다. 많은 노년층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 이용하고자 한다. 특히 대다수 사람들이 식단관리를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자 한다. 지난 10년간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영양 보조제 시장은 상당한 성장을 이뤘다. 매일 스포츠 클럽이나 피트니스 클럽을 이용하는 노인의 수도 늘고 있다. 간병식 및 성인용 기저귀 시장 역시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삼시세끼 직접 챙겨먹기 어려운 노인을 위한 식사 배달 서비스도 증가하는 추세다.

75세 이상 간병이 필요한 노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본의 철강사 JFE스틸은 간병휴가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일본 글로벌 무역 종합상사 미쯔이는 자택에서 컴퓨터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하여 자택에서 야근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 일본 전기기기를 중심으로 하는 기계 종합 제조회사 히타치는 직원들에게 임금의 50%에 달하는 유상 간병휴가를 최대 1년까지 지원한다. 파나소닉은 새롭게 금융 시스템을 도입하여 총한도 3백만 엔 내에서 직원들에게 간병 비용으로 최대 9만 엔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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