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인클루시브 비즈니스의 의미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는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먼저, 인클루시브 스타트업(Inclusive Activities라 주로 쓰이지만, '사회적 기업의 활동'을 의미하기에, Inclusive Start-up으로 표현하고자 함)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소셜벤처를 의미한다. 아직 재무적으로 탄탄하고 규모적으로 확대되진 못했지만, 잠재력이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는 이들은 인클루시브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기대주'(rising star) 또는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라 할 수 있다.

 인클루시브 이니셔티브(Inclusive Initiatives)란 주로 대기업이 펼치는 인클루시브 지향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분야의 다양한 활동을 의미한다. 가치 사슬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진행되기보다는, 일정한 시작과 끝의 기간을 갖춘 '프로젝트' 형식으로 기업이 할 수 있는 인클루시브란 무엇인가를 탐색하고, 일정한 성과에 도전한다. 코카콜라, 비자카드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인클루시브 비즈니스 지도'를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어가고 있다.

마지막은 인클루시브 비즈니스(Inclusive Business)이다. 스타트업 단계를 넘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점을 넘어서서, 해당 모델이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그 자체(inclusive as core business)로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수준으로 나선 많은 기업 중에 이번 포럼에는 노보자임스(Novozymes)케네머푸드(Kennemer Foods)가 참여해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나눠주었다. 이 기업들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다시 다룰 것이다.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는 왜 주목해야 할까? 스스로도 명확하지 않았던 이유를 이번 포럼에서 발견한 것이 이번 포럼 참석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수확이었다. 실마리는 Monitor Deloite의 Specialist Leader on Social Impact로 있는 Robert de Jongh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Inclusive Business is like a Trojan Horse!


Robert는 앞으로 등장할 미래 기업사회의 모습이 현재의 전통적인 기업사회의 모습에 잠입한 '트로이 목마'(Trojan Horse)라고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를 설명한다. 최초 개발협력의 이슈와 빈곤퇴치/경제적 불평등의 문제에서 시작되었지만, 이러한 접근을 통해 기업은 미래의 비즈니스 환경과 사회의 요구는 무엇인지를 먼저 통찰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체질과 내외부의 환경을 혁신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를 잡게 된다는 뜻이다.

과연 사회경제적인 문제가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의심이 많은 상황에서, 작지만 조그맣게 성과를 보고, 새로운 가치창출과 새로운 시장 및 고객개발의 기회로 연계될 기회를 갖게 된다. 이것이 바로 긍정적인 의미로 기업 내부에 침투한 '트로이 목마'로서 인쿨르시브 비즈니스가 갖는 의미이다.

Robert는 포춘 500대 기업을 분석한 자료를 설명하며, 이 중 3%만이 진정한 기업사회혁신으로서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하고, 다른 33%는 최소한 특정한 social impact를 내재화한 기업이라고 말하며, 많은 기업이 놀라운 속도로 '트로이 목마'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트로이 목마'와 비슷한 비유로 '백신' 예방접종을 떠올려도 좋다. 추운 겨울이 오면 독감백신을 찾듯, 전 세계가 저성장 저금리 등의 전대미문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시대에, 밀레니얼 세대와 같은 사회적인 의식이 자신의 의사결정 주요한 기준이 되는 인구변화와 더불어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백신 접종을 요구되고 있다. 이를 깨달은 스마트한 기업들은 '자선'이 아닌, 기업의 지속 가능한 생존과 영속을 위해 빠른 속도로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트로이 목마'의 비밀을 깨달은 한국 기업들은 얼마나 많을까?

이번 포럼에서 나는 '고소득 국가에서의 인클루시브 비즈니스' 세션에 참여해 한국에서의 인클루시브 비즈니스에 대한 흐름과 전망, 그리고 도전과제 등을 나누었다. 아시아개발은행의 최근 자료를 보니, 한국의 인클루시브 스타트업(Inclusive Activities)가 Few(거의 없음), 인클루시브 이니셔티브(Inclusive Initiative)는 Some(약간)이라고 나와 있는데, 사실 한국에 '인클루시브형' 사회적기업은 이제 어느 정도(Some or Medium)라고 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또한, 한국은 인클루시브 스타트업(사회적 기업 및 소셜벤처)과 인클루시브 이니셔티브(기업의 CSR 또는 CSV 활동)가 '쌍끌이' 힘으로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모델로 나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을 단계로 나눠본다면, 1단계에서는 사회적 기업/소셜벤처가 대기업과 콜라보 또는 공동 R&D 등을 진행한다. KAKAO가 최근 시작한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는 지역의 소규모 생산자 및 독립 아티스트, 디자인 제품 기반의 소셜벤처와 소비자를 연결해 가치창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랜드 그룹 역시 소셜벤처 (주)바이맘과 '코코몽 캐릭터 룸텐트'(참조: 거꾸로 가는 혁신 Reverse Innovation)를 출시한 바 있다.

2단계는 기업벤처캐피털이 직접 사회적 기업/소셜벤처에 투자가 되어, 더욱 긴밀하고 유기적인 연계가 진행된다. 대표적인 예가 전 세계적인 임팩트비즈니스 인증 B Corp(비코퍼레이션) 인증을 받은 쏘카(SOCAR)가 2015년 11월 SK그룹으로부터 590억 원 가량을 투자받은 사례다. 3단계는 인수합병(M&A)의 단계로 본격적인 인클루시브 비즈니스모델로 나아가는데, MYSC가 초기 임팩트투자를 했던 소셜벤처 (주)우주(Woozoo)가 또 다른 스타트업그룹에 합류한 사례 또는 사회적 기업으로는 최초로 2016년 주식공개(IPO)를 추진하는 제너렐바이오(General Bio) 사례가 앞으로 주목된다.

이번 아시아 인클루시브비즈니스 포럼 참석은 내게 지난 몇 년간 계속됐던 많은 관점이 잘 통합되고, 외부의 전문가들이 가진 다양한 통찰과 인사이트를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던 시간이었다. 2011년 <넥스트마켓>이란 책의 감수와 해제를 통해 처음으로 '인클루시브 비즈니스'의 전망을 했을 때, 이런 규모와 속도로 인클루시브 비즈니스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발전할지는 상상할 수 없었다. 2013년 UNDP 주관으로 일본에서 열린 '인클루시브 비즈니스 컨퍼런스'에 참여할 때만 해도, 일본의 사례가 신기하기만 했지, 이런 관점이 '과연 한국에서도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사회혁신 컨설팅-임팩트투자 MYSC에서 일하면서 듣고 보고 경험한 것과 이번 2016년 아시아 인클루시브비즈니스 포럼에서의 다양한 업데이트는 내게 다시금 새로운 질문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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