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1일 사회성과연계보상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선 목표는 62개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 생활하는 100명 내외의 경증 지적장애 아동과 경계선급지능 아동의 지능 및 사회적응력 향상이다. 이로서 사회성과연계채권(SIB, Social Impact Bond)가 시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사회성과연계채권(SIB, Social Impact Bond) 사업은 민간의 투자로 이뤄진 사회사업의 성과를 공공이 구매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사회서비스는 공공의 지원금을 받은 수행기관을 통해 제공되었다. 사회성과연계채권사업은 이와는 다르다. 투자자가 사회서비스 수행기관에 우선 투자를 하고, 이를 통해 수행기관이 사회서비스를 진행한 후, 제삼자가 이 서비스를 평가하면 그 성과를 공공이 구매한다. 사회서비스의 성과에 따라 투자자의 성과를 산정하기 때문에 투자 원금 손실이 있거나 원금에 더해 인센티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사회성과연계채권사업의 도입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난 2014년 9월 서울시의회는 당시 추진되던 사회성과연계채권 사업의 도입에 제동을 건 바 있다. 그룹홈 등 부모의 보호 밖에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지능검사 등에서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고,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이 이미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와 사회성과연계보상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14년 11월 한국사회투자와의 양해각서를 해지해 특혜 시비를 없애고 아동 지능검사 시 친권자의 동의를 추가해 인권침해 소지를 없애는 등 일부 내용을 수정해 ‘공동생활가정 아동교육 사회성과보상사업 동의안’을 다시 제출, 올해 4월 23일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현재 서울시는 보상사업에 대한 종합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할 총괄운영 기관을 선정하기위해 6월 1일부터 15일까지 공모를 실시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운영기관은 투자자와 수행기관을 직접 선정, 앞으로 3년간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경계선급 및 경증지적장애(지능지수 64 ~ 84) 아동들을 대상으로 지능 및 사회적응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프로그램 종료 후 웩슬러 지능검사, 교사평가척도, 사회적기술평가척도 등을 이용해 대상 아동 100명의 지능지수 및 사회적응력을 검사 평가를 하고 100명 중 경계선급지능 아동의 지능이 정상 수준으로 개선되는 비율이 10% 이하면 100% 원금 손실을 43% 이상이면 원금에 더해 약 3억의 성과보수를 받게 된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이 성공할 경우 소외 아동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뿐 아니라 방치되었을 경우 일생에 걸쳐 발생할 사회적 비용도 사전에 예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가 추산한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는 약 37억 원이다. 사회성과연계 보상사업을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더 많은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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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서울시는 이번 보상사업이 장기적으로 예산 사용의 효과성, 효율성을 극대화해 사업의 리스크 없이 더 많은 공공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가정폭력 예방사업,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사업, 노숙인 자립지원 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김상철 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SIB가 그저 수많은 금융상품 중 하나이며 SIB가 일종의 성과 기준이 될 경우 금융상품으로서 실패한 사회 정책의 대상은 오히려 사회정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사회성과보상사업 담당 이수연 주무관은 코스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 사업은 기존 행정 예산으로 실행되는 모든 사업을 대체하는것이 아니라 기존 행정예산으로 소화하지 못하거나 예산이 편성되기 어려운 사업들을 보완하는 차원으로 시행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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