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글로벌 CSR 사업단 이장희 단장

[최보연 기자] 14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5 대한민국 CSR 국제컨퍼런스’가 열렸다. 컨퍼런스의 패널로 발언한 국내외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전문가들은 저성장 시대의 해법으로 CSR을 꼽았다.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장희 코트라 글로벌 CSR사업단 단장이 ‘우리 기업을 위한 코트라의 글로벌 CSR 지원사업’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단장은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장희 단장은 “인도뿐 아니라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주요 교역국에서 CSR 의무 법제화나 사회적 책임 관련 조항을 만들어 외자기업의 CSR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는 2014년 기업법 개정을 통해 CSR 의무 법제화를 했다”며 “3개년 평균 순익의 최소 2%를 CSR 활동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자산규모 50억 루피(약 1000억원) 이상이거나 연 매출 100억 루피(약 2000억원) 이상, 순이익 5000만 루피(약 10억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CSR 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에 진출해야 하는 한국기업으로서는 CSR를 원활히 수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CSR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쉽지 않다. 이를 위해 코트란느 국내 기업의 글로벌 CSR활동을 3가지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첫째 자사 제품과 서비스 제공, 둘째 해외 기술학교 지원, 셋째 유휴장비 신흥국 이전 사업이다. 

첫째, 자사 제품과 서비스 제공 CSR활동 부분에서는 IZ FOG의 사례가 소개되었다. “국내 기업 IZ FOG는 미얀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수인성 전염병 지역에 방역연무기를 기부하는 CSR 활동을 펼쳐 현지 바이어들에게 제품 인지도를 높였고, 그 결과 미얀마, 오만, 알제리, 방글라데시에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이 단장은 “자사제품•서비스 제공 사업의 경우 국내 기업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부해 현지 사회문제 해결을 돕는 사업으로, 현지 기관, 바이어, 발주처 등과 네트워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지난해에 36개국에서 206개사와 83개 사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둘째, 이 단장은 “코트라는 해외 기술학교 운영도 지원하고 있다”며 “국내 기관•기업들이 보유한 기술 경험을 신흥국과 공유해 현지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발주처와 유대를 강화해 국내기업의 프로젝트 수주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지난해에만 27개국에서 76개사 46개 기술학교 운영 사업을 추진했다. 한국전력공사와 K-Water,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은 라오스, 캄보디아 등의 지역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송배전 기술, 상수도 운영기법, 건설기술 등을 공유하는 기술학교를 운영했다.

셋째 이단장은 “국내에서는 잘 이용되지 않지만 신흥국에서는 유용하게 쓰이는 연구 장비를 이전해서 현지 사업 시장을 넓히는 수단일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코트라는 2014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연구장비 11점을 미얀마 정보통신기술부 산하 기관에 이전하고 전자정부, 사이버보안 기술학교도 운영하였다. 이어 2015년엔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소방방재청,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과 협력하여 10개 산업을 추진할 예정에 있고 방재, 치안, 환경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높아지는 CSR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소비자, 투자가, NGO(비정부기구) 등 이해관계자들의 CSR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며 “CSR 활동이 기업의 매출과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글로벌 CSR 활동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덧붙여서 이 단장은 “CSR은 현지 지역사회 이해도에 따라 다르다”면서 “진정한 CSR 활동도 지역전문가 육성 없이는 제대로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CJ를 사례로 들며 지역전문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CJ가 인도네시아에서 바이오 사료 사업을 크게 하는데, 전분을 안정적으로 수급 받기 어려워지자 현지 지역 주민과 함께 재료를 만들기로 한 것. 여기에서 빛을 발한 것이 CJ와 현지 주정부당국사이의 신뢰를 형성해낸 지역전문가의 역할이었다. “주정부가 땅을 대주고 투자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CJ 현지 지역전문가가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단장은 코트라와 협력해 글로벌 CSR 활동을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기업은 자원과 시간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면서 “CSR을 기업 스스로 하려 하지 말고 여러 기관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트라는 83개 나라에 무역 관을 두고 있고, 수교를 맺기 전부터 현지에 나가 있어 현지 상황을 잘 알고 있고,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코트라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CSR 사업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단장은 “코트라의 글로벌 CSR 추진 방향은 민간개발원조(PDA)로서 중소기업의 CSR를 지원하고 공적개발원조(ODA)로서 신흥국에 한국의 개발 경험을 공유하는 형태”라며 “우리기업 진출이 많은 신흥국과 중국 등 16개국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CSR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흥시장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장희 코트라 글로벌 CSR사업단 단장은 “인도네시아는 평균연령 30세에 석탄, 천연가스, 커피 등이 풍부한 자원대국”이라며 “인도네시아는 경제 성장의 가능성과 함께 국가 인프라 건설 기회 등의 분야에서 CSR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CSR을 추진할 때 인도네시아 정부와 주재국 정부에 주목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기업이 해외에서 CSR을 잘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으로는 “예산 제약이 있기 때문에 지역과 국가에서 원하는 이슈를 찾아서 거기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