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민 기자] 영화 섹스앤더시티의 주인공 캐리가 살던 뉴욕에는 갤러리를 포함해 크고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다.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는 이 동네에 지난 13일, 특별한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이달 말까지 운영되는 이 팝업스토어의 이름은 “WastED”.

유명 요리사인 댄 바버는 자신의 레스토랑인 블루힐(Blue Hill Restaurant)에서 사용가치가 없어 버려지는 음식재료를 새로운 요리로 재탄생시켰다. ‘농장에서 식탁으로(Farms to Table)’라는 요리 철학을 가진 바버는 지식컨퍼런스 TED에서 지속가능한 생태 양식장에 대한 강연을 했으며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오른 바 있다.

바버의 이 도전에는 다섯 명의 유명 요리사가 동참한다. 설암으로 혀를 잘라내 미각을 잃었음에도 최고의 요리사 상을 받은 그랜트 애커츠, 프랑스 요리의 거장 알랭 뒤카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대니 보윈, 천재 요리사 마리오 바탈리, 미국내 유일한 여성 미슐랭 2스타 보유자 도미니크 크렌 모두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타 요리사들이다. 이들은 요리 재료로 외면되는 두꺼운 야채 줄기나 과일 껍질, 생선 뼈 등을 주재료로 사용하여 새로운 메뉴들을 개발했다.

바버의 프로젝트는 요리사뿐 아니라 가정에서 버려지는 식재료에 대한 실험적 시도다. 바버는 요리사로서의 전문기술과 창의력을 이용해 사람들이 ‘식재료’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을 맛있고 매력적인 요리로 변화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당근이나 오이 피클의 꼭지부분, 내장, 생선 뼈 등 너무나 당연하게 음식물 쓰레기로 여겨지는 이것들을 요리로 재창조 할 수 있을까?

바버와 함께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기로 한 스타 셰프들은 케일 줄기를 이용한 야채 스튜와 야채즙을 짜고 남은 찌꺼기로 만든 야채버거, 홍어 지느러미 튀김, 훈제연어의 혈통(훈제연어의 회색 부분으로 요리에서 잘 쓰이지 않음)을 이용한 요리와 절인 비트 뿌리를 이용한 요리 등 다양한 메뉴를 고안해냈다.

바버는 팝업스토어를 찾는 고객들이 단순히 식사를 즐기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메뉴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가정에서 매 끼니마다 찌꺼기로 버려지는 식재료의 양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하고 색다른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그는 팝업스토어가 성공을 할 경우, 요리사와 레스토랑이 요리 문화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지속가능한 레스토랑 연합(Sustainable Restaurants Association, SRA)은 영국의 레스토랑이 연간 생산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21톤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영국 가정에서 끼니 당 배출되는 평균 음식물 쓰레기 양의 5배에 이른다. 지속가능한 레스토랑 연합(SRA)은 “버리기엔 아깝다(Too Good To Waste)”라는 운동을 전개, 친환경 도시락을 공급해 남은 음식물을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http://www.sustainablebrands.com/news_and_views/waste_not/caitlin_kauffman/celebrity_chefs_taking_turns_cooking_unloved_ingredients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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