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이도은 객원연구원] 지난 27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4 대한민국 CSR 필름페스티벌이 열렸다. 지난 2012년 첫 선을 보인이래 3회째를 맞은 CSR 필름페스티벌에서는 처음으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Touch My CSR'이라는 주제로 유한킴벌리 대외협력팀 손승우 본부장, 아모레퍼시픽 CSV팀 김태우 매니저, 스타벅스 사회공헌팀 정효주 매니저, 미리내 운동본부 김기성 사무국장, 코스리 손동영 소장이 패널로 참석해 각 기업별 CSR 활동 상황을 공유하고 CSR의 실패와 성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토크콘서트는 개그맨이자 모발나눔콘서트(모나콘)를 통해 사회적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오종철 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주요내용을 이어서 전한다.

Q: 스타벅스는 2012년부터 필름페스티벌에 작품을 출품을 해왔는데 특별히 이런 활동들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이유가 있나?
정효주 매니저: 현재 스타벅스는 국내 63개 도시에 출점이 되어 있는데, 지역마다 각 매장에서 너무나도 열심히 봉사를 하는 바리스타 분들에게 작은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던 것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벤트를 하듯이 봉사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매장에서 항상 손님을 맞이하듯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직원들에게 어떻게 기쁨을 안겨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막상 찍으려고 하면 새삼스럽게 왜 그러나며 부끄러워들 한다. 인터뷰를 부탁하면 하기 싫다고도 한다. 오히려 이들의 진정성을 왜곡하지는 않을까, 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내가 사회공헌파트에 있으면서 이런 활동들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기록으로 남기면서 또다른 직원들이 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고, 동기부여가 되길 바라며 계속 만들고 있다.

Q: 영상을 제작할 때 NG도 많이 날 것 같다.
정효주 매니저: NG라기 보다는 편집을 좀 많이 한다.(웃음) 저희가 원하는 게 있다기보다는 평상시 모습을 담고 싶다.

Q: 다른 기업들도 영상 제작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얘기해 달라.
김기성 사무국장: 미리내 운동이라는 걸 시작한지 1년 6개월 밖에 안됐다. 커피 값을 다른 사람이 내주는 Suspended Coffee,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다른 아이에게 신발 한 켤레가 돌아가는 탐즈슈즈, 이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이러한 나눔 방식이 시장에서 확인이 됐고 확대 가능하다고 생각해 나눔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초반에 사회적인 관심을 받는 동시에 의심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비용을 미리 낸다는 게 어려운 일인데 혹시 가게 주인이 돈을 가져가지는 않을지 등. 이런 맹점들에 주목해 이성적으로 보면 사실 이 프로세스는 이루질 수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신뢰라는 것이 있지 않나. 이 영상을 본다면 그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 것이다.

우리가 언론에 관심을 많이 받으면서 거의 70~80편이 제작 및 방영이 됐는데 우리가 원하는 주요 개념이 잘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서 이번에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 참가자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해줘서 이들의 마음을 이 영상에 미리 내 준 것으로 본다. 미리내 운동은 기업들이 참여로 이뤄지고 있는데 여기 세 기업에서도 미리 내주는 것이 가능하다면 지역 내에서 퍼뜨리는 것을 우리가 해 주겠다. 기업들이 미리내 운동에 참여해 우리 이웃들을 더욱 더 발굴하고 보살펴서 결국 기업들에게도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두가 좋은 구조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태우 매니저: 서울 빛초롱 축제 관람객이 250만 명이었다. 외국인이 5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주말에 가본 사람들을 알겠지만 거의 압사하기 직전 상황이었다. 앞서 본 영상은 메이킹 영상이기 때문에 크레인을 동원해서 공병트리를 사전 설치했다. 하지만 250만 명에게 보여주기에는 너무 부족한 점들이 많았다. 왜냐하면 이 일을 세상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도 없었고 우리도 현장에서 조율해서 완성하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영상은 찍어 놓고 다시 며칠 밤을 새서 100%는 아니었지만 만족할 만한 조형물을 만들었다. 지난 11월 10일 5시에 빛초롱 축제에서 점등이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조형물을 촬영했다. 개인적으로 추산컨대 250만 명중에 100만 명은 저 조형물을 스마트 폰에 담아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친환경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호응과 관심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였다.

Q: 마지막으로 조직에 입장에서가 아닌 개인적으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손승우 본부장: 기업이 점점 성장하고 규모도 커지고 있는데 기업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도 엄청난 것 같다. 과거에 생겼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영역보다 점점 더 많은 영역에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것 같고 실제로 시민사회에서 기업에게 기대하는 수준도 높은 것 같다. 오랫동안 CSR 부문에서 일을 하며 느꼈던 점은 회사 내에서 고민하는 것 보다 시민사회와 같이 고민하고 같이 호흡하면서 우리 사회, 우리 시민, 소비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좀 더 현장에서 많이 느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 우리 사회에서 그 활동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 같이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느꼈다.

앞으로도 기업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이므로 CSR에 대한 필요성도 커질 것이라 생각하기에 담당자들이 하고 있는 업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3년 전에 우리사회에 도입되기 시작한 CSV가 CSR이라는 탄탄한 기반위에서 CSR과 함께 성장한다면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영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회공헌 영역, 환경영역, 윤리적인 영역에서 CSR을 고민해 왔다면 여기서 탄탄하게 기반을 갖추고 나서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해 고민을 한다면 CSR, CSV 영역이 어우러져서 한 단계 더 높은 영역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태우 매니저: 앞서 본 설문결과가 아모레 퍼시픽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보인다. 다른 기업들도 그렇겠지만 임직원들이 자원봉사를 하게 되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팀 단위 활동을 한다. 싫든, 좋든 팀이 함께하는 형태로 자원봉사가 이뤄지게 돼 있는데 그 비율에 비해서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 자발적인 것은 현재 비율로 보자면 9:1 정도? 팀 활동이 많은 편이다. 개인의 자발적인 동기로 인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적극 장려하고 싶지만 회사는 싫어한다. ‘왜 자발적으로 하는 걸 회사가 관리해 줘야 하나?’라는 입장을 보이는 사람들도 일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구성원이 자발적인 동기로 사회를 위해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은 그 기업이 지지를 해줘야하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회사의 방침과 약간 다르지만 한 명, 한 명의 생각과 사회를 위한 노력들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있어 가져야할 책임일 것이다.

그리고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설명 했듯이 여기 생수 페트병을 보면 페트라고 써져있고 밑에 보면 아주 작은 글씨로 라벨은 DP, 뚜껑은 HDP라고 적혀있다. 올바른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모두 분리해서 하길 바란다. 화장품 분리수거의 경우 우리 잘못이다. 고지를 하지 않았지만 본체는 유리고 뚜껑은 플라스틱인 경우 반납할 때 그대로 내지 말고 뚜껑은 플라스틱에 넣어주고 본체는 유리에 넣어서 분리수거를 해주었으면 한다. 이러한 작은 활동에 동참에 주는 것만으로도 환경을 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오늘 공병트리도 가져왔지만 빛초롱 축제에서 선보인 공병향초와 공병화분을 20~30개 가져왔다. 여성 참가자들은 행사 후 선착순으로 가져가길 바란다.

정효주 매니저: 개인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업무와 아예 연관이 없진 않지만 머그컵과 텀블러를 사용하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항상 텀블러를 지참할 수도 없고 커피를 갑자기 먹게 되었는데 머그컵과 텀블러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른 음료로 바꾸는 행동이 뒤따라 와야 한다. 가끔 이러한 약속을 깨기도 하지만 계속 실천하다보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CSR의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자기의 이기심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앞으로 10년, 20년 더 먹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하다보면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책을 앞으로 50년 동안 더 나오게 하려면 ‘나무를 더 심어야 겠다’, ‘도서관 더 만들어야 겠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 이런 인식에서부터 책임이 시작된다고 본다.

나처럼 머그컵과 텀블러를 사용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 고객이 올해만 12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 수치를 비용으로 계산하면 연간 3억이 넘는 비용이다. 3억이 넘는 비용으로 우리는 머그컵과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할인을 제공해 준다. 결국 순환이 되는 것이다. 기업도 결국 사람들이 모인 것이니 사람들이 각자 실천하려는 의지가 모여야지 CSR도 가능한 게 아닐까 싶다.

김기성 사무국장: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들은 우리가 일으켰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기업이 갈수록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는 과정에서 개개인들과 충분한 공론도 없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결국 모든 사람들이 깨닫게 된다. 생존을 위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이러한 활동들을 하길 바란다.

이런 나눔 활동이나 사회공헌 활동들, 특히 개인들의 활동에서 조차도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투자라는 마음까지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보험을 들 때 비용을 내는 것처럼 비용에 대한 직접적인 혜택은 받지 않더라도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과 같이 마치 사회적 보험처럼,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전달해 주는 습관들이 SNS채널을 통해 사회전반에 강력하게 전파되어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인류가 너와 나가 아닌 정말 한 가족, 한 몸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지금 개개인의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부터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음식을 남기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해야한다. 음식물 쓰레기가 심각한 고민거리면서 식사하고 절반 가까이 음식을 남기는, 이러한 이중적이 모습에서 탈피해 생활 속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의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손동영 소장: 오늘 행사에서 현장투표를 위해 40개 작품을 봤다. 88개의 작품이 출품이 됐는데 오늘 상영을 못한 다른 작품들도 대단히 훌륭하다. 누구나 기억을 많이 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제일모직의 ‘하티스트’라는 CSR 프로그램 영상에서는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는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기도 했다. 이런 좋은 작품들을 공유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고맙단 말을 하고 싶다. 출품하신 모든 기업들, 개인들에게 감사드린다.

[2014필름페스티벌] 토크콘서트 현장(1)
[2014필름페스티벌] 토크콘서트 현장(2)
[2014필름페스티벌] 토크콘서트 현장(3)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