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註 :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분야 전문가인 존 엘킹턴(John Elkington)이CSR 전문매체 그린비즈에 기고한 글을 번역했다.>

최근 나는 알파벳 A-Z로 시작하는 모든 경영경제용어를 살펴봤다. 그 가운데 R로 시작하는 단어가 꽤 있었고 그중 ‘Resilience’, 우리말로는 ‘회복력(복원력)’이란 단어가 눈에 띄었다.

나는 2006년 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본거지인 제네바 호수 근처에서 ‘기후’에 관해 대화를 나누던 중 이 ‘회복력’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당시 대화에 참여했던 한 유명한 컨설팅업체의 직원은 ‘회복력’을 ‘새로운 지속가능성’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나는 그 주장에 동의할 수 없었으며, 현재도 마찬가지다. 정확히 짚고가자면, 지속가능성이란 매우 큰 시스템환경(wider system conditions)을 의미한다. 반면 회복력은 이런 시스템이 흔들릴 때, 발생하는 변화에 잘 대처하는 역량을 의미한다.

회복력은 우리 스스로 초래하고 있는 경제, 도시, 기업의 문제를 얼마나 제대로 준비하는 가에 관련된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경제, 도시, 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속도에서 필요한 핵심요소 같은 것이다.

물론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구분하는 것에는 아직 많은 논란이 있다. 실제로 이런 논란들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기업 리더들은 이런 논란이 학계에서나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의 책 ‘Antifragile: Things That Gain from Disorder’에서 이야기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의 의미구분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데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역량이 있다면 그것은 ‘절망적인(파괴적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한 노력이다.

기업들의 회복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난해 록펠러재단의 회장 주디스 로딘(Judith Rodin)은 회복력에 관한 아젠다를 갖고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설문조사 제목은 ‘도시회복의 배당금(the resilience dividend:Managing Disruption, Avoiding Disaster, and Growing Stronger in an Unpredictable World)’ 이다.

회복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로딘은 “회복력을 갖추는 것은 긴급한 사회적, 경제적 이슈중 하나다. 우리는 언제든 파괴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사이버공격, 신종바이러스,구조적 파괴, 거대한 폭풍우, 민간인 소요사태, 경제공황, 환경파괴 등 다양한 파괴요소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로딘은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꼽았다.



  • 도시화(Urbanization): 인류의 회복과 관계가 깊은 자연생태계를 변형시킴

  • 기후변화(Climate change): 기후난민(기후변화에 따라 주거지를 잃고 강제이주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옥스퍼드 대학 노먼 마이어교수에 따르면 2050년까지 2억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의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음

  • 세계화(Globalization): 경제의 변덕성(취약성, 탄력성)을 자극하고 국가 혹은 지역정부의 힘을 약화시킴


로딘은 개인, 지역사회, 조직 각각에 의해 향상될 수 있는 회복력의 다섯 가지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회복력을 갖추려면 잘 알고(aware), 적응능력이 있어야하며(adaptive), 다양성(diverse)을 인정하고,통합적인 것(integrated)을 추구해야하며, 스스로를 규제(self-regulating)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회장 폴 아흘라이트너(Paul Achleitner)는 “스스로를 규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홍수에서부터 심각한 가뭄에 이르기까지 이런 극단적인 기후는 회복력에 관한 논쟁의 중요한 토픽이다. 환경분야 뿐 아니라 금융분야에서도 회복력 이슈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전략, 경영, 규칙들이 요구되고 있다.

나의 이런 모든 생각들은 도시계획전문가 피터 해드(Peter Head)의 Ecological Sequestration Trust(TEST) 회의에 참석했을 때 떠오른 것들을 정리한 것이다. 피터 해드가 운영하는 Ecological Sequestration Trust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오픈소스형식의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인간의 경제활동 및 생태활동을 통해 오가는 자원을 추적하고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해준다. 이를 위해 위성사진과 사회,경제, 환경, 정치 등 각 분야 데이터를 수집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새로운 리스크와 기회를 예상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수단들이 많아졌다. 특히 The Global Opportunity Report는 ‘기회’라는 키워드를 강조했으며 지난달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the World Economnic Forum’s Global Risks report)와 먼데이 모닝 글로벌(the Monday Morning Global Institute)이 발간한 자료에서도 같은 맥락의 글이 게재됐다.

‘기회’에 대한 관심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21개국 6000명 이상의 답변을 집계한 결과 “회복력에 대한 투자(Investments in Resilience)”가 상위 15위안에 꼽혔다. 더 놀라운 것은 상위 15개 가운데 14개 항목이 모두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의 실현을 위한 것이다. 회복력을 기회로 인식하는 것은 매우 훌륭한 출발이다. 그러나 어떻게 그 기회를 가져와 실행에 옮길 것인가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런 획기적인 도전들은 앞으로 시장에서 그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불확실(uncertainty)한 것 투성이인 현대사회에서 기업, 도시,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우리가 맞이할 변화와 격동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http://www.greenbiz.com/article/John-Elkington-resilience-new-sustainability-businesses-climate-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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