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비슷하겠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영역을 돌아봐도 뜻깊은 한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많은 기업들이 한단계 높은 수준의 CSR을 추구했고 열정과 참여로 실천에 나섰다. 미국의 CSR 전문매체 트리플펀딧(TriplePundit)의 필진이 정리한 2014년 10대 CSR 트렌드를 소개한다.

1. 셀피(selfies)
2014년은 셀피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계에서 붐을 이뤘다. 3월 2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진행자 엘런 드제너러스(Ellen DeGeneres)가 주위의 할리우드 스타들과 찍어 트위터에 올린 셀피는 엄청난 속도로 리트윗이 폭증했고, 트윗당 1달러를 기부키로 한 삼성은 나중에 300만달러를 세인트주드 병원(St. Jude)와 동물보호협회(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에 기부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 루미아 735를 출시했을 때 셀피 컬렉션(Selfie Collection)이란 온라인경매를 진행, 그 수익금을 국제아동상담전화(Children’s Helpline International)에 기부했다. ‘노메이크업 셀피’같은 풀뿌리운동이 벌어지기도했고, ‘HIV 샤워 셀피 챌린지’(HIV Shower Selfie Challenge)도 등장했다.

2. 폐기물 다시 쓰기
기업들은 쓰레기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포드하인즈는 토마토케첩 찌꺼기로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작업을 함께 벌였다. 토마토 껍질에 들어있는 섬유질을 자동차 내장용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로 활용한 것. 나이키프라다, 디오르는 어업의 부산물인 물고기껍질로 무지개빛깔 패션아이템을 만들었다. 프랑스 슈퍼마켓 앙떼르마르셰(Intermarché)는 상처있는 과일이나 채소를 기피하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비디오와 ‘기괴한 사과’(Grotesque Apple), ‘우습게 생긴 감자’(Ridiculous Potato), ‘덜떨어진 레몬’(Failed Lemon) 등 재미있는 이름의 점내 게시물을 활용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비행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객실 개선에 착수, 케냐와 말라위의 예술가들과 협업해 비행기 좌석의 낡은 가죽시트를 축구공과 신발, 토트백 등으로 만드는 업사이클을 진행했다.

3. 걸 파워 키우기
구글은 여학생 대상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프로그램 ‘메이드 위드 코드(Made with Code)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구글이 성역할을 재정의하는데 초점을 맞춰 펼치는 수많은 활동 가운데 하나다. 장난감 스타트업 골디블록스(Goldie Blox)는 슈퍼볼로 한 해를 시작했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개발사 인튜이트(Intuit)가 실시했던 400만달러 규모의 슈퍼볼 무료광고 이벤트에 선정돼 광고를 미 전역에 보낼 수 있었다. 당시 광고는 TV속 공주놀이에 지루해하던 여자 아이 3명이 도미노 원리를 이용, 복잡한 기계장치를 갖고 노는 모습을 보여준 것. 골디블록스는 소녀들이 기술자로 성장하도록 이끄는데 큰 힘을 보탰다. 여성용품회사 올웨이즈(Always)가 내놓은 '여자애 같은'(Like a Girl)이란 동영상은 유튜브에서5500만 뷰를 기록했다. “여자애 같다”는 말이 욕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다.

4.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기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Pay it forward)는 사람들이 선행을 할 때 잘 어울리는 말이다. 몇몇 기업이 이런 트렌드 덕을 봤다. 미국 국내선 항공사 젯블루(JetBlue)는 선행을 펼치려는 사람들이 그 내용과 희망지역을 써내는 캠페인을 내놓았다. 최고의 아이디어에는 공짜 티켓이 주어졌다. 한번 쓴 티켓은 다음번 선행 실천자에게 다시 건네지게된다. 12월7일 티켓은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베테랑 경찰관 제임스에서 보스턴마라톤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보스턴으로 보내졌다. HP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소액대출(마이크로 파이낸스)을 해주는 ’키바‘(KIVA)와 ’Matter to a Million‘이란 프로그램을 함께 벌이며 종업원당 25달러를 기부하도록 지원했다. 3월까지 HP 직원들은 230만달러 이상을 농부, 교사, 의사, 기업인 등에게 대출해줬다. 물론 일부 직원들은 자기 호주머니를 더 털어서 돈을 내놓기도했다.

5. 의식있는 컬렉션
의식있는 컬렉션(Conscious collections)은 소비자들이 책임있는 구매를 하고, 기업들이 제품과 협업에 혁신적으로 접근하는 계기가 된다. H&M은 최근 ‘의식있는 데님’(Conscious Denim) 라인을 출시했다.소재와 가공방식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군이다. 신발브랜드 반스(Vans)는 퍼리 프렌드 캡슐(furry friend capsule) 컬렉션을 선보였다. 반스 X ASPCA는 동물학대예방을 위한 비영리기구(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에 도움을 준다.

6. 물품 재활용 확산
막스앤스펜서의 쇼와핑(Shwopping) 캠페인은 이제 CSR 활동에서 최신 트렌드가 됐다. 런던의 한 건물 벽면에 버려진 의류 1만장을 모아 부착한 이 캠페인은 재활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 추진한 것. H&M, 아메리칸이글, 매드웰 등 브랜드는 의류재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이 대열에 합류했다.

오버스톡닷컴(Overstock.com) 같은 온라인 소매업자들도 비영리기구 굿윌(Goodwill)에 우편으로 기부하는 ‘기부하는 택배상자(Give Back Box)’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배송받은 쇼핑상자에서 상품을 꺼내고 배송라벨을 출력한다, 사용하지 않는 옷이나 가정용품을 상자에 채운다, 출력한 배송라벨을 붙여 픽업하는 곳에 가져다 놓는다 등 과정으로 거쳐 기부를 하게된다. 리바이스는 지난 10, 11월 샌프란시스코의 리바이스 스타디움(미식축구팀 샌프란시스코 49의 홈구장이다) 필드를 1만5500명 소비자가 기부한 의류로 가득채우는 기적(Field of Jeans)을 연출하기도 했다.

7. 직원 권리 강화
2013년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의 비극 이후 직원 권리와 공급사슬은 중요한 이슈다. 2014년 인도는 기업에 대해 종업원 권리를 존중하고, CSR 프로그램에 일정규모 자금을 지출하도록 법적으로 요구하는 최초의 국가가 됐다. 이케아는 생활하는 지역에 따라 필요한 비용을 파악해 임금을 산출하는 MIT대학교의 생활임금계산방식(Living Wage Calculator)을 적용했다. MIT 교수인 에이미 글라스마이어(Amy Glasmeier)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케아가 이 계산방식을 도입하면 물가가 비싼 워싱턴DC에서 근무 중인 이케아 직원의 시간당 최저 임금이 여타 지역보다 훨씬 높아진다. 막스앤스펜서는 모바일기술을 이용해 직장내 위생과 안전, 직장유지, 생산성 등 이슈에 대한 공급사슬 근로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8. CSR 즐기기
2014년 여러 기업들이 복잡한 CSR 이야기를 대중들에 쉽고 강력하게 전달하는 기술들을 연마했다. 파타고니아치폴레, 도브 등과 함께 비디오 ‘What the Pluck’를 내놓았다. 전통적인 거위털 수집 방식의 실체를 고발하고, 추적가능한 원료의 사용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BOA는 ‘세계 에이즈의 날‘ 캠페인을 스타벅스와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9. 임팩트 알리기
CSR에 대한 관심이 커져감에 따라 기업에 ‘약속한대로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으라’는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앞서가는 기업들은 개인의 참여와 회사 전체 활동의 임팩트를 널리 알리는데 탁월하다. 올해 스타벅스는 ‘미국 일자리 창출 캠페인(Create Jobs for USA)으로부터 배우는 6가지 교훈’이란 제목의 20페이지짜리 문건을 발표했다. 2011년 캠페인부터 미국내 경제발전 기여까지 자세한 성과를 나열했다. ‘세계 물의 날‘을 기념, 리바이스는 ’Water

10. 디지털이 트렌드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돌아보자. 루게릭병(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환자를 위해 1억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기업들은 디지털을 통해 이런 움직임에 동참했다. 케네스콜(Kenneth Cole)은 디지털컨텐츠 사이트인 테이크파트닷컴(TakePart.com)과 함께 이슈에 편승해 주목을 끌었다. 테이크파트닷컴의 테이크액션(Take 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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