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희 연구원] 사라 머레이(Sarah Murray)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파이낸셜타임즈(FT Financial Times)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꾸준히 글을 써온 저널리스트다.

기업과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SustainAbility의 프랜시스 버킹엄(Frances Buckingham)은 사라 머레이를 직접 만나 지금까지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랜시스 버킹엄(Frances Buckingham): 파이낸셜타임즈와 이코노미스트를 통해 지속가능성에 관련된 이슈를 정리해 기사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런 당신의 경험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

사라 머레이(Sarah Murray): 지속가능성을 말하면서 환경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인류가 안고 있는 환경 분야에서 문제점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매우 심각하다. 하지만 비즈니스맨들은 이런 이슈의 심각성에 크게 관심이 없다. 그들이 알고싶은 건 해결책이지 문제점이 아니라는 말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속가능성에 관한 토픽을 따로 분류하고 이에 관한 리포트를 정리해왔다. 환경 전문가가 직접 관련된 내용을 취재하기도 했고, 다른 분야의 기자들이 각자의 영역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글을 쓰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 게재되는 지속가능성 이슈도 점점 많아졌다. 예전에는 단순히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글을 썼다면 최근에는 빌딩의 에너지 효율성이나 녹색도시 같은 구체적 토픽으로 글을 쓰고 있다

프랜시스: 처음 글을 쓸 때부터 환경 및 사회의 이슈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이야기해 달라.

사라: 기업은 자선의 의미로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점차 리스크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의 일부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하면서 더 이상 기업의 일방적인 캠페인으로는 자선적 이미지를 유지할 수 없게 됐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는 과정에서 ‘에너지 감축’과 ‘폐기물 관리’는 기업의 자원을 절약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었다. 즉 자원 소비를 줄이기 위한 하나의 경영방침으로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최근에는 지속가능성을 비즈니스 기회(Business opportunities)로 인식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함으로써 기업은 새로운 소비자를 찾고, 혁신을 추구하고자 한다.

프랜시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이슈는 무엇이고, 어떤 이슈가 여전히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사라: 나는 현재 기후변화와 자원고갈을 예방할 수 있는 생태계조성에 관심이 많다. 여기서 말하는 ‘생태계’란 어떤 규제아래 관리되고 있는 환경, 기업의 로비활동, 정치적 (자원)소비, 단기적 이익창출의 압력아래 놓인 기업 등이 포함된다. 특별히 나는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생태계조성과 관련된 ‘(정부의) 규제’에 관해 더 취재하고 싶다. 정부가 기업의 인센티브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프랜시스: 기업이 사회 구성원 중 하나로서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토록 하는데 미디어의 역할이 얼마나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보통 미디어는 기업의 위법행위를 알리거나, 기업에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사라: 나는 미디어야말로 기업의 위법행위를 사실대로 전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또 위법행위 뿐 아니라 기업의 올바른 비즈니스 방향을 대중에게 알리는 것도 미디어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아직도 몇몇 사람들은 나이키, 유니레버, 네슬레를 최악의 기업으로 인식한다. 대기업이 지속가능성 아젠다를 갖고 어떻게 대응해나가는지 미디어는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알릴 필요가 있다.

프랜시스: 기업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고 비즈니스를 어필하는 것은 얼마나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사라: 취재를 진행하며 놀랐던 사실은, 기업 관계자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굳이 꺼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해보고 NGO 등 타 기관과 파트너로 함께 활동하며 스토리를 만들어 공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의 PR 관계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메시지만 전하기에 바쁘다. 기업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은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며, 필요한 정보를 더 잘 전달할 수 있고,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프랜시스: 최근 미디어는 지속가능성에 있어 극단적이고 비관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독자들의 실질적인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롭고, 긍정적인 이야기가 더 필요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미디어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라: 미디어가 부정적인 내용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현실에 공감한다.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독자 한 명 한 명의 행동변화에 동기를 주는 것이 미디어의 역할이라는 사실이다. 기후변화나, 환경규제에 관한 국제조약, 소비자 행동지침서를 나눠주는 일 등은 사실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 독자 개개인이 스스로 깨우치고 행동변화에 나설 강력한 동기를 갖지 못하면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미디어가 빈곤이나 환경 문제가 어떻게 우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지 설명하는 역할을 맡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부정적, 긍정적 관점을 넘어서 말이다.

프랜시스: 넷 포지티브(Net Positive),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공유가치(Shared value)등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했다. 언어나 용어 자체가 지속가능성 이슈를 만인과 공유하는데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사라: 언어 장벽은 생각보다 높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단어도 의미가 모호하다. 몇몇 기업들은 가치사슬 내 낭비되는 자원을 절약하고자 지역사회 자원 확충을 위해 지역사회에 투자하겠다고 주장한다. 기업이 말하는 지속가능성은 비용의 문제와 동떨어질 수 없다. 때문에 기업이 말하는 ‘지속가능성’은 우리가 짐작하는 의미보다 협소할 수 있다.

보통 기업들은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ESG(비재무적 성과), SV(공유가치) 등 단어들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설명한다. 때문에 나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최대한 이런 새로운 단어를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 앞에서 언급했듯, CSR, ESG, SV 등 단어보다도 ‘자원 효율성’, ‘탄소배출감축’등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프랜시스: 지속가능성 이슈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주 많다. 당신이 추천해줄 만한 저널리스트나 웹사이트가 있는가?

사라: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글을 쓰고 있는 필리타 클라크(Pilita Clark)는 지속가능성에 관련된 ‘정책’들에 대해 정리하고 있고 최근에는 ‘물 없는 세상(A World without Water)’이라는 시리즈를 썼다. 가디언 서스테이너블 비즈니스(Guardian Sustinable Business)와 그린비즈(Greenbiz.com) 역시 괜찮다. 나는 특별히 ‘이노베이션’과 ‘솔루션’에 포커스를 맞추고 글을 연재하는 페스트컴퍼니(Fast Company)의Co.Exist와 MIT에서 발행하는 MIT Technology Review의 열렬한 팬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