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균 기자] CJ그룹은 지난 2013년 10월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알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CSV경영실을 신설하며 공유가치창출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CSR 업무를 담당하던 전략지원팀에서 CSR 파트를 분리, 부사장 직속 CSR팀을 만든 지 3개월 만의 일이다. 이를 총지휘하는 초대 CSV경영실장으로는 민희경 부사장이 발탁됐다.

지주사 주요 임원, 계열사 CEO 등이 참석하는 CSV경영위원회에서 CSV 사업의 성과를 평가한다. 이들은 학계 등 관련 분야 외부 전문가 13인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로부터 평가 및 피드백을 받아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CJ그룹은 각 계열사별로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고 2005, 2006년에는 각각 CJ나눔재단과 CJ문화재단을 설립해 그룹 차원에서 ‘도너스캠프’, ‘무비꼴라쥬’ 등 다양한 문화예술 인재 육성과 소외계층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면 CSV경영실 설치 이후 CJ는 어떤 행보는 보여왔을까?

CSV경영실 설치후 1년, 그 성과는?

CSV경영실 설치후 선보인 첫 CSV 프로그램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김장김치 봉사’. 전 계열사 임직원 1400여명과 각국 주한대사 가족, 외국 유학생 100여 명 등이 함께 김치를 만들어 6만여 명의 소외 아동에게 전달하는 행사였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거쳐 1개월여 만에 내놓은 첫 번째 CSV 프로그램이 일회성 봉사활동이란 점에서 의외란 평가가 나왔다.

당시 그룹은 CJ제일제당, CJ오쇼핑, CJ대한통운 등 3개 계열사에 각각 CSV경영팀을 설치, 연말까지 전략을 수립하고 2014년부터 본격적인 실행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 CJ그룹이 CSV라는 이름으로 펼친 활동을 살펴보자. CJ제일제당은 지역 농민과 상생을 위한 CSV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종자를 개발, 농민에게 보급하고 재배기술을 지도한다. 각 지역에서 재배된 농산물은 전량 수매해 하선정, 해찬들 등 CJ제일제당의 제품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CJ오쇼핑은 농민,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CSV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홈쇼핑 채널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고 농산물과 중소기업 제품 방송을 진행하고있으며, 우수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자회사 CJ IMC를 설립해 해외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실버택배’를 운영하고 있다. 노인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동 카트와 전동 자전거 등을 보급하고 전통시장 처럼 차량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을 물류거점으로 삼아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6년까지 1000여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해외 CSV활동도 시작됐다. CJ그룹은 한국국제협력단과 손잡고 베트남 ‘닌투언성’에 농업소득 증대와 자생력 강화를 목표로 ‘新새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다. 농업 비중이 큰 베트남에 저수 시설 등을 개량하고 농산물 생산, 수확, 저장 등 기술을 가르쳐 베트남 농가가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한편, 해외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수급한다는 계획이다.

“CSV가 곧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ITC의 급격한 발달로 사회는 점점 더 투명해지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나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눈속임이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제 CJ는 CSV가 곧 경영이라고 생각한다”는 민 부사장의 말처럼 CJ그룹은 CSV경영실 설치 이후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CSV 활동을 펼쳐왔다.

CJ그룹에서는 CSV경영실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각 계열사 상무급 이상의 임원이 지휘하는 CSV 전담조직이 실무를 맡는 ‘프로세스’를 갖추고있다. 또 전 임직원에게 3시간 이상 CSV 교육을 시행하고 자체적으로 CSV 평가지표를 만들어 관리해왔다.

이처럼 CSV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친 CJ그룹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서 경제적 가치를 얼마나 확대했는지 그 결과물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2015년부터 CSV 지표를 계열사 CEO의 경영성과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CJ그룹의 CSV 성과지표는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2014년 한 해의 성과는 어떻게 나왔는지를 산업계가 예의주시하고있다. CSV란 깃발아래 변화를 모색한 CJ그룹이 그 성과를 세상과 공유한다면 더 많은 기업들이 ‘CSV가 곧 경영’이란 화두를 인정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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