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청년들은 취업시장에서, 뚜렷하지 않는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한번쯤 겪어야하는 과제지만 그 길은 외롭고 힘들게만 느껴진다. 장기화된 취업난 속에서 청년들은 교육이나 의욕도 없이 아르바이트로만 생활하며 고립되는 사람 즉, 니트족(NEAT, 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으로 전락하고있다. 힘겨워하는 청년들이 새로운 경험과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항상 문을 열어놓은 곳이 있다.

서울시 지원 아래 올 4월 개관 예정인 청년일자리허브센터(http://www.youthhub.kr/)는 네트워크·청년단체 공간·사업비 지원, 워킹그룹사업, 새로운 일자리 기획 등 청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많이 배우고 느끼면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장(場)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사회적경제 실습 과정인 청년 학교, 혁신일자리워킹그룹, 공공일자리를 발굴하는 디딤돌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모여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사다리가 되고, 지역 사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면서 청년들의 비빌언덕이 돼주는 것이 센터의 목표이자 역할이다. 청년을 위한, 청년에게 열린 허브 플랫폼을 구축한 청년일자리허브 전효관 센터장을 만났다. 사무실은 아직 텅 빈 공간이지만 앞으로 임팩트를 창출하고 목표를 이뤄나갈 수 있는 많은 청년들이 하나둘씩 모여 채워나갈 것이다.

Q. 새로운 혁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허브일자리의 목표라는데, 구체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는 어떤 것인가.
허브일자리는 청년 중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사회적 문제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기존 시장영역에서는 일자리가 많이 안 생기니까 새로운 모델이나 혁신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게 청년허브센터다. 예를 들면 빈민 지역에 지역복지 담당 기관이 있는데, 운동이나 음식 습관을 바꿔 지역의 건강을 유지해주는 컨설팅을 새로운 직종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기존의 나쁜 일자리를 사회적으로 보람있게 만드는 법이 있다. 미용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임금으로 일하거나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서 미용사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자신들이 의사결정도 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

또 고립사와 같은 새로운 사회 문제가 생겨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일자리가 필요해진다. 이런 새로운 문제를 정확히 풀려고 하면 혁신적인 일자리가 나오게 된다.

Q. 청년들에게 허브 일자리센터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기존에도 서울시 일자리플러스센터와 청년창업센터처럼 청년들을 위한 고용을 창출해주는 기관이 있다. 이런 것을 연계해 청년들에게 맞는 정책이나 사업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즉, 정책적인 효율성, 통합성, 혁신성을 갖도록 한다. 그리고 청년들이 사회적인 일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한국의 교육과정에 없으니 리서치, 워킹그룹 등 다양한 경험을 학교라는 형태에서 제대로 해보게 하는 것이다.

Q. 전 센터장은 시민사회, 문화, 정부 관련 경력이 꽤 많다. 하자센터에서도 오랫동안 청소년 교육이나 사회적기업 육성 사업을 해왔는데, 서울 일자리 허브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개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청년 위기가 아직도 존재하는 데 이는 곧 사회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상황을 스스로 움직이면서 길을 내는 전략이 필요한데, 주어진 길만 걷기엔 그 안에서 경쟁이 심각하다. 새로운 길을 내는 건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자센터*는 기본적으로 청소년 교육이나 진로사업에 맞춰져 있다. 진로모델을 개발하다 사회적기업이라는 방식을 선택했다. 청년들이 움직여 여러 움직임에 탄력을 받으면 사회적 대안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데 지원체계나 인프라가 부족했다. 하자센터가 실험모델이라면 여기는 정책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정책적 샘플이다. 범위로 확장해 일자리 허브라는 형태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되었다.

* 1999년 12월 18일에 개관하여 연세대학교가 서울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다. 웹, 영상, 음악, 디자인, 시민 작업장 등 각 계의 장인들과 2-30대 기획자들이 10대 청소년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로 시작한 노리단, 오가니제이션 요리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또한 일일직업체험 프로젝트, 커리어위크 등 청소년들의 진로 설례를 돕고 창의 학습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청년과 시민, 문화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문화부에서 1년 간 일했다. 전남대 교수도 하다가 하자센터로 돌아와 일했다. 하다보니 청년들의 문제를 보게 된 것이다. 그 당시에도 ‘청소년 위기, 학교붕괴’라는 말이 많았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지만 사회는 저성장시대로 가고 있고, 사회적 에너지는 점점 떨어져 가고 있다. 활력을 되찾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수적이다.

Q. 청년들이 조직을 만드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어떤 형태로든 조직을 만든다는 건 다 어려운 일이다. 사회적기업이 하고 싶은 일인지 생각해야한다., 잘 운영할 수 있는 경험과 주변의 자원, 네트워크도 있어야하고 일의 프로세스도 경험해야하는 등 요구되는 게 많다. 막상 사회적기업을 만들 때, 이런 걸 갖고 출발하는 사람이 없다. 주체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렇다.

한국의 사회적기업 시장이 대단히 취약하다. 서비스나 물품을 사줄 곳이 없고, 유통되지도 않는 사회적 구조다. 해보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재생적이고 지속가능하게 굴러가기 어렵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의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그래서 허브일자리 공간에 공익적, 사회적 활동을 하는 단체가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사회적기업 전체 생태계를 위해 일하는 IT나 미디어처럼 말이다. 지난번에 공간 입주팀 모집 설명회를 했는데 내가 모르는 단체도 많이 왔다. 청년들이 공간이 없어 일을 진행하지 못하고, 공간이 없어 고립돼있다 보니 만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청년 활동공간을 많이 만들고, 이런 움직임들을 지원할 수 있는 사업과 정책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환경을 만들어놓으면 움직임들이 일어날 것이다.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주면 대외적 활동들이 많이 일어난다.

Q. 1기 청년학교** 청년활동을 뽑는데, 계획이 궁금하다.
테스트 버전이라고 생각한다. 구상했던 사회적 영역이 있다. 새로운 지역, 경제, 문화, 산업을 만들 수 있는 프로젝트 그룹을 운영하는 것이 학교다. 사회적으로 역량을 가진 사람이 담임이 되어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외에도 포럼이나 워크샵을 많이 열 생각이다. 개인과 개인이 서로 만나서 머리를 맞대면 해법이 나올 것이다.

**청년학교
청년들이 지역자치, 협동경제,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산업의 이론, 경험,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 분야별 담임이 배정되어 배움과 실습을 통해 영역의 새로운 길을 안내준다.

Q. 청년 지원센터의 경험으로 볼 때, 청년들에게 핵심적으로 필요한 도움과 지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성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상황이 답답하다고 우물 안에 있으면 세상이 좁게 보인다. 다양한 세대를 만나고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낯선 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 전 사회구성원들이 자기에게 편한 상황에 너무 익숙해져서 새로운 상황에 놓이면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Q. 앞으로 어떤 미션과 목표로 서울 일자리 허브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
청년들과 같이 하면서 테스트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해법의 단서가 나오면 내년에 조금 더 사회적으로 확장하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 이런 일에 관심을 갖게 하고, 시범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개발하거나 전문가나 자원도 네트워크화 해보고 싶다.
시행착오를 같이 겪으면서 기관이 신뢰를 쌓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스스로 움직이는 청년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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