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이 연구원
허예지 코스리 대학생 기자

코스리는 현재 제3기 대학생 기자단과 함께 ‘Collective Impact’를 주제로 다양한 사회주체들을 만나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있습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자는 취지로 모인 코스리 대학생 기자단은 ‘Collective Impact’라는 주제 아래 현장을 취재하며 토론하고있습니다. 앞으로 약 2개월에 걸쳐 인터뷰와 각종 분석기사를 선보이겠습니다.

문화복지 NGO 이노비는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된 장애인, 입원 환자, 노인,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공연 프로그램을 개발, 제공하고 있다. 2006년 미국 콜럼비아대, 줄리아드음대, 뉴욕대 출신의 전문 음악인들이 주축이 돼 뉴욕에서 장애 어린이와 소아병동 환자들을 위한 무료 음악회를 개최한 것이 이노비의 시작이다. 소외된 이웃에 행복을 나누자는 ‘Spreading Happiness'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2012년부터는 한국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

설립 후 서울과 뉴욕에서 예술가 300여 명이 재능기부로 참여, 120회 이상의 공연을 펼쳤다.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이노비 강태욱 대표와 김혜진 매니저를 만났다.


Q. 음악 공연 프로그램을 소외 계층에게 어떻게 제공하나?
- 전문 뮤지션들과 파트너 기관들이 문화 혜택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음악회를 열어준다. 병원이나 대학과 파트너를 맺어 그들의 요구사항에 맞게 뮤지션들이 직접 음악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최근 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클래식 음악 공연을 펼쳤다. 임종을 앞두고 있는 20여명의 환자들이 공연을 관람했다. 대부분 뮤지션들은 전문분야 외의 연주는 하지 않지만, 환자들이 원하는 노래가 있으면 즉흥 연주를 하기도 한다. 한 환자가 노사연의 ‘만남’을 듣고싶다고 해 즉흥 연주를 해드렸더니 눈물을 흘리셨다. 그들에게 어쩌면 마지막 라이브 연주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 역시 감동받았다.


우리는 문화에 대한 니즈가 있으면 찾아가 공연한다. 2012년 5월 완도에서 300여 다문화 가정을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다문화 여성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게 현실인데 음악을 통해 함께 즐기고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Q. 여러 문화 가운데 음악을 선택한 이유는?
- 2006년 뉴욕에서 240명의 장애어린이들과 가족들이 참여한 ‘Let's Play with Music and Arts‘ 공연을 처음으로 열었다. 3~4살의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자유롭게 연주자 사이를 오가며 즐겁게 뛰어 놀고,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봤다. 소아암 병동에 웃음이 가득 퍼지고 많은 뉴욕 아티스트들도 영감을 받은 것을 보면서 문화예술을 통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졌다. 음악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감동과 많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Q. 이노비는 봉사와 재능기부로 운영된다. 재능기부자들은 주로 누구인가?
- 우리 비전에 공감하고,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있는 ‘이노비언(Enobian)'들은 서울과 뉴욕에 30명 정도다. 바이올리니스트 주디 강(Judy Kang), 피아니스트 송영주 등 대부분 전문 뮤지션들이 참여해주고 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미국에서 6년 가까이 100회 이상의 현장방문 공연을 지속적으로 했다. 한국에서는 이제 막 시작했지만 다양한 파트너의 도움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자 한다.

Q.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기관이나 단체는?

- 이화여대, 숙명여대와 인턴십&발룬티어 파트너십(Internship & Volunteer Partnership)을 맺고있다. 대학생들이 이노비에서 사회봉사나 인턴십을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리더십 교육을 제공한다. 미래에 인재가 될 이들을 통해 사회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비영리단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다. 이노비 혼자는 사회를 바꾸기 어렵다. 지멘스 코리아, 이화여대 목동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기관과도 프로그램 파트너십을 맺었다. 무대 세팅이나 현장 관리는 기관이 하고, 우리는 음악 프로그램을 짠다.

각자 다른 역할과 포지션 때문에 가끔은 어려운 점이 있지만 우리는 이런 파트너십을 통해 핵심전략을 만들고 효과를 최대화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가져왔다.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며 수행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으면 한다.


Q. 단체를 운영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운영 자금을 기업, 정부, 개인으로부터 후원받고자 하는데 뉴욕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일시 기부가 대부분이고 소수의 사람들이 정기 기부를 해주고 있다. 기부가 생활화돼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봉사와 기부를 왜 해야하는지,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려면 후원 파트너가 가장 필요하다.

Q. 앞으로 이노비의 일년 후, 그리고 오년 후 모습을 기대하자면?
- 지금까지 해 왔던 일을 더 잘하는 것이다. 우리는 소외계층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현재는 지원금이 부족해 대부분 서울에서만 공연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타 지역으로도 봉사하러 나갈 것이다. 한국의 다문화 가정은 문화적 소외뿐 아니라 지역적, 사회적 소외도 겪고있다. 이들이 음악으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또 우리 프로그램이 다리 역할을 해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이노비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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