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에 내몰린 우크라이나와, 하마스의 테러 만행에 전쟁으로 맞서고 있는 이스라엘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이런 지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별 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식자층 대다수가 자유주의, 민주 진영을 선도하는 주축 국가로 가치동맹 우방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미국의 역할이라고 판단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추종하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미국 정부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이하 우·이) 동시 지원 정책에 딴지를 걸고 있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전후
마약과 사기, 자극적인 두 단어로 연일 떠들썩한 2주였다. 해당 인물과 관련해 조회 수 200만을 기록할 정도로 소문이 자자했던 영상 하나가 있다. 마약으로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한 유명 남자배우를 향한 무속인의 예언이었다. 3년 전, 그가 톱스타 반열에 올랐을 때 최상의 이미지를 가졌던 그에게 난데없이 10월에 수갑을 차는 구설수를 조심하라 했던 무속인의 말이 2023년 10월에 적중했다. 이로 인해 영상 속 그 무속인을 당장 찾고 싶다는 반응이 수두룩했다.용한 점집을 소개받고 방문하는 과정에서 지인의 입소문은 매우 크게 작용한다
“예루살렘이 기도할 때 텔아비브는 놀이한다(While Jerusalem prays, Tel Aviv plays.)”라는 말이 있다. 구약시대를 사는 유대교 근본주의자들과 세속적이고 진보적인 현대 유대인들이 긴장 속에 공존하는 두 개의 이스라엘을 풍자한 ‘언어유희(pun)’다.이스라엘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128만은 구약시대의 율법을 이스라엘 민주주의보다 더 중시하는 하레디파다. 작년 12월 출범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립 정부에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 보수 유대 정치연합인 '토라유대주의연합' 등이 참여하면서
나이지리아 의대 교수의 무거운 눈물1980년대 초 어느 날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출신 의대 교수가 필자를 찾아왔습니다. 영국에서 유학한 바 있다는 그는 서울에서 개최된 학회에 왔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필자를 찾아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피부학 관련 학술지에서 필자의 논문을 읽었다면서 ‘서울에 가면 필자를 찾아보겠다’라는 생각으로 필자의 주소를 메모해 두었다고 합니다.반갑고 고맙기도 하였지만, 일견 그가 필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감지하고, 연세대학교 내 'Guest-House'에 연락하여 며칠
얼마 전 어느 지자체의 공무원을 만났다. 고향사랑 기부금 모금이 너무 부진해 시장에게 면목이 없다고 했다. 옆의 지자체는 3억이 넘었는데 자기네는 1억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기부금을 관리하는 전문 인력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다. 세금을 담당하는 과에서 담당자가 기부자를 확인하고 영수증을 보내주는 일이 관리의 전부라고 한다. 특별한 사업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역시 없다고 말한다. 어떤 사업을 하기에는 돈이 턱없이 모자라 한 3년 모아두었다가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쉽게 말하면 사업은 계획도 없고 관리할 인력도 없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1000명 이상의 전문가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리스크 인식조사를 통해 사회, 경제, 환경, 기술 및 지정학 분야에서 인류가 직면한 현재 및 중장기 위험 요인을 담은 ‘Global Risks 2023’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2년 이내 발생하여 세계를 위협할 단기위험 요인과 향후 10년 내 새롭게 등장하거나 빠르게 가속화되어 인류를 위협할 장기위험 요인 등 총 32개의 위험 요인이 제시되어 있다. 단기적 위험 요인이 이미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는 닥친 위험
‘삼미남’이 삼십대 미혼 남성을 지칭한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고재석 기자가 쓴 책 ‘세습 자본주의 세대’를 읽으면서 말이다. 책은 1980년대생이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왜 윤석열 후보 지지로 돌아섰는지, 그 핵심에 문재인 정부의 참혹했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자리하고 있음을 생생히 기록하고 있다.2022년 대선 당시 30대라면 1983년~1992년생일 텐데, 이들이 누구던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환호했던 세대요, 노무현 대통령 탄생에 열광했던 세대이자, 대학 시절 진중권, 강준만, 김규항, 홍세화 등등 진보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함으로써 발생한 전쟁이 벌써 24일째 계속돼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낳고 있다. 더구나 이번 전쟁이 중동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정치경제가 불안해지고 있다. 전쟁의 원인, 현황, 각국의 대응, 향후 전망, 우리의 대응방안 등을 분석해 보자.1. 전쟁의 역사적 배경이번 전쟁의 역사적 뿌리는 적어도 1차 대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은 오스만제국을 제압하기 위해 팔레스타인과 유대인들의 도움을 얻고자, 양자 모두에게 이 지역
“요즘 젊은것들은 왜 이 모양이냐?”라는 어른들의 탄식은 기원전 1700년 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에 수메르 사람들이 만들어 햇볕에 바짝 말린 점토판에도 새겨져 있다고 하지요. 수메르 사람들의 이 글을 두고 젊은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불만은 인류 문명이 시작되면서부터일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기성세대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만도 그만큼 오래됐을 거로 생각해야 할 겁니다.수메르 시대에도 “라떼는 말이야”를 시작으로 온갖 ‘꼰대 짓’ 늘어놓는 늙은이들이 없었겠냐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말입니다. 수메르의 젊은이들이 돈과 시간이
가족 문제로 넌지시 상담을 청하는 친구나 지인들이 많다. 그중에도 자식 문제로 속을 끓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몇 마디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아니라 10여 회의 상담을 필요로 하는 심각한 문제이면 다른 전문가를 소개해 준다. 아무리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울뿐더러 상담자의 기본인, 끝까지 비밀을 유지하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자녀가 어릴 때는 1차 방정식이었는데 자녀가 커갈수록 문제의 난이도는 점점 높아져 2차, 3차 방정식처럼 풀기가 어렵다. 세상에 참 어려운 일이 많지만, 자식 문제만큼 어렵
“신은 항상 용서하시고, 인간은 때때로 용서하지만,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고(2015년 1월 15일 스리랑카-필리핀 기내 기자회견에서)가 다시금 떠오르는 요즈음이다.지난 6월 29일 윤석열 정부는 환경부 차관에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을 임명했다. 환경부 역대 차관 중 환경과 무관한 이력의 첫 번째 차관 인사다. 임 차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소관 업무와 이슈에 대한 혁신 아이디어 발굴이라는 명분으로 ‘레드팀’을 결성하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두 번째 미팅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환경 역시 국가번영
인공지능 세상은 장밋빛 미래를 보장할까, 심각한 디스토피아를 초래할까?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인공지능이 장차 사람 두뇌를 대체하고, 경제·사회적 진보를 더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WEF는 인공지능 기술의 잠재적 위험들에 주목하고, 대응을 권고했다. 인공지능의 잠재적 위험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우선 일치와 통제(alignment and control) 문제가 있다. 일치 문제란 ‘어떻게 인공지능이 인간 의지를 따르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이는 ‘어떻게 인공지능이 인간과 동일한 가치체계를 가지고 개발자의 의사
나무가 열매로 결실을 맺고 씨앗으로 내년의 한해살이를 준비하는 가을철이다. 매년 이맘때면 사회에서도 각종 활동의 성과를 정리하고 나아갈 방향과 개선점을 정리하곤 한다. 올해는 특히 전국 4090개(2022년 9월 기준이니 2023년엔 더 늘어났을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활동이 도마에 오르고 있어 뉴스를 볼 때마다 귀가 가려울 지경이다.“사회적기업도 형태상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인데 왜 정부가 지원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은 사회적 경제에 우호적인 정부 때도 제기되곤 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이 단순히 좋은 일을 하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다거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정치를 할 생각도 없었던, 검사를 천직으로 알던 사람이다. 특수수사통인 그는 강직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을 위반한 자들은 누구나 수사, 법치사회를 구현하려 했다. 살아있는 권력에 저항했다. 이는 그를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윤 대통령은 정치를 할 생각이 없었다. 당연히 나라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비전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보듯 그는 여러 면에서 서툴고 투박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검사 경력이 전부인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그가 정치적 경륜은 없지
20세기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도예작품이 지난달부터 청주에서 전시되고 있다. 청주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청주 미술픔 수장센터)에서 일반 공개되고 있는 작품은 107점이다. 2021년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돼 있던 작품들인데, 이번에 공개가 되었다.20세기를 대표하는 미술가 피카소의 작품은 회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 그가 65세 되던 1946년 여름에 남프랑스 도예마을인 발로리를 방문해 마두라 공방을 운영하는 조르주 라미에 부부를 만나 점토로 시작품을 몇 개 만들어본
가족관계가 변화하고 또 고령화해가는 현대사회에서 젊거나 늙거나 많은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은 외로움이며 이는 사람들 사이의 대화 부족과 관련이 있다. 젊은이들에게 많이 보이는 ‘혼밥’이나 ‘혼술’ 현상이나 어르신들이 공원 벤치나 길가에 ‘멍 때리고’ 앉아 계시는 모습도 이런 현대사회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근래 로봇은 매우 빨리 우리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 가고 있다. 공장에서 어렵거나 위험한 일을 하던 로봇이 이제는 식당이나 가정에서 편리한 서비스를 하는 등 더 가까운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한 챗봇과 같이
올해 노벨 경제학상이 여성의 경제활동과 노동시장 성과를 연구한 클라우디아 골딘 교수(77, 미국 하버드대)에게 돌아갔다. 선정위원회는 골딘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미국은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곳이지만 아직도 오래된 일이 아닌지라, 골딘이 이룩한 ‘최초’가 많다. 최초 단독 여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것을 비롯 하버드대 경제학과가 종신교수 지위를 부여(1989년)한 최초 여성이다. 그동안 등한시되었던 여성의 경제활동의 역사적 흐름과 최근 추세를 구체적 자료를 바탕
한 달 전 출장으로 몽골에 다녀왔다. 3박 4일 동안 보고, 듣고, 느꼈던 ‘기회’에 대해 정리했다. 힐링할 ‘기회’를 찾아온 관광객들몽골 국적기 미아트 항공에 올라탄 한국인 관광객이 꽤 많았다. 20대로 보이는 배낭 여행객부터 여행 가이드의 깃대를 따라 움직이는 어르신들도 적지 않았다. 2025년까지 여행객 1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한 몽골은 하루 2000명 넘는 국내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올해 상반기 몽골 방문 인구는 25만 명이 넘는다(출처: 항공정보 포털시스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한국 관광객 비중이 높다. 더욱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지상전으로의 확전이 임박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미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큰 실수"(”big mistake")가 될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이스라엘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앞서 미국은 대(對) 이스라엘 추가 공격 및 전쟁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전단과 F-15E 전투기 등을 추가로 배치했다
이른 아침, 책상 앞에 앉아 멍하니 침묵의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문득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1895년 10월 8일 이맘때쯤 명성황후(明成皇后, 1851~1895)가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명성황후는 건청궁(乾淸宮) 내 곤녕합(坤寧閤)에서 주무시다가 당시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의 지휘를 받은 일본군 한성수비대 미야모토 다케타로(宮本竹太郞) 등에 의해 살해되었습니다.그리고 “폭도들은 왕비의 시신을 건청궁 동쪽 언덕 녹산 자리에서 태우고 그 자리에 묻었다. 이후 왕실에서 이를 거두어 경운궁(현 덕수궁)에 시신을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