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COP28 결과 공유 대국민 포럼’이 코엑스에서 있었다.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 대사는 “기후총회는 유엔총회와 다보스포럼, 그리고 CES(세계최대가전, IT전시회)가 결합된 장소가 되기 시작했고, 기후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이 산업계의 핵심 주제가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모든 당사국은 지구 온도 1.5℃ 억제 목표 달성에 예외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11월 30일 시작해 폐막 예정일을 하루 넘긴 이달 13일 폐회되었다. 총회를 앞
올해를 사흘 남겨놓은 날 칼럼 순서가 돌아왔다. 늘 그러하듯이 이것저것 글 쓸 소재를 찾으려 생각하고 기도하는데 마음에 들어온 주제가 바로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Memento Mori! Carpe Diem!)”이었다. 경제나 정치 관련 칼럼을 주로 쓰는 필자가 이런 제목으로 글을 쓰는 것을 독자들이 주제넘다고 하실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송구영신하는 계절이니 전문적이지 않더라도 칠순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인생에 관한 소회를 한번 말씀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판단에 이 글을 쓰기로 했다.메멘토
주드 로가 주연한 ‘에너미 앳 더 게이트(Enemy at the Gates, 2001)’는 1942년 독일군이 스탈린그라드(지금은 볼고그라드)를 침공할 때 소련군의 전설적 저격수(sniper)로 활약한 바실리 자이체프를 다룬 영화다. 자이체프는 이 전투에서만 독일군 242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보다 1년 전인 1941년 10월 크림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강력한 요새이자 군항인 세바스토폴을 독일군이 공격하여 열 달 동안 소련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소련군의 한 여성 저격수가 독일군 309명을 사살하여
운전을 하지 않는 필자에게 기차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 교통수단이다. 빠르게 전국을 쏘다닐 수도 있고 폭신한 의자에서 잠을 푹 잘 수도 있다. KTX는 자리마다 테이블이 있어 돌아오는 길에 출장 보고서를 써서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심지어 객차 내 와이파이도 제공되고 운이 좋으면 충전기까지 딸린 자리를 배정받을 수 있어 많은 일이 해결 가능하다.최근 전주역에 갔다가 새로 출력해서 붙인 듯한 커다란 안내문을 보게 됐다. 무심코 지나쳤다 다시 돌아가서 한참 읽어보았다.누군가 무거운 짐을 갖고 온다면 나눠 들기 위해서나 헤어지기 아쉬워
시내 여기저기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최고조다. 서울에서는 몇 년 전부터 여러 백화점 간에 크리스마스 장식과 야경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재미있고 볼 만하다. 디지털 그래픽기술과 LED 등 조명 분야의 발전으로 이전에는 꿈꿀 수 없던 것들이 이제는 그야말로 여반장이다. 시민들은 여러 곳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좋고 시 당국은 민간부문이 투자를 해서 도시를 밝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보기만 좋을 뿐 아니라 짧은 기간에 수익도 만만치 않으니 모두에게 즐거운 일이다.이쯤 되니 서서히 그럼 원조 크리스마스 나라에서는 어떻게
가짜 뉴스는 정의하기 어렵지만 악영향이 크다. 사실에 바탕을 둔 사회구성원들 간의 이견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거짓이 바탕이면 모든 게 사상누각이니 사회적 피해가 크다. 이를 막는 중요한 장치가 법정의 재판일 것이다. 최근 거짓말이 특히 의도적이고 악의적이어서 엄청난 배상 판결이 나온 경우가 미국에서 있었다. 이런 징벌이 가짜 뉴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지난주 미국의 한 연방 법원에서 배심원단이 피고인 줄리아니(Rudolph Giuliani, 79) 전 뉴욕 시장에게 1억4800만 달러(약 1900억 원)를 명예훼손
12월 첫째 주, 부산에서 큰 규모로 열린 북페어(Book Fair, 온갖 책을 모아 벌여 놓고 전시·판매하는 행사) 현장에 다녀왔다. 9~10일 전국 곳곳에서 250개 팀의 창작자와 독자가 부산 서면 상상마당 KT&G 행사장에 모여 개최한 제1회 마우스 북페어다. 북페어는 행사 규모에 따라 참가 팀의 수가 결정되고, 창작자는 고유한 콘텐츠를 맘껏 펼쳐 보이는 자리다. 내 나이 또래나 엄마뻘 되는 얼굴 혹은 앳된 얼굴, 아이 엄마부터 전업 작가, 회사원부터 유명 작가까지 ‘창작자’라는 자격 아래 넓은 스펙트럼의 참가자들과 마주쳤다.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영화관에 다녀왔다. 지난달 개봉하여 화제가 되고 있는 영국의 거장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86)의 신작 '나폴레옹'을 보러 간 것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내 기대와는 달랐다. 유럽을 호령하던 영웅 나폴레옹은 온데간데없고, 대신 한 여인에게 정복당해 왜소해진 패장이 “프랑스, 군대, 조세핀”이라는 말을 남기고 귀양지인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다. 그런데도 영화관은 만석이었다. 리들리 스콧은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블랙 호크 다운’, ‘글래디에이터’ 등을 제작한 감독이다.전쟁의 천재이
근래 강남 사거리를 지나가다가 넘쳐나는 이런저런 조잡한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대부분 정당에서 내건 온갖 주장이 담긴 현수막이 앞다퉈 걸려 있었습니다. 꼴불견이기는 여야(與野)가 다르지 않습니다. 1년 전에도 바로 그 자리에 정당의 현수막이 빼곡하게 걸려 있던 기억이 납니다. 평상을 훨씬 넘는 저질스럽고 사회악에 가까운 우리의 본모습을 보는가 싶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고작 이런 수준인가?’라고 생각하며 매우 심란(心亂)하였습니다. 1990년대 초 교외에서 현수막과 크고 작은 홍보물이 더덕더덕 붙은 흉측한 건물을 보면서 긴 한숨이 절
올해도 미국의 소비자들은 ‘블랙프라이데이'(11월 넷째 주 금요일)와 ‘사이버 먼데이'(추수감사절 연휴 다음의 월요일)에 지갑을 활짝 열었다. 어도비의 마케팅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스틱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블랙프라이데이에 98억 달러(약 12조 8000억 원), 사이버먼데이에 124억 달러(약 16조 원)어치를 구매했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9.6%와 7.5%씩 증가했다. 또 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된 연휴 5일간 쇼핑을 위해 매장을 찾거나 온라인 쇼핑을 한 사람은 2억 4000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 1억 9870만 명을 넘어선
2022년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압도적 1위는 암이다. 4명 중 1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은 셈인데, 1983년 통계가 시작된 이후 부동의 사망원인 1위를 이어오고 있다. 40대 이후의 모든 연령층에서 사망원인 1위가 암이지만, 심각한 것은 최근 들어 젊은 연령층의 암 사망률이 연령대별 사망원인의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암 예방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이다.이는 암이 환경적인 요인으로 40대 이후 주로 나타나는 질병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암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전보다 쉽게 치료된다는 인식에 기인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고가의 선물을 받아 말썽이다. 그것도 친북 성향의 목사로부터-. 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에이, 또 대통령 부인을 흠집 내려는 거겠지”하며 설마 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었다. 몰카 함정취재로 찍힌 영상이 유튜브 채널로 보도됐으니 말이다.이 함정취재는 현 정권에 적대적인 유튜브 방송(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와 친북 성향 최재영 목사(재미 통일 운동가)의 합작으로 이뤄졌다. 이 기자가 선물과 몰래 카메라기능을 갖춘 손목시계를 구입하고, 최 목사는 김 여사를
요즘 대학가는 종강하랴 기말시험 보랴 분주하기 이를 데 없고, 수시 전형에 편입시험에 정시 모집까지 이름도 다양한 입학 업무에 주말도 없이 북적댄다. 이 와중에 의외로 여유롭고 조용한 공간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도서관이다.직장생활 20년을 훌쩍 넘긴 제자가 1년 무급 휴가를 받고 오랜만에 학교 도서관을 찾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예전엔 가방도 짐도 모두 사물함에 넣고 공부할 거리와 몸만 달랑 들어갔는데, 지금은 아무런 제약 없이 출입이 가능한 데다, 푸근한 조명에 품위 있는 안락의자까지 갖춰져 있어, 도서관이 아니라 누군가의 거
지난달과 이달에 남·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남·북한의 우주 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첫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1호’를 발사한 뒤 이달 초 공식 임무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5월과 8월, 두 차례 실패 후 성공한 것인데, 앞으로 성능이 향상된 정찰위성을 조만간 추가 발사하겠다고 공언하였다. 많은 전문가들에 의하면 북한이 지난 8월에 실패한 후 3개월 만에 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은 러시아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 북러 간의 밀착이 남북한 우주 정보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민청’을 만드는 걸로 자신의 능력과 운을 국민에게서 판단 받으려 한다고 보는 시사 평론가들이 꽤 있다. 내년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장관 6명을 내보낸 지난 4일의 개각에서 빠진 그는 이틀 뒤인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 의원총회에 등장해 의원들에게 이민청 설립 계획을 설명했다. 25분쯤 계속된 그의 설명은 “우리 정부와 국민의힘은 미래를 정교하게 대비하는 사람들이고 국가와 국민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말로 끝났다. 평론가들은 그의 이날 정책의총 등장을 “총선 출마 선언이 확실한 그가
교차로에서 정차 중인데, 미국에 사는 아들이 손녀와 손자 사진을 보내왔다. 휴대전화 속의 고 녀석들을 보며 웃다가 고개를 드니 앞차가 벌써 저만큼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앞차가 꾸물거리면 빵빵 경적을 울리기도 했는데 너그럽게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니, 부끄러움이 훅 밀려왔다.지하철을 타면 교통약자석 자리가 비어 있을 때가 많다. 퇴근 시간엔 무척 피곤할 텐데, 앉았다가 자리를 양보할 법도 하건만 좌석을 비워 두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고맙고 대견한지, 무턱대고 “요즘 것들은” 하고 나무랄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경우가 없는지,
라틴아메리카의 옛 부국인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11월 20일, 현지시간)에서 '남미의 트럼프'라는 하비에르 밀레이가 당선되었다. 언론은 좌파의 몰락이고, 기후변화정책은 물 건너갔다고 보도했다. 우파인 그가 선거유세에서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고 했기 때문이다.우리나라 환경정책이 지금 그렇다. 우여곡절 끝에 일회용품 규제 일정을 기껏 마련해 놓더니 느닷없이 11월 7일 일회용품 관리방안이라는 걸 발표했다. 2022년 11월 24일 이미 시행됐어야 했던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등 일회용품 사용규제 계도기간을 또다시 연장하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 이익 과다를 비판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포함 야당은 은행에 대한 ‘횡재세’ 도입 재추진을 공언하고 있다. 작년에도 정유사들과 은행들에 대한 횡재세 도입이 야당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원 의원이 각각 법안을 발의했었다.최근 논의는 은행들의 지난 몇 년 호실적이 빌미가 됐다. 작년 18개 은행은 순이자 마진 대폭 증가로 18조 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시중은행 4곳은 11조 원, 특수은행 3곳은 4조5000여억 원의 순익을 내서 그 순익만 15조 원을 넘었다.
우리가 아메리카 인디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아파치족, 수족, 체로키족, 나바호족 등의 이름을 가진 부족들이었다. 미국의 서부영화에서 그들은 서부로 진출하는 백인들에게 쫓기어 천막을 접고 황급히 도망치다 되돌아와 백인을 습격하는 유목민처럼 묘사된다. 이런 관념은 미국인들이 서부로 확장한 18세기 이후에 형성된 지식이다. 백인들이 오기 전 미국 인디언들의 삶은 과연 어땠을까? 그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주는 유적이 미국 남서부 사막 속에 남아있다.미국 콜로라도주 남서부에 있는 메사 베르데 국립공원(Mesa Verde National
가끔 SNS에서 과거의 오늘 사진을 보면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눈만 내놓고 있는 모습이 어색해 보일 정도로 코로나 19가 이제는 먼 과거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물론 요즘 다시 독감이 유행하기도 하고 마스크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필자는 다시 그 답답함을 느끼고 싶지 않은 간절한 소망이 있다.코로나 19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도시가 봉쇄된다든지 수능이 연기된다든지 새로운 일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새로운 사건만큼이나 새로운 쓰레기가 등장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