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젊은이들을 매료시키던 한국 출신의 아이돌 그룹 BTS멤버들이 지난달 중순 '찐 방탄회식'이라는 영상을 통해 “잠깐 단체활동을 멈추고 쉬면서 개인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을 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그룹 해체가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각국의 팬들이 난리가 나고 관련 주식이 크게 떨어지는 등의 후폭풍이 이어졌다. 그동안 비틀스와 비견될 정도로 음악적 성과가 높을 뿐 아니라 영미권 스타들이 군림해온 팝계에 미친 엄청난 파급력, 독보적인 글로벌 팬덤 현상, 또한 최근 백악관을 방문하여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 등 최절정기의 활동을
여름이다. 해가 뜨겁다. 여자들은 양산을 받쳐 들고 가고 남자들은 챙이 있는 모자를 쓰고 나간다. 비가 온다. 우산 쓴 사람들은 우산 아래 비를 피하려고 몸을 움츠리지만 결국 비와 하나가 되어 비 냄새와 빗소리를 받아들이고 튀는 빗방울과 습기를 피부로 느끼며 몸으로 비를 맞아들인다. 우산 없는 사람들도 예전에는 비가 오면 길가의 이 집 저 집 처마와 대문간에서 잠시 비를 피하며 비가 땅에 떨어지며 만드는 문양도 구경하고 하늘을 쳐다보며 별의별 감상적인 생각을 하다가 문득 깨어 비님이 언제 지나가실까 걱정하기도 하였다.집도 애초에 해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것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이다. 아마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너무 안이한 인식이다. 그에게 지지율은 국정을 펴나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야당이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지 정치지형이라 더욱 그렇다.4일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44.4%다. 반면 부정 평가는 50.2%다. 이보다 더 나쁜 조사결과도 있다. 그런데 부정평가의 첫째 원인이 정책이 아니라 인사 때문이다. 검사, 서울대, 영남
승용차로 강원도를 종종 다니는데 기름값이 크게 오르며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주유할 때 연료통을 꽉 채우지 않는데 정확히 계측한 것은 아니나 남은 연료를 표시하는 막대 개수가 작아질수록 줄어드는 속도가 느려지는 듯해서다. 대신 주유소를 더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있다.그런데 퇴근 시간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서울 강변 자동차전용도로의 모습은 작금의 고유가 불평을 무색하게 한다. 자료를 보니 휘발유 주유소 판매 가격이 10년 전쯤에도 요즘 수준이어서 최근 유가 상승의 충격이 크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2020년 5월 저점
요즘 우리나라를 찾아온 서양 사람들은 거리를 활보하는 우리네 젊은이들이 키도 크고 체형도 좋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즉,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빠진 사람이 많다는 뜻일 터인데, 그 말에는 ‘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그런데 그 점에 필자도 동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각종 스포츠 행사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얼굴과 신체 구조가 반세기 전 필자의 기억에 남아 있는 우리네 모습과는 달라도 사뭇 다르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의 신체적 인상(Physiognomy)은 과
보수 우위의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주 여성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판례를 반세기 만에 파기하면서 국내외적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판결 직후 대국민 연설에 나선 진보 성향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이 미국을 150년 전으로 돌려놨다. 슬픈 날이다.”라고 개탄한 후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이 판결을 11월 중간선거에서 쟁점화하겠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이번 판결이 여성 신체의 존엄성과 자기결정권에 관한 헌법상 기득권을 부인하는 ‘여성과 사법 제도에 대한 모욕’이라고 규정했다.이웃 캐나다의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 24일 여성의 낙태 권리를 보장한 대법원 판결(로 대 웨이드:Roe v. Wade)을 무효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거의 50년 동안 임신중절이 여성의 헌법적 권리로 인정받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제 미국의 낙태 허용 여부는 각 주의 결정에 맡겨지게 됐다. 미국 전역이 이에 따른 찬반집회로 어수선하다.‘로 대 웨이드’ 판례는 1973년 “여성은 임신 후 6개월까지 임신중절을 선택할 헌법상의 권리를 가진다”는 미 대법원의 판결이다. 이 판결은 임신 약 24주 뒤에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근래 ‘나쁜 아빠’라는 기사가 언론 매체를 장식했습니다. 내용인즉 이혼한 후 친모와 함께 사는 자식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남자들이 많고, 이에 당국이 당사자에게 여권 발급을 불허하거나 운전면허 발급을 취소하기로 하자 그제야 마지못해 양육비를 주었다는 것입니다.두 자녀를 둔 어떤 이혼녀의 경우는 6년 6개월간 밀린 양육비가 무려 1억 1850만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 가정이 겪었을 심적, 물리적 어려움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합니다.그 신문기사를 보다 독일 친구에게서 들은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한
입사지원서를 작성할 때면 반드시 '지원 동기'를 쓰게 된다. 내가 왜 이 분야에서 일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이 회사여야 하는지 설명하는 항목이다.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채용을 결정한다. 하지만 일부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몹시 스트레스를 받는 항목이기도 하다.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인데, 이유와 목적을 찾으라고 하니 말이다.하지만 돈을 쓰는 경우는 다르다. 소비할 때는 필요성과 욕구가 분명히 있다. 나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번 돈이라면 특히 허투루 쓰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하다. 그렇다면 기부의 경우는 어떠할까? 2021년
세계의 과학기술 발전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술패권의 시대에 기술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의 뿌리가 든든해야 한다. 첨단 과학기술과 응용기술은 기초과학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21일, 한국의 순수 기술로 만들어진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으로 세계 10번째로 우주기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쾌거를 올렸다. 우리나라가 1993년 과학관측 로켓 개발에 성공한 이래 거의 30년 만에 이룩한 결과로, 기초연구를 기반으로 한 첨단과학기술의 융합에 의한 성과물이다. 국가가 대형 과학 연구시설에 꾸준히 투자를 해 온
5년 전에 모 재벌 총수가 새로운 연구원을 개원하면서 ‘과학 혁신과 지정학적 리스크(Scientific Innovation and Geopolitical Risk)’ 연구를 핵심 사업으로 제시하였다. 우리나라 기업이나 정부가 과학기술혁신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그는 특히 양자 간의 상호 작용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이나 국가가 새로운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당시 필자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지정학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취임 열흘밖에 안 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두 사람의 공통점은 marrying up 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는 에피소드가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새삼 marrying up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한데 marrying up은 일찍이 한국의 결혼시장에서 널리 통용되던 룰이었다. 번역하면 상향혼(上向婚)이요, 다소 어색하게 들리지만 앙혼(仰婚)이라 불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잣대가 남성의 경험이나 입장 혹은 생각이라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오늘(6월 21일)은 하지(夏至)다. 일년 24절기(節氣) 중 열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다. 24절기 중 망종(芒種)과 소서(小暑)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는 5월, 양력으로는 대개 6월 22일 무렵이다. 이 무렵 태양은 황도(경도:지구 위의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축 중에서 세로로 된 것)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는데, 그 위치를 하지점(夏至點)이라 한다.북반구에서는 하지에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 남반구에서는 이와 반대로 낮의 길이가 가장 짧다. 정오의 태양 높이도 가장 높고, 일사 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이다. 동지(冬至)는 반
형님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고향에 있는 부모님 산소와 우리의 생가, 진주에서 식당했던 집과 서울로 올라와 살았던 집들을 돌아보았다. 인터넷으로 미리 확인해 보지 않았다면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옛 동네를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가며 더듬었다. 우리의 뿌리를 확인하는 2박 3일 여정으로, 삼 형제만 여행을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998년,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에서 동해까지 걸어서 걸어서 14박 15일 동안 국토를 횡단했던 가족여행은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속 깊은 얘기까지 나눴던 이번 삼 형제 여행은 또
윤석열 정부가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였다. 주택공급 확대, 부동산 세제 개편과 부동산 금융 완화 등 주거 안정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비롯하여 규제 완화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통한 기업 환경 개선 방안, 육아휴직 기간을 확대한 저출산 대응 정책, 그리고 취약계층 지원, 금융혁신 등을 포함하는 방대한 정책이다. 기본적으로 정부 주도보다는 시장원리에 따른 민간 주도 경제 활성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민간의 역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융 분야 정책은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발표된 금융 분야 정책 중 민간 혁신성
전두환 전 대통령 때 한국 경제는 좋았다. 경제성장과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그가 정권을 잡은 1980년에 28.7%나 되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982년에 7.2%, 1983년에는 3.4%로 내려갔다. 국제수지는 1983년부터 만성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1980년도에 -1.6%였던 경제성장률은 1983년도에 13.4%까지 치솟았다. 그의 재임 중 경제는 연 평균 10% 이상 성장했다. 실업률도 1988년도에 2.5%까지 하락했다.이 수치로 보면 전 대통령이 경제는 잘했다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그러나 그는 운도
지난달 17일 컬러 두루마리화장지(포르투갈 레노바(Renova))가 장안의 화제였다. 대통령부인 김건희 여사가 이 화장지를 책상 위에 놓고 찍은 사진이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이것을 맛 칼럼니스트인가 하는 분이 SNS에서 “서민 코스프레(costume play) 하다가 딱 걸렸다”고 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유명(?)상품으로 둔갑하고, 진영 간의 싸움으로 번져 사줘야 하는 제품으로 변질되어 수입업자만 배 불리는 모양새다.이것도 마케팅의 한 방법인지는 알 수 없으나, 수입 컬러화장지를 친환경제품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는 ‘규제개혁’이다. 윤 대통령은 모든 부처가 규제개혁 추진을 주무 부처처럼 하라고 지시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그 이행을 위해서 각 부처에 규제개혁추진단을 설치하게 했다. 왜 경제적 난국 극복에 대대적 규제개혁 추진이 중요할까?경제학적으로 규제는 시장실패 보정수단이고, 행정학적으로는 정부의 공익 추구의 핵심 정책수단이다. 시장실패는 가격을 통한 배분이 불가능한 영역들이다. 경제학은 시장실패의 전형적 사례들로 공공재, 외부성, 자연독점, 정보의 비대칭성과 불완전성 등을 열거한다. 규제는 시장실패를 보
거의 마무리된 윤석열 정부의 고위직 인사 특징은 한마디로 ‘서검모’다. 서울대, 검사,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들의 중용을 일컫는 말이다. 대통령실과 행정부 장·차관급 인사 중 13명이 검사, 11명이 모피아 출신이다. 대학은 주로 서울대 출신이다. ‘윤석열 검찰 라인에 의한 검찰 공화국’이라는 야당의 비판도 일응(一應) 일리가 있다.대통령이 믿는 사람들을 불러 함께 일하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어찌 보면 당연하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평생을 검사로 보냈다. 그러다 보니 과거
마지막 손님이 가게를 막 나갔을 때, 슬슬 문 앞의 북해정(北海亭)이라는 옥호막을 거둘까 하고 있던 참에, 출입문이 힘없이 열리더니 두 명의 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다."어서 오세요!"라고 맞이하는 주인에게, 그 여자는 머뭇머뭇 말했다."저....우동....1인분만 주문해도 괜찮을까요?"뒤에서는 두 아이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네.. 네. 자, 이쪽으로."난로 곁의 2번 테이블로 안내하면서 여주인은 주방 안을 향해, "우동, 1인분!" 하고 소리친다. 주문을 받은 주인은 잠깐 일행 세 사람에게 눈길을 보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