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하던 세계화 추세의 김이 본격적으로 빠진 것은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했던 때쯤으로 보인다. 그 이전 속 좁은 소인배 뉘앙스를 풍기던 ‘자국이익 우선주의’는 이제 대로를 활보하는 형국이다. 여러 나라들의 합의로 무역장벽이 낮아지고, 국제적 공급사슬망이 확산되던 시절 무역 강국 한국의 수출 기업들은 종횡무진 활약했다. 중국을 주요 생산 거점으로, 미국과 유럽의 시장으로 연결하며 돈을 벌던 그때가 마치 걱정이 없었던 어린 시절처럼 아련해질 듯하다. 세계화의 경제적 혜택은 광범위했는데세계화는
근래 시니어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는 것에 대화의 초점이 맞추어지곤 합니다. 그런데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소변을 봐야겠다는 생리현상을 감지하면, 미루지 말고 즉시 화장실을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면 필자의 말에 동감하며 자신이 실수할 뻔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털어놓는 시니어들이 제법 있습니다. 또는 방귀가 나오면서 대변이 ‘살짝’ 나와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하기도 합니다. 얼마나 당혹스럽겠습니까?(여기서 ‘시니어’는 70세 이상 연령층을 말함).필자가 60대에 한 80대 어른이 이런 하소연을 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80세 생일을 맞으며 미국 역사상 최초의 80대 현역 대통령이 됐다.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고령은 70세에 취임해 78세에 임기를 마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6)은 지난달 15일 재출마 선언을 했다. 미국은 지금 노인정치(gerontocracy) 전성시대다.행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도 지난달 중건선거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82),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 유임된 미치 매코널(80) 등 노장들이 이끌어 왔는데 내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철도 노사 잠정 합의안의 강제시행 법안에 서명했다. 노조가 합의안을 따르지 않고 파업을 할 경우 정부는 이를 불법으로 간주, 해고까지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하원에서 찬성 290, 반대 137로, 상원에서는 찬성 80, 반대 15로 가결됐다. 미 의회가 30년 만에 노사문제에 개입, 9일로 예정된 미국 철도노조의 파업에 초당적으로 제동을 건 것이다.미국 철도 사용자 측과 12개의 주요 철도노조 지도부는 지난 9월 백악관의 중재에 따라 노사간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었다. 이 합의안은 향후
미국 최대 쇼핑 시즌 블랙프라이데이와 함께 펼쳐지는 기부 캠페인 ‘기빙튜즈데이’가 11월 29일 종료되었다. 올해 10년차를 맞이한 기빙튜즈데이는 단 하루 만에 약 4조 원(31억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 전년 대비 15%가량 늘어났고, 2020년 코로나 시대 이후로 25%가 증가했다. 10년 전 첫 캠페인에서 약 168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던 것을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기부의 물결은 현재 85개국 이상이 참여했고, 올해에는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키프로스, 콩고민주공화국, 에스와티니(옛 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까지 중앙집중적인 수도권 중심의 행정체제를 구축하고 과학기술행정도 중앙정부 위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1994년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향후 전개될 지방화시대에 대비하여 1999년에는 제1차 지방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2000~2004)이 마련되었다. 지역의 과학기술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지역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시책을 마련하고 추진하고자 한 것이다. 지역의 전략·특화기술 개발, 인력 양성, 연구개발 투자확대 및 행정조직 강화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분담 등을 포함하는 최초의 지방과
“우리나라 정치는 왜 이 모양인가? 무엇을 고쳐야 정치가 정쟁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될 수 있나요?” 정치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곤혹스럽다. 왜냐하면 대다수 질문자가 이미 해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자신의 해답을 얘기하기 전에 슬쩍 나를 떠보는 경우가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학자의 임무 중 하나가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것인데, 최근 우리 정치가 퇴행적 모습을 보여 주어서 책임을 통감한다. 물론 외국인들은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정치적 만족도는 매우
월드컵 시즌이 돌아왔다. 우리에게 월드컵의 의미는 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그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나뉜다. 20년 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4강 신화의 기적을 써 내려갔던 감동은 지금 떠올려보아도 감격스럽기 그지없다. 때론 흥분 때론 광란 때론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2002년부터 2003년에 걸쳐 태어난 아이들, 이름하여 월드컵 베이비들이 속속 대학 문을 넘기 시작했다. 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수능 응시생 가운데 N수생 중에는 월드컵 베이비들이 다수 포함되었으리라 짐작된다.이제 이들 앞에는 평균 기대수명 100세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가족, 조손가족이 늘어나면서 비자발적인 황혼 육아로 시들고 멍드는 가족이 많다. 뛰어들기도, 외면하기도 어려운 현실 앞에서 누군 즐겁고 기뻐서 젊어진다지만 누구는 힘들어서 골병이 드는 것이다.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 “손주 때문에 살고 손주 때문에 못 살겠다”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모양이다. 가치관과 양육 방법의 차이, 손목과 허리 무릎에 생기는 질병과 우울증, 개인 시간을 못 갖는 불만, 고마워하지 않는 자식들의 태도, 금전적인 보상을 둘러싼 묘한 신경전으로 벌어지는 문제가 절대 가볍지 않다.형제자매
2021년 거래량 기준 세계 3위 규모의 가상자산거래소인 FTX의 파산보호 신청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2019년 5월에 설립된 FTX는 자체 토큰인 FTT(FTX Token)를 발행하여 거래소 이용자들에게 수수료 절감 및 예치(staking)에 따른 보상, 그리고 거래소 주도의 상장 방식인 거래소 공개(IEO) 등에 활용하였다.발행된 토큰 80%는 FTX 관계사인 알라메다(Alameda)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알라메다의 FTT 시세 조작과 FTX 고객 예탁금 유용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세계 1위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
남자는 가을을 탄다고 그런다. 그래서인지 이맘때쯤이면 괜스레 쓸쓸해진다. 이브 몽탕(Yves Montand)의 ‘고엽(Les feuilles mortes)’이라는 노래가 가슴을 파고들고, 번안가요인 차중락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흥얼거리게 된다. 거리에 뒹구는 낙엽을 보고 있으려니 더욱 스산하다. 낙엽이 많아지면 이제 가을이 떠나가고 있고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늦가을의 체념이라 하겠다. 많은 문필가가 낙엽을 주제로 글을 쓰고 노래를 했다. 낙엽을 밟는 소리, 태우는 소리, 타는 냄새까지도 소재가 되었다.나무는 겨울나기
유발 노아 하라리(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우주 탄생부터 인류(호모 사피엔스)의 출현과 인류가 과학기술을 진보시켜 스스로 멸종하는 시대에 이르기까지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호모 데우스’에서 인간이 어떻게 신(Deus)적 존재로 전환될지 과학기술의 진보와 연계하여 설명했다. 사피엔스의 데우스 전환은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 비유기물 공학에서 진행되고 있다.생명공학은 수십 년 안에 인간의 생리기능, 면역계, 수명뿐만 아니라 지적, 정서적 능력까지 크게 변화시켜 전혀 새로운 인간을 탄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방위산업부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산업부로, 건설(국토)교통부는 건설교통산업부로, 문화부 역시도 문화산업부로.”지난달 27일 대통령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보도가 되었다. "국방부를 방위산업부로"라는 말은 국방부를 방위산업부로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요즘 세계에서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의 방위 관련 산업들을 더 발전시키자는 뜻에서 한 말이라고 알려졌고, 마찬가지로 "문화부 역시도 문화산업부로"라고 한 말도 문화의 산업적 측면을 키워서 우리 경제에 기여하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설명이 붙긴 했다. 비상경제 민생회의 석상에서
현직 대통령을 평가하는 미국 중간선거는 늘 여당의 무덤이다. 특히 경제가 나빠지면 유권자들은 여당을 준엄하게 심판했다. 오바마, 클린턴, 부시 정권이 모두 임기 첫 중간선거에서 대패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 초중반인 경우에는 예외 없이 야당이 대승을 거뒀다. 이번 선거도 3고(고물가, 고휘발유가, 고범죄율)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로 민주당의 참패가 점쳐졌다.그러나 이번에는 과거 패턴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선거 당일 에디슨리서치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32%)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경제상
건축이나 도시계획 현상설계 심사나 관련 위원회 자문회의에 참석하면 제시된 건축물이나 도시설계안을 설명하는 용어 중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랜드마크(landmark)’라는 단어다. 모두 다 해당 건물이나 지구가 랜드마크가 되겠다고 아우성친다. 그리고 그를 위하여 건물 높이 제한의 완화가 필수 불가결하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런가. 이를 위해서는 ‘랜드마크’라는 용어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랜드마크란‘어떤 지역을 대표하거나 구별하게 하는 표지’(표준국어대사전 우리말 샘)이다.랜드마크라는 용어가 우리나라 건축이나 도시설계에서 감초처럼
연방의회 의원과 주정부 구성원을 대거 교체하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는 집권당이 패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선 승자가 약속했던 젖과 꿀이 흐르는 세상은 좀처럼 2년 안에 오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에 임박해 부각된 이슈의 영향도 큰데 많은 유권자가 쉽게 느끼는 오르는 물가, 즉 인플레이션이 이에 해당되는 현안이었다. 그런데 유독 이번 선거 전에 미국의 민주주의가 큰 도전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많았다. 왜 그런지, 또 예고되었던 ‘빨간 물결(공화당 압승)’이 없는 선거 결과가 우리에게도 영향이 큰 미국 경제 현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자
필자의 가슴을 파고들었던 아름다운 음악영화 한 편을 꼽으라면, 단연 1950년대 서울의 극장가에서 상영했던 흑백영화 ‘쇼팽의 이별곡(離別曲)’일 듯싶습니다. 이 영화에서, 젊은 쇼팽(Frédéic François Chopin, 1810~1849)은 파리에서 지내던 중 고국 폴란드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자 충격에 휩싸여 큰 슬럼프에 빠집니다.“프레데리크 쇼팽의 연습곡 작품번호 10-12 C단조 ‘혁명’은 고국 폴란드에서 파리로 떠나는 도중 슈투트가르트에 머무르고 있을 때 바르샤바가 러시아군에 침공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비통한 나머지 잠을
인도계 이민 3세이자 힌두교도인 리시 수낙(Rishi Sunak, 42) 전 재무장관이 지난달 24일 영국 총리로 선출됐다. 영국 역사에 총리가 등장한 1721년 이후 3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비(非)백인 총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 업계에서 일하다 35세에 하원 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진출한 수낙은 210년 만의 최연소 영국 총리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수낙의 영국 총리 선출은 영국이 선도하고 있는 유럽 다문화주의의 분수령이다. 이는 극우 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유럽 대륙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인도 최
‘예견된 참사’, ‘안이한 대처’, ‘책임자 처벌’, ‘정쟁’-. 대형사고가 터지면 늘 일어나는 우리사회의 대응 패턴이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사고 수습도 끝나기 전에 언론과 정치권의 마녀사냥 식 희생양 찾기가 시작됐다. 국정조사 요구, 정권 퇴진 촛불집회 등 정쟁도 벌어지고 있다.언론과 야당의 책임 추궁은 일견 일리가 있다. 정부는 국민안전에 무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이태원에 경찰을 다수 배치, 사고에 대비하지 않고 112신고 접수 후의 대응도 안이해 비난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얼마 전 장관과 교육감을 지냈던 이가 설립한 공익법인이 정부보조금을 빼돌리다 적발되었다. 이곳의 대표는 일하지 않는 ‘유령 상담원’의 계좌로 들어온 급여를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수법으로 1억 원 이상을 빼돌렸고, 상담 시스템을 유지 보수한다는 명목으로도 약 6억 원 가량을 빼돌렸다고 한다. 여가부는 이 공익법인에 지난해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보조금 약 88억 원을 지급했다고 한다.정치자금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성남FC 사건에는 희망살림(현 롤링주빌리)이라는 공익법인이 등장한다. 서민들의 빚 탕감을 목적으로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