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공익법인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 빈곤과 질병과 같은 특정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선단체의 설립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사회가 복잡 다양해짐에 따라, 비영리 공익법인의 수와 그 활동 범위가 증가했고, 인권, 환경보호, 재난 구호를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문제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특히 기부와 자선이 종교 단체나 개인의 선행을 넘어 시민사회의 영역으로, 또 재단이나 단체로 조직화되고 제도화되어 운영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역시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1990년대 이후, 비영리 단체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
2020년에 우리나라는 GDP 1조 806억 달러인 세계 10위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다. 인터넷 천국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는 첨단문화가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 1965년 GDP 31억 달러로 세계 최빈국이었던 이 나라가 반세기 만에 선진국 반열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산업 근로자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과이지만, 과학기술이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 되었음은 그 누구도 부정하진 못할 것이다.과학기술의 불모지였던 이 땅에 1965년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소(이하 출연연)인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가
한덕수 총리는 금년 1월 13일 서울대총동창회 신년인사회에서 우리나라는 향후 10년 이내에 세계 5위 수준의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한 총리는 과거 필자와 경제기획원에서 나란히 근무하면서 선·후임을 주고받은 사이로, 필자는 그간 오랜 교우를 통해 그의 생각을 비교적 잘 알고 있다. 그는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지식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박사를 3년 만에 끝내고 영어와 불어에 능통하며 통상교섭본부장, 경제부총리, 총리, 주미대사 등을 거쳐 이번이 두 번째 총리로 국제무대에서 세계적 리더들과 소통이 매우
지난 8일, 국회는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이유로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6개월 이내에 헌법재판소(헌재)가 탄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결국 대통령 권력과 국회 권력이 충돌하는 바람에 헌재가 심판관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이처럼 국회 내에서 여야가, 그리고 대통령이 국회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바람에 국가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사법부(헌재)에 결정을 떠넘기는 것을 ‘정치의 사법화’라고 한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과 국회가 정치과정을 통해 정치적 사안을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임명된 헌법재판관
대학가 교수 중 자칭 ‘구사일생파’가 있다. 1990년대 초반 대학평가가 시작될 무렵, 학생 수 대비 교수 충원율이 주요 평가지표로 부상함에 따라, 전국의 대학에서 신임교수를 대거 공채한 적이 있다. 1994년 운 좋게 교수로 임용된 이들이 스스로를 ‘구사(94)일생파’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 원조라 한다.올해는 구사일생파 중 ‘아기 풍년’(baby boom)의 정점에 태어난 58년 개띠들이 65세에 진입한다. 때맞춰 연금개혁도 손봐야 하고 정년연장도 도입해야 하고 지하철 무임승차제도 재고해야 한다는 논의가 고개를 드는 건, 한 해
KBS의 ‘인간극장’은 내가 10여 년 전부터 거의 매일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다. 2000년 5월에 시작한 휴먼 다큐멘터리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시 50분에 방영하는 5부작이다. 연구소가 출근하는 데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곳에 있어서, 그리고 지금은 출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매일 빼놓지 않고 누리는 호사다.시청자의 제보나 지역 사회의 추천, 기존 출연자의 소개 등 다양한 경로로 출연자를 찾고 있지만 섭외가 어려워 애를 먹는단다. 주변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으로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간직하면서도 보는 이에
지난 6일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security token) 발행 및 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하였다. 자본시장법 규율 안에서 STO(security token offering, 증권형 토큰)를 허용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자본시장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증권 성격을 갖는 가상자산 발행을 허용하겠다는 말이다. 가상자산의 발행과 거래를 국내 제도권으로 편입한다는 의미와 동시에 국내 기업이 가상자산 발행을 통해 합법적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가상자산 발행에 대한 논의가 이
이맘때쯤이면 혼자서 얼굴을 붉히곤 하는 일이 있다. 60여 년 전 필자가 한 거짓말 때문이다. 새 학년을 앞두고 마주치는 어르신들마다 묻는 얘기가 있었는데, “너는 반에서 몇 등 하냐?” “전교에서는?” 그럴 때마다 그분들의 기대감을 채워주기 위해 등수를 앞으로 옮기는 거짓말을 했다.등수에 대한 희망, ‘세계에서 몇 등 하는데?’로 시작하는 등수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앞으로 밀어 올리고 싶은 유혹이 일어날 법하다. 가끔 들여다보는 OECD통계에서도 얼굴이 붉어지곤 하는데, 각종 통계에서 드러나는 우리나라의 등수 때문이다.필자의 관심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점입가경이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뜻) 팔이’가 선거운동의 중심이다. 권위주의 시절도 아닌데 여당이 마치 대통령의 사당(私黨)처럼 보인다. 당 대표로 출마한 후보자의 정책이나 비전, 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뒷전이다. 지난 20대 총선의 ‘옥쇄 들고 나르샤’, ‘진박(眞朴), 친박(親朴)논쟁’과 같은 코미디다. 이에 중도층의 마음은 떠나고, 지지층도 한숨을 쉬는 것 같다.김기현 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한 주류 측의 편법과 꼼수가 난무한다. 이에 맞서는 안철수 의원 측도 윤심 이용이라는 면에서는 피장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면 “핵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종현학술원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6.1%가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의 반응은 “한반도 비핵화가 중요하다.”는 완곡한 반대였고,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는 미국 정부에 ‘전술핵 한국 재배치’를 제안했다.1990년대 이후 한·미의 북한 비핵화 정책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 공격 능력은 지속 강화된 반면, 한미동맹의 억제력은 사실상 진전된 게 없다. 정부나 군사당국자들은 항변할지
최근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거듭된 경고성 연설 등으로 이러다가 정말로 핵전쟁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마침 미국의 핵과학자회가 최근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지구 종말이 단 90초만을 남겨 놓았다며 지구종말 시계 모습을 공개하였다. 핵과학자회는 1947년 사람들이 인류를 끝내기 위해 무언가를 할 가능성을 상징하기 위해 지구종말 시계를 처음 만들었는데, 냉전 종식 후 자정 17분 전까지 늦춰졌던 지구종말 시계는 이번에 불과 1분30초 전으로 앞당겨져
작년 가을에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친척을 방문했다가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급하게 아이 옷을 구매하게 되었다. 멀리 갔으니 그 나라에만 있는 브랜드를 찾아볼까 하다가 이미 한국에도 진출한 브랜드의 아주 무난한 검정색 점퍼를 구매하여 오래 입기로 했다.가격을 확인하기 위해 택을 찾아서 환율을 적용해보고 있는데, 낯선 설명서가 눈에 띄었다. 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 판매원에게 물었더니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아동복은 팔이 자라면 조정할 수 있도록 숨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저렴하지 않은 겨울옷을 급하게 구매하는 것에 대한 내적 불편함
지난해 말 서울시는 ‘반포아파트지구’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놀라지 마시라. 아파트 동네인 반포의 아파트를 없앤다는 것이 아니라 도시계획상 ‘아파트지구’로 지정한 것을 이제 철회한다는 것이다. ‘아파트지구’라는 도시계획 수단이 이제 그 수명을 다했다는 것이다. 1970년 서울의 인구는 543만 명이다. 245만 명이던 1960년에 비해 10년 사이에 어림잡아 2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구(區)하나 정도 인구(30만 명)가 늘어나고 있었다. 모두 어디서 살았을까, 또 앞으로 어디서 살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아
지난주 미국 정부가 구글을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디지털광고 시장에서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2020년 이후 연방 및 주 정부가 구글을 유사한 혐의로 제소한 것이 다섯 번째이다. 구글뿐만 아니라 아마존, 애플 등 미국의 5대 하이테크 대기업, 즉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종 소송과 규제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공정경쟁 저해와 이용자 개인정보 침해가 이유다.알리바바, 텐센트, 틱톡 등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약 3년 전부터 된서리를 맞았다. 알리바바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계열사 앤트그룹은 중국의 최대 결제 수단인
나의 이력과 사진을 걸고 칼럼이 게재됐다. 글을 접한 주변 사람들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나는 10대에 독서 활동을 극도로 꺼렸고 20대에 접어들자 대학교 도서관 책을 끼고 살기 시작하더니, 30대에 세 권의 책을 출간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평생 책과 드라마틱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이기에 이번에 칼럼을 연재한다는 소식에 그들은 ‘아니 네가?’ 하는 마음으로 적잖이 당황했으리라.하여간 요즘은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은데, 나는 일단 글을 뱉고 보는 편이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와 같다.”는 어니스트 헤밍웨
근래 ‘슬리퍼 신은 기자’를 두고 언론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들썩했습니다. ‘슬리퍼’가 문제가 아니고, 그 실내화를 신고, 공적 공간에 나타난 기자의 무감각증이 문제의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다.즉, 신발과 슬리퍼가 어떻게 다른지 몰라서 생긴 해프닝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슬리퍼를 신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기자의 옷차림은 흠잡을 수 없는 ‘정장’ 차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1920~30년대 사진에서나 보듯이 중절모를 쓴 한 신사가 신발은 흰색 고무신을 신은 사진을 보는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격식은 때와 장소에 맞지 않으
지금 미국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이 동시에 특별검사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 CBS방송은 지난 9일 바이든의 개인 변호사들이 작년 11월 중간선거 직전에 미 워싱턴DC 싱크탱크인 펜 바이든 외교·글로벌 참여 센터 사무실에서 약 10건의 기밀문서를 발견했다고 특종 보도했다. 이 사무실은 바이든이 야인 시절인 2017~2019년에 사용한 곳이다. 기밀문서는 바이든이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낼 당시 제작된 문서로, 우크라이나와 이란 영국 관련 브리핑 자료들이 포함됐다고 한다.또 바이든의 댈레웨어주 사저에서도 지난
고향사랑 기부금을 냈다. 또 한 번의 묻지마 기부를 한 셈이 됐다. 몇 년 전 중증장애시설이 마스크를 생산한다기에 기부를 했는데 영수증조차 발급받지 못했던 아픈 추억이 있다. 물론 그 회사는 영수증 발급을 약속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기부금 수령 단체가 아니었다. 고향사랑 기부금도 고향이라는 설레는 단어에 가슴이 뛰어 기부를 했는데, 다행인 것은 영수증이 제대로 발급된다는 것. 그러나 내 기부금이 어디에 쓰일지는 아직 모른다.그런데도 축구선수 손흥민(춘천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음성군), 나영석 PD(충청북도), 방
현대 사회에서 전기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암흑으로 바뀐 밤을 상상만 해도 끔찍하기 그지없다. 다시 조선시대로 회귀하여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면 그 무료함과 불편함을 견딜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전기로 인한 화재사고나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로의 가동 불능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 문제를 접하면 무서워지는 맘이 들어 잠깐 머뭇거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기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또한 우리 주변에서는 이동이 필요한 거의 모든 장치에 전기를 충전하여 쓰기 위한 리튬이온 배터리 이차전지를
제가 비록 정치학을 공부했지만 여의도 정치에는 문외한인 백면서생(白面書生)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께서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는 소박한 심정에서 편지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최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내분이 발생하면서 대통령께서 이러한 갈등에 휘말리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습니다.대통령께서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한 후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나 전 의원의 “해임은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는 SNS 문자에 대해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