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으로 잘 그린 그림을 보면 사진 같다는 말을 한다. 잘 찍은 사진을 보고는 기가 막히게 잘 그린 그림 같다며 갈채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잘 그린 그림이 사진처럼 느껴진다는 것은 그림에 영혼이 스며들어 있지 않다는 증거이다. 사진이 그림처럼 보인다는 것은 카메라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만든 작품에 인간의 영혼이 스며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을 때일 것이다.글도 그렇다. 잘 쓴 글과 감동을 주는 글은 다르다. 정확성에 바탕을 두고 잘 쓴 글은 매끄럽게 읽히기는 하지만 감동을 주지는 않는다. 감동을 주는 문체는 거칠어도 마음을 울린다.
[미디어SR 임철순 주필] 남들과 이야기할 때 자기 아내를 뭐라고 부르는 게 좋은가. 최근 한 신문이 이런 문제로 기획기사를 썼다. 일부 대선주자들이 공식석상에서 배우자를 ‘집사람’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게 과연 옳으냐고 묻는 내용이었다.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쥴리’ 논란에 휩싸인 배우자 김건희 씨를 수차례 ‘집사람’이라고 했다. “집사람은 새벽 2~3시까지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만큼 쉴 틈 없이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제 집사람이 어쩌니저쩌니 하는 것도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대법원에서 유죄판
요즈음엔 예전과 다르게 시인이나 소설가가 넘쳐 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문학’을 키워드로 한 카페 가입자가 300만 명이 넘는다. 2020년 현재 인천광역시 인구가 295만 명이다. 인천광역시 인구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나 소설을 쓰겠다며 인터넷에서 활동 중이다.우리나라에 문학 인구가 이처럼 많은데도 서점가에는 1년 내내 찬바람이 불고 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직접 창작 활동을 하기보다는 그냥 분위기가 좋아서 닉네임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 수가 70만 명 육박하는 모 카페도 글을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노인실태조사’는 우리 시대 시니어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간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을 정도로 대한민국 시니어의 수준이 새로워졌다. 종전처럼 시니어가 의존적이라고 생각하거나 은퇴 후 돌봄의 대상으로만 본다면 오산이다. 스스로의 건강 관리는 물론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책임질 뿐만 아니라 자식과의 분리된 거주에 대한 생각도 이전과 판이하다. 2020년을 통해 바라본 대한민국 시니어, 이들을 과연 노인(老人)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돈은 나 스스로 벌어서 쓴다‘노인실태조사’는 2008
언제든 기회가 되면 노래자랑에 출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음치가 아니다. 올 가을에는 마라톤 풀코스를 뛰겠다고 작심한 사람도 단거리 정도는 땅콩 먹으면서 뛸 수 있는 실력은 된다.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을 하는 사람들도 나름의 잠재력이 있다. 비록 실제로 소설을 써 보지는 않았지만, 독서력이 풍부하거나 문장력이 좋거나 글 쓰는 것을 즐겼을 것이다. 평생 소설책 한 번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은 천만금을 준다고 해도 달려들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자전적 소설 한 권쯤 충분히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책상 앞에 앉기는 했지만
[미디어SR 임철순 주필] ‘여수 밤바다’ 노래로 더욱 유명해진 여수항이 2년 후 개항 100년을 맞는다. 1923년 4월 1일 무역항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시작한 지 1세기가 되니 가만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여수시는 6월 9일 '여수 개항 100주년 기념사업 실행계획 수립 용역 착수 보고회'를 시청에서 열었다.11월까지 용역에서 다룰 주요 과제는 여수항 관련 문헌 조사, 현 운영 실태 분석 및 잠재력 도출, 미래 비전 제시와 여수의 지역 특색을 고려한 차별화된 기념사업 실행과제 발굴, 도심과 연계한 항만 개발방안 등이다.
도시를 말할 때 높은 빌딩 숲, 회색빛 하늘을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푸르른 숲과 자연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걷기 열풍’은 이제 시민들의 생활이 됐고, 그 덕에 우리 주변 곳곳에 걷기 좋은 길이 생겨났다. 어느덧 6월의 끝자락. 국립서울현충원 외곽을 따라 걷는 동작 충효길 2코스 ‘현충원길’에 들어섰다.서울시 동작구의 도보여행길인 ‘동작충효길’은 총 7개의 코스로 구분되어 있다. 1코스인 고구동산길부터 2코스 현충원길, 3코스 한강나들길, 4코스 노량진길, 5코스 보라매길, 6코스 동작마루길, 7코스 까치산길
창작 노트를 완벽하게 만들 수는 없다. 창작 노트는 말 그대로 소설 창작을 하기 위해서 만든 노트일 뿐이다. 미술로 말하면 스케치북이며 음악으로 비유하면 악보일 뿐이다. 미술이나 음악과 다른 점은 창작 노트는 소설이 완성될 때까지 진행형이라는 점이다.창작 노트가 얼추 완성됐으니 슬슬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할 때가 됐다. 막상 시작하려니 선뜻 컴퓨터 앞에 앉기가 망설여진다. 필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창작 노트에 적혀 있는 내용들을 다시 보니 너무 허술하고 부족해 보여서도 아니다.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 통 감이 잡히지 않기 때문
2년 전, 처음 그를 만났을 때만 해도 꿈 많은 은퇴자였다. ‘나다움’을 찾겠다며 부지런히 움직이는 액티브 시니어였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카피로 우리나라 광고 역사에 길이 기억될 만한 작품을 남겼고, 교수로서 광고계에 숱한 제자도 배출했으니 제2 인생을 즐기겠노라 마음먹었다. 그리고 지금 매력 만점 캐릭터의 시니어 배우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직(前職) 따위 말할 필요 없이 배우로서의 삶을 사는 신강균(69) 씨를 만났다.광고계 인사 아닌 배우로 무대 서다그는 원래 카메라 뒤 높은 곳에서 광고영상을 제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까지 있었던 일을 써 본다고 가정을 해 보자. 분량이 얼마나 될까?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날을 보냈다.”라고 단 한 줄로 끝낼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가서 무슨 생각을 했느냐부터 미주알고주알 쓰다 보면 원고지 1000장도 부족할 것이다.시선을 바꿔 보자. 자신의 생애를 책으로 만든다면 10권도 부족하다고 넋두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가슴이 짠해질 만큼 고생한 날들이 별로 없다. 대부분 동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을 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약식회담을 하기로 잠정 합의했던 일본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외교적 무례라고 비판했다.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그는 일본이 세 가지 선결 조건을 항상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그 세 가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박근혜 정부 때의 위안부 합의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과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뒤로 물리라는 것이다. 일본의 태도는 한마디로 완전히 굴복을 요구하는 굉장한 외교적 무례라는 것이다.김 원장은 이어 문 대통령이 스가
지난 11일 굿네이버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굿네이버스 미래재단의 ‘2021 시니어 미래포럼- 고령화 시대, 미래형 시니어 주거와 삶을 논하다’는 미래 대한민국 노년층의 주거문화에 관한 심층 연구와 의견이 활발히 공유된 자리였다. 굿네이버스 미래재단은 특히 창립 후 처음 실시한 ‘한국형 시니어 주거 공동체 모형 및 조성 방향’ 설문조사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의 주거 선호에 대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주제 발표와 함께 각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토론 순으로 포럼이 진행됐다. 응답자 98.3%, "노후
굿네이버스 미래재단(대표 양진옥)은 11일 오후 2~5시, ‘고령화 시대, 미래형 시니어 주거와 삶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2021 시니어 미래 포럼(보건복지부 후원)을 성황리에 마쳤다. 굿네이버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한 이번 포럼은 지난해 9월,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출범 이래 첫 행사였다. 287명이 사전 신청해 시청했으며, 질문을 통해 포럼에 참여하는 등 미래형 시니어 주거와 관련한 대중의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SBS 유영미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형 시니어 공동체 모형 및 조성방향 연구’ 결과 발
제2강 글을 어떻게 시작할까자서전과 자전적 소설은 뿌리는 같으면서도 줄기와 열매는 질적으로 다르다. 자서전은 자신의 생애를 서술한 전기나 회고록을 말한다. 요즈음 유행하는 자전적 소설은 자신의 생애를 소설적 기법으로 쓰는 것이다. 소설은 작가의 경험에 허구를 덧붙여 쓴 이야기이다. 허구는 상상력이 동반되어야 하며, 허황되지 않고 있을 법한 이야기여야 한다.A와 B는 5년 동안이나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어느 날 사소한 오해가 빌미가 되어 헤어졌다. 오랫동안 사랑을 하는 사이에 알게 모르게 권태기를 겪고 있는 연인들 사이에 흔히 벌
굿네이버스 미래재단(대표 양진옥)은 11일 오후 2~5시 ‘고령화 시대, 미래형 시니어 주거와 삶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온라인 생중계 포럼(보건복지부 후원)을 개최한다. SBS 유영미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포럼은 ‘한국형 시니어 공동체 모형 및 조성방향 연구’ 결과 발표와 고령 친화 주거환경 조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양진옥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대표의 인사말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국회의원(보건복지위원회)의 축사로 시작되는 포럼에서는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인구 변화와 고령사회 대응’을 주제로 '우
[미디어SR 한만수]제1강 무엇을 쓸 것인가?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순수하다 못해 맹목적인 사랑인 까닭이다.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사춘기 무렵에 시작되는 첫사랑 상대를 향한 마음은 순도 100%의 진실이다. 상대방이 유부남인 영어 선생님이라거나, 중학교 1학년생이 대학생 오빠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불순물이 끼어 있지 않다.깊은 밤, 가족들이 모두 잠든 틈에 쓰는 첫사랑 편지는 오직 불꽃같은 언어로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게 마련이다. 이른 아침에 가족들 모르게 편지를 읽어 보고는 너무 부끄럽고, 황당하고, 모순
[미디어SR 임철순 주필] 교보생명이 운영하는 광화문 글판에 지난 1일 “올여름의 할 일은 모르는 사람의 그늘을 읽는 일”이 올라왔다. 시인 김경인(49)의 작품 ‘여름의 할 일’에서 발췌한 글이다. 앞으로 8월 말까지 석 달 동안 이 글판은 사람들에게 그늘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나같이 산문적인 인간은 ‘올여름의 할 일’을 ‘올여름에 할 일’로 고쳐 읽지만, 많은 이들은 여름이 그늘을 읽는 걸로 알아들으며 시적이라고 느낄지도 모르지.그늘의 의미는 1)어두운 부분, 2)의지할 만한 대상의 보호나 혜택, 3)밖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처
누군가 가지 않은 길을 간다고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말리고 본다. 첫 삽을 뜨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은 두말할 것 없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척자들 덕에 세상은 좋은 모습으로 발전하고, 따라 배우는 이들 또한 늘어나지 않았던가! 우리나라 시니어타운의 첫 단추를 끼우고 올곧게 길을 닦아왔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을 말하라면? 단연 사회복지법인 빛과소금의 유당마을(이사장 양주현, 이하 유당마을)이 먼저 떠오른다. 복지에는 손쓸 새 없이 발전과 도약, 개발에 열을 올리던 시대에 탄생해 대한민국 시니어타운의 역사를 써내
[미디어SR 임철순 주필] 나는 요즘 ‘삼국지’를 간간이 읽고 있다. 이번에 읽고 있는 것은 신복룡 전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펴낸 전 5권 ‘완역본’(나관중 원작/집문당/각 권 1만5000원)이다. 그러나 이 책 저 책을 늘 동시개봉하는 못된 독서습관 때문에 두 달이 넘도록 진도가 제3권까지도 나아가지 못했다.삼국지를 나는 언제 처음 읽었던가.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할아버지한테서 한문(‘계몽편’)을 배웠으니 한글보다 한자를 먼저 배운 건 분명하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 한 권짜리를 읽은 게 ‘삼국지’ 독서의 처음인 것 같다. 동네
2007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어린 강아지가 손자들과 함께 일산 우리 집에 왔다. 손자들이 이름을 지어준 코코는 3개월 정도 된 코커스패니얼로, 사위가 길을 가다가 아파트 앞에 묶어 놓은 강아지를 가져가라 해서 집에 데려왔다고 한다. 손자들이 지은 이름 코코는 좀 흔한 게 아닌가 싶어 예전에 거의 모든 개가 메리였던 걸 생각나게 했다.그 이후 온 집안은 코코로 인해 난장판이었다. 어찌 그리 어수선하고 난리를 치는지. 지금은 즐거운 추억으로 떠오른다. 2020년 9월 5일 코코는 저세상으로 떠났다. 13년 4개월 동안 함께한 우리